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숙의 ‘당신의 인상을 인상하라!’

표정이 만들어지는 다섯가지 유형

  • 입력 : 2018.09.28 11:56:22    수정 : 2018.09.28 18: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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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순간의 표정이라도 자주 지으면 축적이 되어 그 쪽 근육이 강화되고 특정 주름이 만들어진다. 표정을 짓고 주름이 만들어지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크게 다섯 가지로 구분해 보았다.

첫째, 지층 형이다. 마치 세월이 흐르면서 차곡차곡 흙더미를 앉히듯, 얼굴에 그 동안의 흔적을 남기는 형이다. 가감 없이, 슬픈 일은 슬픈 일대로 기쁜 일은 기쁜 일대로 자신의 얼굴에 쌓는 것이다. 이들은 스트레스를 푸는 자신만의 비결도 없고, 좋은 일을 기회로 삼아 더 큰 발전을 모색하는 면도 부족하다.

한 직업에 오래 몸을 담그면 그 직업의 창으로 사람을 보는 능력이 생긴다. 지인은 구둣가게에서 오랫동안 구두를 팔았다. 그는 고객이 가게 안으로 들어오면 그 사람의 나이 직업 결혼 유무 등이 한 눈에 보인다고 했다. 그래서 그 사람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구두를 가격대까지 정확하게 집어서 가져다준다. 고객이 맘에 들어 하는 건 물론이다.

그런 영업실력 덕분에 매출실적이 가장 높았고 누구보다 승진을 빨리하게 되었다. 직업이 눈에 보인다는 건 무엇을 보고 판단하는 것일까? 말투, 옷차림이나 헤어스타일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표정내지는 인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 얼굴에서 그 사람의 연륜과 사고방식 등이 보이는 것이다.

지층형인 사람은 이 부분이 여실히 드러난다. 하지만 지나치게 직업의 세계에만 의존하는 삶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 한 유명 소설가가 말했다. 한눈에 무슨 직업인지 드러나는 사람은 좀 서글프다고. 요즘의 ‘워라벨’(일과 일상이 균형 잡힌 삶) 개념이 필요한 순간이다.

둘째, 스캔형이다. 이들은 현재 일만을 얼굴에 그대로 보여준다. 아이같이 순수한 사람에게 많은데 지난 일들이 도저히 감이 안 잡힌다. 늘 해맑거나 우울하거나 둘 중 하나이다. 이런 사람은 조울증을 앓을 확률이 높다.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은 즐거움과 슬픔을 조율하지 못 한다. 그러니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 나이가 젊을 땐 대부분 이런 형이 많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그렇다면 나잇값 못 한다는 소릴 들을 듯. 기쁠 때 지나치게 붕 뜨지 않고 힘들 때 그 힘듦을 승화시킬 줄 아는 사람에 비해 인상이 좋지 않을 확률이 높다. 자신을 잘 다스릴 필요가 있다.

셋째, 배합형이다. 마치 좋은 일과 나쁜 일을 골고루 잘 배합한 밀가루 반죽 같은 얼굴이다. 이런 사람들은 전체적으로 좋고 싫고 가 분명하지 않고 얼굴에서 뚜렷한 개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두루 뭉실하게 사는 타입.

이런 사람과 같이 있으면 일단 지루하다. 마치 익명성 인생을 살아가는 듯한 이미지를 풍긴다. 어디서든 튀지 않으려고 하고 자신의 견해가 없다. 매스컴을 맹신하는 경향이 강하고 무사안일주의가 깔려있다.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려는 노력이 부족해서 중년 이후에는 고독할 확률이 높다.

특별히 고난이 없는 인생이지만 이 지구별에 태어난 이상 무언가 하나는 뚜렷이 해 놓고 가야 하지 않을까? 자신만이 가진 재능을 활용해서 남에게 베풀 필요가 있다. 이런 사람은 인상이 좋지도 나쁘지도 않지만 같이 있고 싶지는 않다.

넷째, 튜닝형이다. 일명 ‘내 얼굴위의 지우개’형. 이들은 성형을 너무 많이 해서 과거가 잘 보이지 않는다. 다만 돈이 많이 들었겠다. 아니면 외모를 중시하는 직업인가? 정도만 짐작될 뿐이다. 중년이 넘어선 여배우 중에 이런 얼굴이 있다. 과거 분명히 청순가련 형 여배우였는데 지금은 인상이 그다지 부드러워 보이지 않는다. 세월의 흔적이 스민 자연스러운 주름살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 세월의 흐름 속에서 지우고 싶은 과거가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자신의 인생이다. 모두 받아들이고 대신 아름답게 승화시킬 수는 없었을까?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말이 과연 칭찬일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경험이 쌓인다는 것이다. 그것은 내 가슴이 더욱 따뜻해지고 머릿속은 더욱 지혜로워지고 인자해 보인다는 뜻으로 들려야 하지 않을까? 나이를 거꾸로 먹고 싶어서 얼굴을 잡아당기고 평평하게 편다는 건 과거를 부정한다는 생각이 든다.

다섯째, 회복형이다. 한마디로 인상이 편안하고 즐거워 보이는 ‘표정부자’에게 많다. 이런 사람은 ‘인상이 좋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좋은 일은 기회를 잘 활용해서 행복을 극대화하고, 나쁜 일은 전화위복으로 삼아 자신을 반성하고 발전하는 계기로 삼는다. 세상의 어떤 일도 쓸모없는 일은 없다는 초 긍정주의자.

이들은 자신이 지향하는 인생의 목표가 있고 원하는 인간상이 있다. 그래서 힘든 일을 만나면 이내 그 힘듦 속에서 교훈을 얻어낼 줄 안다. 또 기쁜 일을 만나면 지나치게 들뜨지 않게 중심을 잡을 줄 안다. 곧바로 회복하는 ‘탄력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얼굴표정이 안정되어 있다.

자신을 모함하는 사람에게도 화내지 않고 자신을 지나치게 추켜세워도 평정심을 유지할 줄 안다. 젊은 나이에 이런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들고 나면 작은 일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이런 지혜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대개 인상이 매우 편안하고 맑은 기운이 뿜어져 나온다. 심성이 늘 안정된 기조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나는 평생 두 번째 스캔형에 가까웠다. 그래서 내 직업을 알아맞히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얼굴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다섯 번째 유형의 얼굴이 되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가장 부러운 건 날 때부터 다섯 번째 타입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부모님이 늘 편안한 인상을 하고 있고 적절한 조언과 동기유발을 해주시기 때문이다. 그런 친구가 한 명 있는데 인상이 참 편안하고 열심히 산다. 부럽다. 조금 늦었지만 나는 지금부터라도 회복형 인상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허윤숙 작가/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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