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가 닳도록’ 여행하고 싶은 그대에게

[마르가 닳도록 스페인어] 발렌시아, 놓치지 않을거에요! part 1

  • 입력 : 2018.03.29 16:21:51    수정 : 2018.03.29 20: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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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이라는 나라를 생각했을 때 우리에게 공통적으로 떠오르는, 또 상업적으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이미지는 ‘태양의 나라’, ‘축제의 나라’, ‘맛있는 음식’의 나라 등이 아닐까 싶다. 뜨거운 햇살 아래 일광욕을 즐기고, 토마토축제와 같이 열정 넘치는 축제가 살아 숨 쉬며 일 년 내내 하몬, 빠에야, 상그리아를 맛볼 수 있는 그런 나라. 이러한 스페인의 전형적인 이미지 때문에 전 세계로 부터 많은 관광객이 오늘도 스페인을 방문할 것이다. 만들어진 스페인의 상업적 이미지인 경향이 다소 있으나, 우리가 사랑하는 스페인의 이미지이기도 한 이 모든 요소들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스페인의 도시가 있다.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에 밀려 여행 리스트에서 자주 빠지기도 하지만 놓쳐서는 안 되는 도시, ‘발렌시아(Valenci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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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픽사베이



① 3월의 불꽃축제와 8월의 토마토축제

얼마 전 발렌시아는 ‘불꽃축제’로 한창이었다. 보통 3월 15일에서 3월 19일 사이에 행해지고

스페인어로는 ‘Las Fallas’축제라고 부른다. 이 기간에 발렌시아 도시 곳곳에는 꽃과 함께 거대한 조형물들이 설치가 되는데, 불꽃 축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낮부터 밤까지 여기저기서 폭죽을 터트려 나중에는 머리가 아팠던 기억이 난다.

놀라운 것은 이 축제의 화려한 조형물들이 폐지, 종이 등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이다. 단순히 예쁘기만 한 것을 떠나, 그 해에 일어난 정치적, 사회적인 이슈들을 주제로 하며 축제 기간 동안 가장 의미 있고 아름다운 작품을 선정하여 시상한다.

그런데 이렇게 예쁜 조형물들을 축제의 마지막 날인 성 요셉의 날에 모두 불태운다. 묵은 것들을 모두 불태우고 새로운 것을 맞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는 하나, 내가 발렌시아에 갔을 때는 조형물에 불이 붙고 이내 재로 변해버리는 장면을 보며 어딘지 모르게 아깝고 쓸쓸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스페인어로 ‘falla’는 ‘불꽃’이라는 뜻과 더불어 축제기간 동안 전시되는 조형물들 하나하나를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니 이 점도 기억해두자.

스페인에서 유학생활을 했었다고 하면 친구들이 부러움에 가득차서 물어보는 질문들 중 꼭 빠지지 않는 것이 “우와, 그럼 토마토 축제에도 참여했어?”이다. 보통 스페인 전역에서 이런 토마토 축제가 자주 있는 줄 알고 물어보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사실 토마토 축제(La Tomatina)는 발렌시아의 부뇰 지역에서 8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만 열린다.

축제의 기원에 대해서는 토마토 값이 폭락한 해에 농부들이 시의원들을 향해 토마토를 던진 곳에서 기원했다는 설과, 마을의 청년들이 노점상에 있는 야채들을 던지며 싸움을 벌인데서 기원했다는 설 등 다양하다.

재미있는 것은 토마토 축제에 참여할 때 지켜야 하는 수칙들이 있다는 점인데, 아무리 과일이라도 사람에게 던지면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딱딱한 토마토들을 손으로 으깨어 던져야 한다는 것과 축제에 참여한 사람들의 옷을 잡아당기거나 찢지 않는다는 것 등이다.

축제 준비를 위하여 부뇰 지역은 축제가 시작하기 전 마을의 거리와 건물들을 거대한 비닐 천으로 감싸는데 토마토로 인해 색깔이 변하는 것도 방지하고 축제 이후 으깨진 토마토들을 쉽게 처리하기 위함이다. 곳곳의 토마토를 씻어내기 위해 소방차들이 동원되어 물을 뿌리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8월에 발렌시아에 가는 여행객들은 빨간 토마토와 함께 발렌시아 거리를 뒹굴 수 있는 ‘라 토마티나’축제를 놓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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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픽사베이



② 토끼 고기가 들어간 빠에야

한국인들이 스페인에 가서 음식이 입에 맞았다고, 맛있었다고 기억하는데 가장 혁혁한 공을 세우는 음식이 바로 빠에야가 아닐까 싶다. 아무리 맛있는 빵과 고기를 먹어도 한국인은 역시 밥심 이라고 쌀을 찾기 마련인데, 짭쪼롬하고 해물이 가득 들어 있는 빠에야는 한국인들의 입맛에 딱 맞기 때문이다.

스페인 전 지역에서 빠에야를 맛볼 수 있지만 사실 이 빠에야의 본고장은 바로 발렌시아다. 한국의 대표 음식으로 비빔밥이 손에 꼽히지만 전주비빔밥이 비빔밥의 본고장으로 거론되는 것처럼 빠에야는 스페인 사람들에게도 발렌시아의 특별요리다.

8세기경 아랍인들이 스페인으로 쌀을 들어오면서 스페인은 유럽지역에서 쌀을 가장 많이 먹는 나라가 되었다고 하니 새삼 스페인과 우리나라가 쌀로 하나 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보통 콩류, 야채, 사프란, 해산물을 넣어 익힌 요리로 알려져 있고, 이미 우리나라의 스페인 식당에서도 그렇게 소개되고는 있지만 발렌시아의 전통 빠에야에는 해산물 대신 토끼고기나 닭고기가 들어간다.

발렌시아에 가게 되면 호스텔이나 여행자 카페를 통해 빠에야 메이트를 모집하여 먹물빠에야, 해물빠에야, 고기가 들어간 빠에야 등 다양한 종류의 빠에야를 조금씩 함께 나눠먹을 수 있도록 그룹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곽은미/마르가 스페인어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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