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장의 남다른 아빠육아법

[아빠 육아] 아빠 육아휴직 사용률을 높이기 위한 세 가지 필수 조건

  • 입력 : 2018.10.15 11:32:24    수정 : 2018.10.15 17:04:31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사진 출처: pixabay



“대한민국의 많은 아빠들은 인생 최고의 행복을 뒤로 한 채 오늘도 세상과 씨름하는 중입니다.” - 고용노동부 공익광고 중 아빠 육아의 중요성은 단지 미디어를 통해 만들어진 유행이 아니다. 실제로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아빠의 육아가 큰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아빠의 육아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정부에서는 아빠의 육아 휴직을 권장하며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한국의 남성 육아 휴직은 53주를 보장하고 있는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가장 긴 기간이다. 세계 최고의 복지 수준을 자랑하는 북유럽 국가들도 아빠 육아 휴직 기간은 한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0주 미만에 불과하다. 이런 내용만 놓고 본다면 아빠들의 관점에서 육아 휴직을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OECD에서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기준 한국의 남성 육아 휴직 사용률은 불과 4.5%에 불과했다. 아이슬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의 북유럽 국가의 남성 육아 휴직 사용률이 40%를 넘어선 것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국가적 차원의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하나는 육아 휴직을 하는 동안 포기해야 하는 소득에 대한 부분 때문이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이 발간한 ‘남성 육아휴직 제도의 국가 간 비교 및 시사점’에 따르면 한국의 남성 육아휴직 기간 내 소득대체율은 32%로, OECD 회원국 평균인 6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육아 휴직이 주는 긍정적 효과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하더라도 기본적인 소득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 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단순히 법적으로 보장되는 기간이 긴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남성의 육아 휴직이 단지 이상적인 그림으로만 머무르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현실적인 문제들이 해결되어야 한다. 국가적 차원에서의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스웨덴의 경우, 아빠가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하는 유급 육아휴직 기간을 90일로 책정하고, 세금 감면 혜택 등을 제공했다. 세금 감면 혜택을 통해 아빠 육아 휴직이 가정 경제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다. 이렇게 국가에서 먼저 제도적인 부분을 정비하고 육아 휴직 신청을 개인의 선택이 아닌 법으로 강제한다면 좀 더 실질적인 사회 변화를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회적 롤모델이 필요하다

다른 하나는 여전히 존재하는 남성 육아 휴직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육아 휴직 급여를 높이는 등 육아 휴직 지원 제도를 확충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 공공기관이 아닌 민간 사업장에서 남성이 육아 휴직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눈치를 봐야 하는 경우가 많다. ‘육아 휴직을 할 수 있는 아빠는 전생에 나라를 구한 것’이라는 자조 섞인 농담이 나올 정도다. 아빠 육아휴직을 과감하게 결정한다 해도, 승진 누락이나 경력 단절 등을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위해서는 육아 휴직 하는 것을 자연스러운 사회적 분위기로 만들 수 있는 롤모델이 필요하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2015년과 2017년 두 딸이 태어날 때 각각 2개월간의 육아휴직을 선언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하나일 그가 무려 두 달이나 자리를 비운 것은 분명 큰 결심이었을 것이다. 물론 사내 규정에 따른 것이었지만, CEO의 그런 행보는 사원들에게 충분한 모범이 되었을 것임이 분명했다.

육아 휴직과 관련해 높은 위치에 있는 이가 먼저 모범을 보인 사례는 이 말고도 또 있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전 총리 또한 아내가 출산하게 되자 그 시기에 맞춰 함께 휴직에 들어갔다. 스웨덴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빅토리아 공주의 남편, 다니엘 공 역시 아내의 출산에 맞춰 함께 육아휴직에 들어간 바 있다. 아이가 태어나 새로운 가족을 이루게 되는 기간을 아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로 생각한 것이다.

무엇보다 아빠 자신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아빠 육아의 중요성에 관한 아빠 자신의 인식 변화이다. 육아 휴직 제도가 아무리 혁신적으로 보완되더라도 정작 아빠가 그것을 사용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아빠의 육아 휴직 보너스가 늘어난다는 소식에도 엄마들의 반응이 시큰둥한 이유는 바로 아빠의 속마음을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신랑에게 육아 휴직 생각이 1도 없다는 거죠”

육아는 도와주는 것이 아닌 함께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점차 퍼져가고 있지만, 아직 아빠 처지에서는 ‘세상이 변했으니까’라는 식으로 수동적으로 인정하는 것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아빠 스스로 ‘왜 아빠가 육아의 공동 주체가 되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답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마치 금연을 하는 것이 건강에 이로운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제로 스스로 그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기 전에는 아무리 유용한 금연 보조제가 있다 하더라도 금연에 성공하기 어려운 것과 같다.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그 이유를 스스로 찾아내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제도가 뒷받침된다 하더라도 효과를 제대로 보기 어렵다. 진정한 아빠 육아의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대하는 아빠의 진심이다. 그 어떤 제도적 보완보다도 아빠의 마음이 움직일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아이들은 아빠의 뒷모습을 보며 자란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진짜 멋진 아빠라면, 우선 우리 자신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지금 아빠의 모습은 미래 아이의 모습이다.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그 날을 위해, 아빠들 파이팅!!!

[신우석 놀자! 아빠육아연구소 소장 / 맘키전문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