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숙의 '그립거나 다행이다'

한 움큼의 여유로 번지는 행복

  • 입력 : 2018.02.26 13:23:31    수정 : 2018.02.26 17: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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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픽사베이



전철역을 지날 때였다. 어디선가 국악을 연주하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나는 라이브로 공연을 하나 보다 했다. 그런데 다가가 보니 그게 아니었다. 사람들이 에스컬레이터 옆에 있는 계단을 밟을 때마다 오색 불이 켜지면서 멜로디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스무 살쯤 되어 보이는 여학생 둘이서 깔깔거리며 그 계단을 오르내리고 있었다.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도 그 광경을 흐뭇하게 쳐다보신다. 그 계단에는 한 단을 밟을 때마다 에너지가 생산된다는 글이 쓰여 있었다. 그러나 다들 옆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만 이용할 뿐이었다. 에너지도 만들어내고 기분 좋은 멜로디도 들을 수 있는데다가, 무엇보다 본인들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데도 말이다. 다리가 아프고 시간이 2, 3분 더 지체되어서일까?

영화 빅이 생각난다. 피아노 건반 모양의 장치가 신기하게 생각된 톰 행크스는 발로 신나게 연주한다. 그때 다른 사람들도 동참하면서 즐거워한다. 어린아이가 몸만 어른이 되었으니 동심이 고스란히 표출된 것이다. 이렇듯 작은 일에도 기뻐하며 호기심을 느끼는 것은 생활 속에서 여유를 챙기는 좋은 습관이 아닐까 한다.

한국 성인은 하루에 평균 13번 웃는다고 한다. 그것도 박장대소가 아니라 살짝 웃는 정도를 포함해서다. 대부분 웃을 일이 없어서 웃지 않는다고 답할 것이다. 평소 웃지 않다 보면 얼굴의 웃는 근육이 약해지고 점차 습관적으로 웃는 건 어려워질 것이다.

최근 운동을 시작했다. 처음엔 가볍게 실내 자전거를 1시간 정도 탔는데 조금만 강도를 높여도 허벅지 근육이 아파 왔다. 그런데 한 달 정도 지나자 최대 강도로 타는데도 자연스레 페달이 밟아진다. 근육이 단련된 것이다.

얼굴에도 이와 같이 근육이 있다. 얼굴에는 60개의 근육이 있는데 표정과 관련된 근육은 35개다. 그중에서 미소와 관련된 근육은 15개인데 주로 얼굴 중앙 부위에서 움직인다. ‘우리가 흔히 좋은 인상을 가졌다.’라고 말할 때는 어떤 얼굴을 말하는가? 호감이 가는 배우들의 얼굴을 떠올려보면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인상이 좋은 사람은 타고나는 것일까? 한 여자 탤런트는 애교 있는 눈웃음이 매력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정작 학교 다닐 때는 눈 꼬리가 사납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번번이 미팅에서 퇴짜를 맞기도 했다고. 그래서 매일 거울을 보면서 예쁘게 웃는 연습을 했다. 그 덕분에 진짜 예쁘게 미소를 짓는 사람이 되었다.

찡그릴 때와 관련된 근육은 20개인데 얼굴 윗부분과 아랫부분이 움직인다. 그런데 웃을 때는 입 꼬리가 올라가고 광대가 위로 불룩해지며 눈 꼬리가 살짝 내려온다. 반대로 찡그릴 땐 입 꼬리가 내려가고 눈 꼬리가 올라가면서 미간에 주름이 잡힌다. 즉 인상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습관이라고 하더라도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처음엔 어색하기도 하다. 그러나 운동의 경우 중독성이 있어서 습관이 되면 단 하루도 쉬고 싶지 않다.

미소 짓는 습관을 만들어보자. 일상생활 속 사소한 일에도 호기심을 갖는 것이다. 한 움큼의 여유만 있으면 된다. 처음엔 힘들지만 한번 자리를 잡으면 미소 짓는 근육이 발달되어 별것 아닌 일에도 미소가 번지게 된다. 좋은 습관은 한번 만들어 놓으면 평생 써먹을 수가 있다. 무엇보다 미소를 짓는 한 움큼의 여유로 행복이 번져나간다.

[허윤숙 작가/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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