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숙의 ‘당신의 인상을 인상하라!’

진짜 웃음은 전염효과가 있다

  • 입력 : 2018.05.08 10:53:53    수정 : 2018.05.08 16: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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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픽사 베이



‘뒤센의 미소’(Duchenne's Smile)라는 것이 있다. 광대뼈가 봉긋하게 올라오면서 입과 광대, 눈이 함께 웃는 미소다. 기욤 뒤센이라는 프랑스 신경학자가 사람이 활짝 웃을 때 광대뼈와 눈꼬리 근처의 근육이 움직여서 만든다는 걸 발견했다. 

이 근육은 불수의근으로 자발적으로 조절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이 눈꼬리에 잡히는 주름은 진정으로 행복할 때만 생길 수 있는 것으로 가식적인 웃음을 지을 때는 생기지 않는다.

미국에서 1960년대에 한 여자 대학교 졸업생들이 단체로 사진을 찍었다. 모두 141명이었는데 그로부터 30년 뒤에 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조사해 보았다. 그랬더니 어떤 학생들은 행복하게 살고 있었고, 어떤 학생들은 불행하게 살고 있었다. 그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졸업 앨범에 해답이 있었다. 졸업 앨범 사진을 찍을 때 찡그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부분 미소를 짓고 사진을 찍는다. 하나의 차이가 있긴 했다. 바로 진짜로 웃는 얼굴과 가짜로 웃는 것이다. 즉 ‘뒤센의 미소’를 지었던 사람은 그 후로도 행복한 삶을 이어가고, 가짜 미소를 지었던 사람은 행복하지 못했던 것이다.

가짜 미소란 미국에선 팬암 미소(팬암항공사 승무원의 미소), 우리나라에서는 ‘미스코리아 미소’라고 부르는 미소다. 입만 억지로 웃음을 짓는 것이다. 눈가에 주름이 보일까 봐 일부러 입만 웃는 경우도 있다.

미스코리아 미소를 보면서 따라 웃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얼마나 입이 아플까라는 생각을 한다.

반대로 진짜 미소는 전염성이 있다. 이는 인간의 사회적 특성을 보여주는 징표다. 인간은 다른 사람이 웃는 모습을 볼 때 자신의 웃음 근육이 불수의적으로 수축한다고 한다. 다윈은 “인간은 미소 짓는 법을 배울 필요 없이 그냥 미소 지을 수 있으며 사회적인 미소는 행복할 때 자연스럽게 나온다.”고 말하며 미소는 인간의 본능이라고 강조했다.

아기가 머리가 좋은지 안 좋은지 알려면 자주 웃는지 보라는 이야기가 있다. 즉 사람과 얼굴이 마주치면 방긋 웃는 아기들은 사회성이 발달된 아기다. 자기가 웃으면 사람들이 “아이 예뻐.”라는 말을 하게 되고, 이를 학습한 아기들은 예쁨을 받으려고 자주 웃게 된다는 것이다.

나는 이를 거꾸로 써먹었다. 첫아이를 낳았을 때 아무도 예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우리 아기한테 예쁘다고 하면 웃는다고 말을 했다. 사람들이 내 말을 듣고 강제적으로 우리 아이한테 예쁘다는 말을 할 때마다, 우리 딸은 방긋 웃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이번엔 진심으로 사람들이 “아이 예뻐.”를 연발했다. 웃는 아기는 웬만하면 예뻐 보이니 말이다. 그리고 우리 아이는 이렇게 사랑을 받으니 점점 예뻐져 갔다.

‘미소 성형’은 아기한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아무리 못생긴 사람이라도 매력적으로 웃으면 예뻐 보인다. 단 진짜로 행복하게 느껴서 웃는 웃음이어야 한다. 모 인기 여가수의 눈웃음은 매력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그 가수의 미소를 보고 내가 여자가 봐도 예쁘다고 하자, 옆에 있던 친구가 말했다. “저 가수가 한 번 웃을 때마다 빌딩이 한 채씩 올라간대. 저 여자의 웃음은 엄청 비싼 거지.” 한 번 웃을 때마다 정말 빌딩이 올라가는지는 모르지만 평소 그녀의 삶이 행복해 보여서 그 웃음이 진짜라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행복하게 산 미국 여자 대학교 졸업생들이 졸업 앨범에서만 행복하게 웃은 건 아닐 것이다. 평소에도 잘 웃는 얼굴이었기 때문에 사진 속에서도 진심으로 웃을 수 있었다. 성격 자체가 긍정적인 성향일 수도 있다.

사람은 혼자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다. 그녀들이 잘 웃는 습관은 쉽게 행복해지는 습관인 셈이다. 평소 그 웃음이 가족에게로 친구들에게로 직장 동료에게로 전해졌을 것이다. 웃음에는 이처럼 전염효과가 있다고 한다. 돈이 한 푼도 들지 않고 그 효과가 평생 동안 지속되는 일이 하나 있다. 그것은 진심으로 행복해하고 진심으로 웃는 삶이다.

[허윤숙 작가/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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