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의 '제3의 나이'

생(生)의 4대 고민에 대한 자기 인식

  • 입력 : 2018.10.31 16:18:10    수정 : 2018.10.31 18: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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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행복한 삶을 원하지만 삶의 이면을 드려다 보면 피할 수 없는 갖가지 고민들로 가득 차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고민을 자극하는 4가지는 <돈>, <건강>, <관계>, 그리고 <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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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작가는 <칼의 노래>에서 돈에 대한 인식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우리는 구석기시대처럼 자연으로부터 직접 먹을거리를 포획할 수가 없다. 우리의 먹을거리는 반드시 돈을 경유하게 되어있다 <중략>. 돈과 밥의 지엄함을 알라. 그것을 알면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아는 것이고 이걸 모르면 영원한 미성년자이다”

세상은 돈으로 통한다. 부에 대한 욕심이 적을 수는 있지만 필요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먹지 않으면 생명을 보존할 수 없으므로, 살기 위해서라도 돈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노년기의 삶도 돈을 외면하고 살 순 없다.

인간은 누구나 때가 되면 노인의 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는 60세 전후, 운명의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그 길은 안정적으로 고정 소득이 발생하는 길과, 그렇지 못한 길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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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를 대비해서 현역 시절 노년기 소득 주머니를 착실히 준비해 두었다면 원하는 지정일에 고정적으로 돈이 들어오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불규칙한 가계 수입으로 인해 경제적 압박감이 가중되는 험난한 노후를 예상해 볼 수 있다.

돈이란 많으면 많아서 고민이고, 없으면 없어서 고민하게 되는 특성이 있다. 특히 생(生)의 후반이라 할 수 있는 제3의 나이(Third age/50대~70대 중반)를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 생의 끝점으로 향하는 제4의 나이(Fourth age/70대 중반 이후) 삶의 질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은퇴 후 노 부부가 자녀에게 손 벌리지 않아도 살 수 있을 만큼의 준비는 필요하다.

두 번째는 건강에 대한 고민이다.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질병이나 상해로부터 안전한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나이 듦이 느껴질수록 건강관리에 더 많은 신경을 쓰지만, 그렇다고 위험이 비껴가거나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것은 아니다. 이에 문제 인식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1인은 만인을 위하여, 만인은 1인을 위하여”라는 가치를 지닌 보험을 통해 위험 발생에 따른 경제적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정신적 충격까지 대처할 수는 없었다. 그러므로 건강 문제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고민을 자극한다고 볼 수 있다.

세 번째는 관계 정립에 따른 고민이다. 사람과 사람이 함께 공존하는 국가, 사회, 가족, 부부, 어느 것도 관계라는 카테고리를 벗어나서 생활할 수는 없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임을 갈파한 철학자의 통찰을 빌리지 않더라도 나, 너, 우리의 개념을 파괴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을 정상적인 인간의 삶이라고 규정지을 수는 없다.

사람은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다. 더하고, 빼고, 나누고, 곱하는 삶의 다양한 모습을 드려다 보면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에 초점이 맞추어진 행동을 한다. 이때 상대를 대하는 자세에서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 덜 주고 더 받고 싶은 욕심이 과하면 충돌이 일어나고, 더 주고 덜 받겠다는 행동이 과하면 사회적 칭송은 얻을 수 있지만, 그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때문에 적절한 균형 값이 필요한데, 자기중심적 사고에 사로잡힌 인간의 셈법은, 마찰의 요소를 철저하게 통제하지 못하는 치명적 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원만한 관계 정립의 어려움을 겪는 것이 사실이다.

마지막 고민은 오늘 이후 장, 단기적 비전에 관한 것이다.

비전에 대한 고민은 젊은 층에 익숙한 것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내다 보이는 미래의 상황”이라는 사전적 해석을 빌리지 않아도 나이, 세대를 넘어 내일의 삶에 대한 바람이 담긴 비전을 고민하지 않는다면 일말의 희망도 꿈꾸지 못하는 수동적인 삶에서 벗어 날 수 없게 된다. 특히 이 시대 중년들의 노후 비전은 생각보다 어둡고 암울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무적, 비 재무적 준비 상태는 많이 부족한 현실이다.

가는 세월, 오는 백발이라는 격언처럼 때가 되면 나이 듦을 인정하게 된다. 하지만 보다 행복하고 생동감 있는 노년을 원한다면 조금이라도 젊은 때에 시간적 시야를 멀리 두고 준비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주어진 상황을 해결하느라 준비할 수 없었다는 변명으로 일관한다면 행복한 노후에 대한 상상은 한여름 밤의 꿈으로 끝나기 십상이다.

간략하게 기술한 바와 같이 인간이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생(生)의 4가지 고민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는 것에 동의한다면 이제라도, <돈>, <건강>, <관계>, 그리고 <비전>에 대해, 자기 인식의 새로운 정립을 위한 고민이 시작되길 희망한다.

[이종범 금융노년전문가(RF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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