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숙의 ‘당신의 인상을 인상하라!’

가짜 미소 판별하기

  • 입력 : 2018.02.08 11:04:33    수정 : 2018.02.08 20: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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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픽사베이



인간적인 경영 스타일로 책에도 소개되었던 CEO와 대화를 한 적이 있다. 그분은 “이 세상은 승냥이 같은 경쟁사회지만 일단 인간적으로 살아야 한다. 그래야 사회가 아름다워진다. 그래서 자식을 교육할 때 ‘세상에 나쁜 사람이 많지만 그렇다고 네가 나쁜 사람일 필요는 없다. 나쁜 사람을 알아보는 법을 배워서 피하면 된다’고 말한다.”라고 하셨다.

그런데 이를 실제로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라는 속담도 있듯이 우리는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는 사람에게 잘도 넘어간다. 거절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유능한 매장 직원들에게는 최고의 고객이다. 현란한 말솜씨와 미소만 있으면 고객이 잘 쓰고 있는 핸드폰도 매장을 나올 때쯤이면 고가의 최신형으로 바꾸어 놓을 수가 있다. 인간관계의 경우 정이 많아서 자신은 마음을 다 주었는데, 상대방은 이익 때문인 경우, 상처를 안고 돌아서는 경우가 흔하다. 특히 착한 심성을 가져서 남을 잘 믿는 사람들은 사기꾼의 표적이 되곤 한다.

남들의 거짓 친절에 깜빡하고 잘 넘어가는 사람들이 알아두면 좋을 팁이 있다. 바로 가짜 미소와 진짜 미소를 구분하는 것이다. 거짓말쟁이들은 가짜 미소를 지을 확률이 높으니 말이다. 가짜 미소는 대략 다섯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지나치게 오래 지속하는 미소다. 진짜 미소는 짧지만, 가짜 미소는 10초 가까이나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저절로 웃음이 나오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대뇌의 명령에 따른 것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둘째, 비대칭을 이루는 미소다. 오른손잡이인 경우 왼쪽 입 꼬리가 더 높이 올라가고, 왼손잡이인 경우 오른쪽 입 꼬리가 더 울라간다. 일부러 의식하여 표정을 지을 때는 우세한 대뇌반구가 더 강한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셋째, 갑자기 중단되는 미소다. 진짜 미소는 서서히 사라지는 데 반해 가짜 미소는 칼로 무를 자르듯이 순식간에 중단된다.

넷째, 눈이 가늘어지지 않고 입 주위만 움직이는 미소다. 이때 뺨을 억지로 부풀어 오르게 하기도 한다. 진짜 미소는 눈은 가늘어지고 입은 커지며 뺨은 위로 불룩해진다.

다섯째, 너무 일찍 또는 너무 늦게 나타나는 미소는 가짜일 가능성이 높다. 자연스레 감정에 따라 나오는 미소와 달리 엇박자가 나는 것이다. 진짜 감정이 표현되는 얼굴 표정은 몸동작과 동시에 만들어진다.

이렇듯 진짜와 다른 가짜 미소를 판별할 줄 안다면 상처를 입거나 사기를 당할 확률이 훨씬 줄어들 것이다. 표정을 읽는 법도 공부를 해야 한다. 정리하자면, 주로 입과 눈, 뺨의 움직임을 관찰하면 되는 것이다. 이때 눈과 입의 표정 신호가 상충될 경우에는 눈의 신호가 우세하다고 한다.

내 지인이 아버님이 돌아가신 지 얼마 안 되어 모임에 나온 적이 있다. 그는 자신을 위로하는 사람들에게 괜찮다고 하면서 슬픈 내색을 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미소를 머금고 웃기도 했다. 그런데 눈만은 속일 수 없었다. 두 눈에 슬픔이 가득 고여 있었다. ‘눈은 마음을 비추는 창’이라고 하는 이유가 거기 있는 것 같다.

사회생활에서 인간관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이때 사람을 잘 알아볼 줄 안다면 훨씬 수월하지 않을까? 게다가 가짜 미소를 가려내고 진짜 미소를 반겨주는 일, 이는 인간적이면서도 합리적인 사회 시스템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한다.

[허윤숙 작가/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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