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숙의 ‘당신의 인상을 인상하라!’

앞으로 ‘표정 읽기’를 더 잘해야 하는 이유

  • 입력 : 2018.04.27 09:35:57    수정 : 2018.04.27 22: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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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픽사베이



그 사람에 대해 잘 모를 때 첫 인상을 판단하는 방법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은 인사가 아닐까 한다. 우리는 인사성이 밝은 사람에 대해 이미지가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적어도 우리 눈에는 특이한 인사법을 가진 나라들이 있다. 티베트에서는 자신의 귀를 잡아당기면서 상대방을 향해 자신의 혀를 길게 내밀어 인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놀리는 것으로 오해받기 딱 좋은 인사법이다. 에스키모족의 인사법을 모르면 소송까지 벌여야 할지도 모른다. 에스키모 인들이 인사할 때는 상대방의 뺨을 치기 때문이다. 몽골족의 인사법이 우리나라에 들어온다면 ‘미 투 운동’으로 전국이 몸살을 앓을 것이다.

그들은 상대방을 껴안고 몸 냄새를 맡는다. 우리가 보기엔 위생상 문제가 되는 인사법도 있다. 동아프리카의 키쿠유족은 상대방에게 침을 뱉는다. 물이 귀한 지역이기에 자신의 체액을 주는 것으로 최고의 환대를 하는 것이다.

바디랭귀지도 나라마다 해석 내용이 다른데 어떤 것은 우리와 반대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는 엄지를 치켜드는 것이 ‘최고’라는 뜻이지만 그리스나 일부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심한 욕이다. 그리스에서는 우리에게 승리를 뜻하는 ‘V자 표시’가 욕으로 인식된다.

이처럼 나라마다 인사법이나 바디랭귀지가 그 나라 문화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된다. 그런데 공통된 것이 있다. 바로 사람의 얼굴 표정이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사람의 표정에 대한 해석이 문화적 영향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연구 결과 사람의 표정은 나라나 인종에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해석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파푸아뉴기니의 고원지대에 고립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은 TV를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서구인들이 짓는 표정의 의미를 똑같은 의미로 해석한다. 예를 들어 눈썹을 올리는 표정을 깜짝 놀라는 것으로 읽는 것이다.

사람의 감정은 말보다는 몸짓이나 표정으로 표현된다. 즉 이성적인 사고는 언어로, 감정의 상태는 비언어적으로 드러낸다. 그리고 이 감정을 표현하는 곳이 얼굴이다. 이 얼굴 표정을 읽는 것은 우뇌의 전문 분야다. 사람의 감정을 잘 읽는 사람은 우뇌 형 인간인 셈이다. 아무리 정교한 컴퓨터일지라도 인간의 감정을 구별해내는 것은 어렵다.

다니엘 핑크는 ‘새로운 미래가 온다.’라는 책에서 미래에 필요한 인재의 조건으로 우뇌 형 인간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미래에 필요한 재능으로 하이 콘셉트 〮〮하이 터치 감성을 강조한다.

‘하이 콘셉트’ 재능은 트렌드와 기회를 포착하고, 예술적 감성적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능력이다.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서로 다른 아이디어를 결합해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기 때문에 새로운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재능이다.

‘하이터치’ 재능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으로, 다른 사람들과 상호 작용을 할 때의 미묘함을 이해하고, 그들과 즐거워하며 이를 전파하는 능력이다. 평범한 일상에서 목표와 의미를 이끌어내는 하이터치 능력은 요즘처럼 복잡한 생태계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중요한 능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또한 감정의 동물이다. 즉 의사소통 시 감정을 주고받으면서 생존해온 것이다. 만약 인류가 기본적으로 이기적이고 사회성이 부족했다면 오래전에 멸망했을 것이다.

행동경제학의 가장 유명한 실험 가운데 하나로 ‘최후통첩 게임’라는 게 있다. 이 실험은 두 사람 중 한사람에게 백 달러를 주고 마음대로 나누라고 했다. 그런데 대부분 반반씩 나누거나 30∼40달러를 상대에게 주고 자신이 조금 더 갖는다. 즉 사피엔스 들은 냉정한 수학 논리를 따르기보다는 훈훈한 사회적 논리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우리는 감정의 지배를 받는다. 그리고 그 감정을 드러내는 곳이 얼굴이다. 얼굴 표정은 만국 공통어인 셈이다. 여러 종의 유인원 중에서 털이 없는 사피엔스 종만 살아남은 것도 표정 읽기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아기들도 사람의 표정을 보고 기분을 알아차린다고 한다. 표정을 읽는 능력은 선천적이기 때문이다.

표정 읽기는 인간의 생존 본능과 관련이 있다. 인류를 지속시켜준 얼굴 표정, 그리고 상대방의 표정 읽기는 우리 사피엔스 들이 아주 잘하는 전문 분야다. 그리고 그 능력을 더욱 발전시켜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허윤숙 작가/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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