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텔 육아

[파스텔 육아] 형제‧자매 싸움, 꼭 나쁜 것은 아니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 입력 : 2018.04.02 10:16:22    수정 : 2018.04.02 18: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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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면 외로우니 서로 사이좋게 지내라고 몇 개월 고생 고생해 아이들을 낳았더니 아이들은 해가 뜨면 서로 다투기 일쑤다. 아이들이 이렇게 서로 다툴 때 마다 부모는 심신이 피로하다. 어느 한 쪽 편을 들기도 그렇고, 서로 잘못했다고 혼을 내는 것도 좋지 않은 것 같다. 장난감, 먹는 것, 텔레비전 채널 문제 등 아이들의 싸움의 이유는 날이 갈수록 다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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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픽사베이



아이들은 싸우면서 부모에게 자신의 편을 들어달라고 텔레파시를 보낸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어느 한 명을 편들거나 일방적으로 혼을 내면 안 된다는 점이다. 부모가 어느 한 명의 편을 들어주기 시작하면 다른 아이는 억울함을 물론, 자신이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끼게 된다. 형제‧자매 간 다툼에서 부모는 ‘심판’이 아니다. 다만, 싸움이 심각해지지 않도록 중지해주는 중재자여야 하며, 아이의 말을 공평하게 들어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하지만 형제자매 간의 싸움을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 아이들은 서로 싸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문제 해결방법이나 배려심을 배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둘째 아이는 첫째 아이와 일상적으로 다투면서 쌓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학교를 포함한 여러 사회생활에서 성공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형제자매 간 경쟁과 싸움이 동생의 사회성, 어휘력과 감정발달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와 동시에 부모와 교사들을 대상으로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병행하면서 실험대상 어린이의 적성·언어·기억력 검사도 함께 실시하였다. 그 결과, 아이들은 형제자매와 어울리는 과정을 통해 상대가 가진 다른 감정을 느끼고 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다시 말해, 형제자매와 상호작용을 통해 아이들의 사회적 이해력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형제자매 간의 다툼에서 부모가 해서는 안 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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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Freefik(프리픽)



왜 그랬어? 누가 먼저 시작했어?

이 말은 아이들에게 서로의 잘못을 탓하라는 뜻과 다르지 않다. 상대방이 더 큰 잘못을 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 아이들은 자신의 잘못보다 상대방의 잘못을 더 크게 부각한다. 이는 서로가 잘못이 더 크다고 책임을 미루는 결과만 낳게 된다.

미안하다고 해. 서로 화해해.

부모의 강요로 인한 사과나 화해는 아이들의 자존심만 상하게 할 뿐이다. 아이들은 ‘미안해’라고 말하지만, 수박 겉핥기에 지나지 않는다. 정작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는데 사과를 강요하는 것은 단순히 싸우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대처에 지나지 않는다. 이 때 서로 잘못한 점을 생각해 보라고 시간을 준 후에 아이들 스스로 화가 조금 누그러졌을 때 스스로 잘못을 인정해 화해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때 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혼날래? 손들고 서 있어!

아이들 싸움을 체벌로 다스리는 것은 제일 안 좋은 방법이다. 아이들의 갈등 상황을 부모의 힘으로 무마하려는 것은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논리를 심어줄 수 있다.

‘형이니까 참아야지’, ‘동생인데 형한테 대들면 어떡하니’

엄마들이 형제자매의 싸움을 중재하면서 하기 쉬운 말이다.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 내 마음이 어떤 기분인지, 공감이다. 싸움의 원인이나 마음과 관계없이 ‘형’이나 ‘동생’이기 때문에 참는 역할을 강조하면 당연히 아이들 입장에선 억울할 수밖에 없다. 아이들의 갈등을 더욱 깊어지게 하는 일 밖에 되지 않는다.

<형제간의 싸움, 현명하게 말리는 법>

1. 일단 관망한다.

형제자매 간 갈등은 아이들끼리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므로 아이들이 다툴 때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말아야 한다. 싸움은 아이들 스스로 억울하다고 느낄 때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상대의 잘못을 부각하고 자신의 잘못을 합리화하려한다.

2. 아이들을 분리시킨다.

감정이 격해진 아이들을 분리해 각각 다른 공간에서 부모와 일대일로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누가 먼저 얘기해볼래?’라고 물은 후에 먼저 얘기하는 아이에게 ‘너의 얘기를 먼저 들은 후에 다른 아이의 얘기도 들어 볼거야’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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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픽사베이



3. 아이의 입장에서 공감해준다.

‘왜 이렇게 화가 났니?’라고 물어보기만 해도 아이는 자기 나름대로 억울함을 얘기할 것이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도중에 말을 자르거나 아이의 잘못을 탓하며 충고하지 않는 것이다. 아이에게 더 중요한 것은 누가 잘못했는가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억울한 말을 엄마가 귀 기울여 들어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이의 말을 차분하게 들어준 후에는 ‘맞아. 나라도 너처럼 화가 났을 것 같아, 네가 화를 낸 것은 이유가 있었구나.’ 라고 공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4. 해결책을 제시해주지 않는다.

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 이는 아이들이 다퉜을 때 화해하는 과정을 통해 성숙해진다는 의미이다. 아이들의 싸움을 중재해야겠다는 생각에 부모의 시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화해를 강요하는 것은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뺏는 것이다.

만나면 서로 으르렁거리는 우리 아이들. 부모의 시각으로 싸우는 것은 좋지 않아! 라고 다그치기 보단, 서로 싸움이 시작된 원인은 무엇인지. 왜 기분이 나빴던 건지. 이유를 듣고 해결하는 방법을 통해 서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은 어떨까요? 이것만은 잊지 마세요. 부모는 싸움을 심판하는 심판자가 아니라는 것을요.

[최희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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