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성장, 좋은 건 함께

그 흔한 ‘경단녀’라는 이름을 발판 삼아라

  • 입력 : 2018.01.23 12:05:03    수정 : 2018.01.23 16: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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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회 분위기가 많이 변했다고 한다. 여자의 사회적 지위도 높아졌다. 여성의 사회적 참여와 이루어내는 성과를 거론하며 때로는 ‘여자’의 능력을 추켜세우기도 한다. 남자와 여자 모두 같은 교육과정 아래서 교육을 받고 사회로 진출했는데도 여자들의 사회진출에 유독 초점이 맞춰진다는 것은 아직도 남자와 여자라는 이중 잣대가 존재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사회가 아무리 발전하고 의식이 달라졌다 해도 여전히 엄마와 육아는 떨어질 수 없는 한 묶음이고, 다양한 이유로 어렵게 쌓아올린 경력을 단절시켜야만 하는 경력단절여성(경단녀)들은 즐비 한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책 <82년생 김지영>이 많은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회자되고 있는 이유는 이 책 속의 주인공 김지영이 대한민국 30대 여성을 대표하고 있다는 보편성 때문일지 모른다. 아이를 돌보기 위해 고민 끝에 일을 그만 두면 팔자 좋은 ‘맘 충’이라는 소리를 듣고, 뭐라도 해보려고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면 모성애가 부족한 엄마라고 손가락질 받는다.

정부에서 아빠의 육아휴직을 비롯해 다양한 정책들을 내보이며 엄마와 아빠가 함께 육아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여전히 바쁜 남편, 늘 잔소리하는 여자가 될 뿐이다. 행복하기 위해 시작한 결혼, 그 결실인 아이가 작은 고민거리가 되면서 결혼에 대한 여성의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고 출산율 또한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한국 보건 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여성 독신율은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1990년에 0.5%에 불과했던 여성 독신율은

2000년대 처음으로 1%를 넘겨 섰고,

2015년에는 3.8%, 2025년에는 10.5%까지 오를 것이라 전망된다.”

결혼은 행복한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하고 싶은데, 현실적인 어려움을 의도하지 않게 들켜버리는 것 같아 아직 미혼여성과 출산 전 여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나 역시 아이를 낳아 키우다보니 경력단절여성이 되어 있었다. 예전의 열정이나 노력 따위는 엄마들이 할 수 있는 추억 곱씹기 정도일 뿐, 나에게 안겨있는 아이를 두고 특별히 할 수 있는 일도, 방법도 없었다. 경력이 단절되었지만 그 단절된 경력으로 내가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 나중에 기회가 생긴다면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심도 있게 고민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단절이라는 의미가 멈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쉬고 있는 쉼표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한결 마음이 편안해 진다. 언젠가는 또 다른 길로 비상할 것이라는 확신만 있다면 지금 경력단절여성이라는 그 흔한 이름을 즐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모든 엄마들에게는 제2의 직업이 육아라고 담담히 받아들일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전쟁 같은 육아를 견뎌내고 그 강해진 내면의 에너지를 발판삼아 제3의 꿈을 향해 도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버리지 않아야 한다. 그 마음가짐 하나면 충분하다.

사회가 이렇게 변했다고 하는데 별반 달라진 게 뭔지 모르겠다면 이제 방법은 내 마음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누군가는 엄마와 일 중 한 가지를 포기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힘겹게 두 가지를 이어가기도 하며 다른 듯 비슷하게 엄마라는 역할을 수행한다. 어떤 사람이 더 힘들고 덜 힘들다는 존재하지 않는다. 엄마와 여자 사이에서 갈등해야 하는 게 여자의 숙명이라면 그 보편성을 위안삼아 모든 엄마는 담담히 앞으로 걸어갈 수 있지 않을까.

그 흔한 ‘경단녀’라는 이름을 발판삼아 다시 한 번 비상하는 날이 올 것이다.

[최지은 스피치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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