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동반되는 현상을 뜻한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침체를 의미하는 스태그네이션(stagnation)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경제활동이 침체되고 있음에도 물가상승이 계속되는 ‘저성장 고물가’ 상태를 말한다. 기존 자본주의 경제체제 하에서 경제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은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즉, 경제성장 국면에서는 물가가 상승하고, 불황기에는 물가가 하락해왔다. 이는 물가와 실업률 간의 상충 관계를 나타내는 필립스 곡선과도 관계된다. 필립스 곡선에 의하면 경기부양책으로 경제가 성장하면 실업자의 수는 줄어드는 대신 물가는 올라간다. 반대로 물가 안정책을 사용하면 물가는 떨어지는 대신 실업자 수는 늘어난다. 그러나 1960년대 후반부터 필립스곡선에 위배되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1969~1970년대 미국에서는 경기후퇴로 실업자가 늘어나는데도 소비자물가는 계속 오르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후 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파동으로 인해 원유의 가격이 올라가자 전 세계적으로 불황과 인플레이션이 함께 찾아왔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보통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문제 등 총공급 쪽 충격이 발생했을 때 나타난다. 공급 문제로 인해 생산이 적게 이뤄지니 경제는 후퇴하고, 물건이 희소하게 되기 때문에 가격도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이를 총수요·총공급 곡선을 통해 살펴보면 총공급곡선이 좌측 이동하는 형태임을 알 수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의 원인은 원자자 가격 상승 이외에도 몇 가지가 더 있다. 경기정체기에 군사비나 실업수당 등 주로 소비적인 재정지출이 확대되는 것을 들 수 있다. 또 노동조합의 압력으로 명목임금이 급상승을 계속하는 것도 스태그플레이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기업의 관리비가 상승하여 임금상승이 가격상승에 비교적 쉽게 전가되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라는 이중고를 동반하는 현상으로, 이를 대처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의 물가안정책을 쓰면 경기는 더욱 침체한다. 그렇다고 경기부양책을 쓰면 이번에는 물가가 올라가기 때문에 정책 선택이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