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나변호사의 둘이 되어 사는 이야기

이혼의 목적? 이혼소송의 목적

  • 입력 : 2018.03.20 11:15:03    수정 : 2018.03.20 20:3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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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전문변호사인 나를 찾으시는 많은 분들에게 왜 이혼하려고 하세요? 라고 질문하면 대답은 대부분 같다. “더 이상 못 참겠어서요. 이혼하는 것이 같이 사는 것 보다 쉬울 것 같아서요.”등의 대답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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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픽사베이



그러나 이혼소송에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다양한 답변이 들려온다. ‘재산분할을 많이 받아서 혼자 살아갈 수 있기 위해서요’, ‘남편(또는 아내)를 혼내주고 싶어서요.’ 내지는 ‘우리 결혼생활에 대한 판사님의 판결을 듣고 싶어서요.’ 등등 이외에도 이혼소송의 목적은 너무나 다양하다.

다시 말해 이혼이야 상대방과 헤어지는 것이 단일 목적이라고 한다면, 이혼소송은 모든 사람들마다 제각각 마음속에 있는 목표가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일반 민사사건이나 형사사건과는 다르게 이혼 상담을 할 때에는 이것을 캐치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여기 A, B, C 라는 세 명의 케이스를 상정해본다. A는 혼인기간이 20년 이상으로 남편의 외도와 폭행으로 이혼을 결심하였다. 협의이혼을 시도했으나 남편은 ‘내가 번 돈이니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입장이며 법에서 나눠주는 합리적인 재산분할금을 받고 이혼하고 싶다. B는 배우자의 외도를 최근 목격하였다. 아무리 잠을 자려고 해도 잠이 오지 않고 상대방을 용서해주고 싶은데도 용서가 되지 않는다.

마음은 이혼하고 싶지만 머리는 자녀를 생각하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도저히 못 견디겠어서 이혼을 결심하였다. C는 혼인기간이 5년 정도 되었고 공동으로 이룩한 재산이 거의 없다. 자녀도 없고 협의이혼으로 간단하게 끝내고 싶은데 상대방이 자꾸만 위자료를 요구하여 재판이혼이 불가피하다.

A의 경우는 이혼소송을 하고 나서 만족도가 가장 높은 케이스이다. 혼인기간이 길고 축적한 재산이 어느 정도 있고, 상대방의 유책성에 대한 증거까지 있다면 소송은 매우 간단하다.

물론 소송과정에서 서로의 허점을 비방하고 어느 정도 마음의 상처를 입는 것은 이혼소송의 어떤 경우나 마찬가지지만 법원은 혼인기간이 20년이 넘으면 특별한 경우(혼인전 재산, 상속재산, 배우자 일방의 능력으로 크게 불린 재산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기여도를 50:50에 준하게 보고 있기 때문에 판결을 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최대한 빨리 판결을 받아 자신의 권리만큼 재산을 찾아 새 삶을 살아가면 된다.

B의 경우는 소송의 목적이 금전이 아니기 때문에 소송이 여러 갈래의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소송 중 상대방이 잘못을 뉘우치고 마음깊이 용서를 구할 경우 소송을 취하하는 경우도 많고 오히려 뻔뻔한 상대방의 태도에 위자료액수를 증액청구하며 서로의 감정싸움이 과열되기도 한다.

그리고 간혹 법원에서 실시하는 부부상담절차에 참여하여 양당사자가 서로의 부족함을 반성하고 극적인 화해를 하기도 한다. 변호사는 이러한 상황변화에 맞추어 당사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소송을 이끌어 간다.

C의 경우는 소송을 하는 당사자들이 이혼소송의 목적을 이루기에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릴 때가 많다. C의 경우 소송의 목적은 ‘서로 재산분할이나 위자료의 지급 없이 빨리 이혼하는 것’인데 상대방이 재판에 와서도 협조를 해주지 않고 계속해서 위자료를 요구하며 재판을 끄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때에는 변호사의 적극적인 조정시도가 꼭 필요하다. 혼인기간도 짧고, 자녀도 없고, 재산도 없는 상황에서 변호사가 초반에 합의를 이끌어 내려고 한다면 당사자들의 시간, 비용을 크게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혼소송의 목적과 소송의 양상은 매우 다르다. 당사자가 소송의 목적에 대해 이야기 할 때 그 상황과 마음을 공감하고 최선을 다해 진행을 해드리지만 딱 한 가지 말리고 싶은 소송의 목적이 있다.

바로 ‘결혼생활에 대한 판사님의 판결’을 원하는 경우이다. 이혼의사도 불분명한 채로 누구 말이 맞는지 결정을 받아보자는 마음으로 소송에 임할 경우 대부분 목적을 이루지 못한다. 왜냐하면 사법부는 주장과 증거에 대하여 법적으로 혼인관계를 정리해 주는 것이지 양쪽의 이야기를 듣고 누가 옳고 그르다는 것을 판단 할 수 있는 권한까지 갖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이혼소송을 결심하였다면, 힘들게 결정한 만큼 내가 소송을 통해서 얻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목표를 정확히 설정하여야 할 것이다.

[최유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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