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영샘의 중국어로 보는 중국

중국 4대기서 금병매 대신 홍루몽을 추천하는 이유?

  • 입력 : 2018.07.11 10:30:04    수정 : 2018.07.11 20:5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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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대표 고전문학이 여럿 있듯 중국에는 여러 고전문학 중 '중국의 4대기서'라는 타이틀을 지닌 네 작품이 있는데 바로 삼국지연의, 수호전, 서유기, 금병매이다. 하지만 오늘 거론할 작품은 금병매 대신 4대 기서에 포함시켜야한다는 설전이 지금까지도 계속 될 만큼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홍루몽'이다.

'홍루몽'이라는 작품은 청나라 건륭제 시기에 조설근(曹雪斤)이 저술한 장편 소설이다. 조설근은 본래 상류계층이었으나 후에 비참한 현실에서 화려했던 유년시절을 바라보며 집필한 자서전적인 소설이라는 말도 있다. 청나라때부터 홍학(红学)이라고 불리는 학문 영역이 생길 정도로 등장인물과 당대 상류계층의 생활문화 등의 수준 높은 묘사가 담겨진 작품이다.

홍루몽의 홍루(红楼)는 중국의 전통문화에서 여성이 거주하는 구역을 일컫는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수백 명에 달하고 제목을 통해 짐작할 수 있을 만큼 등장인물 중 여성의 비율이 높다.

홍루몽은 난징(남경)의 금릉을 기원으로 둔 부유한 가(贾)씨 일족에서 벌어진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며, 이 집안의 귀공자 가보옥이 남자 주인공, 그와 한때 함께 지냈던 임대옥이 여자 주인공이다. 남 주인공 가보옥은 병약한 임대옥을 무척 사랑하지만, 인연이 안 되어 다른 인물(설보채)와 혼인을 하게 되는데 작품의 전반적인 흐름은 크게 가보옥의 사랑과 성찰 및 참회, 한 상류계층의 일가를 축으로 보여지는 부귀영화의 향유와 몰락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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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속에 등장하는 가씨집 대관원의 내부 모습 / 출처: 투중창의



<홍루몽>은 적어도 다섯 번은 읽어야 한다.-마오쩌둥(毛澤東)

<홍루몽>이 나타난 뒤로 전통적인 사상과 작법이 모두 타파되었다.-루쉰

일찍이 홍루몽을 다섯 번이나 읽은 마오쩌둥은 "홍루몽을 읽지 않으면 중국의 봉건사회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할 만큼 홍루몽 예찬자였다고 한다. 이 작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자부심은 셰익스피어에 대한 영국인들의 그것과 견줄만하다.

홍루몽 속에 등장하는 186여종의 음식들을 재현하는 행사부터, 국민들의 식지않은 인기로 북경과 상해에 이 소설의 배경인 '대관원'(소설속에 등장하는 중국 정원)을 재현한 건물도 있고 이곳에서 홍루몽 소재의 영화 및 드라마도 현재까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2000년에는 작품을 기념하기 위해 중국에서 인물화를 새겨 은화를 발행했다.

필자는 소설 속의 茄鱉라는 야채가 현재의 가지를 의미하고 과거에는 가지가 서민들은 먹지 못하는 고급 식자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홍루몽 이야기의 초입부에 등장하는 신들의 이야기, 이를 배경으로 주인공 가보옥이 태어날 시에 입에 통령보옥이라는 구슬을 물고 태어나는 부분을 읽을 때 미래와 과거를 넘나드는 시간여행 소재의 드라마를 선호하는 중국친구들의 취향을 비로소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고, 소설을 읽고 나니 한국에서는 사실상 흐려진 신화 또는 유교문화에 대한 배경사상과 반해 중국친구들은 전통적인 중국문화사상이 아직도 진지하고도 깊게 자리잡고 있는 양국의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현 위치를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인들에게 뿌리잡고 있는 전통적 의식구조 또는 사상의 배경을 조금이나마 알아 보고자 하는 이들에게 중국 고전 작품에 대한 관심은 현대 미디어 문화 혹은 유행하는 기타 여러가지보다 오히려 더 직관적인 중국문화 이해에 대한 수단이 될 수 있다. 그 중 홍루몽에 대한 중국인들의 사랑과 관심은 과거가 아닌 현재진행형이기에 더욱 더 필자가 적극 추천하는 대표 소설이다.

[박소영 쏘영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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