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나변호사의 둘이 되어 사는 이야기

이혼소송에서 우리 아이의 마음 지켜주기

  • 입력 : 2018.02.28 10:57:08    수정 : 2018.02.28 18:3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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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다시 남으로 돌아서기까지에는 두 사람의 피눈물이 있다.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일반적인 부모의 경우 이혼결정을 하고부터 자녀에 대한 미안함은 극대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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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픽사베이



그래서 내가 옆에서 더 잘해주고 챙겨주고 싶은 마음, 상대방에 대한 불신 등 많은 이유에서 양육권을 주장하게 되고 치열한 다툼이 시작된다. 돈은 어떻게든 나눌 수 있지만 아이는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이 싸움은 한 치의 양보도 없다.

이러한 싸움에서 우리 아이의 마음을 지켜주기란 절대 쉽지 않다. 일단 필자는 아동심리 전문가가 아님을 밝혀둔다. 다만 이혼전문변호사로서 수년에 걸쳐 이혼소송에서의 자녀들의 마음을 직접 들여다봐왔고 소송절차에서 전문가들의 조언을 많이 전해 들었기에 조심스럽게 의견을 나눠보고자 한다.

대리인으로서 아빠의 입장에도, 엄마의 입장에도 서보면서 알게 된 점은 부모 일방의 상대에 대한 미움과 분노가 자녀에게 너무나 많이 투영되고 있다는 안타까운 사실이다. “너희 아빠 때문에 우리가족이 이렇게 된거야”, “넌 엄마랑 살면 힘들거야” 등의 이야기를 자녀에게 직접적으로 하는 경우도 너무나 많다.

재판부의 판사, 조정위원들이 이혼소송에서 당사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내용이 바로 ‘자녀에게 부모에 대한 험담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것을 지킨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배우자의 외도, 폭행 등의 사유로 혼인이 파탄이 났고 그 피해를 고스란히 나의 소중한 아이가 받고 있는데 어찌 그 분노를 표출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혼하는 모든 가정에서는 이점을 꼭 명심해야 한다. 자녀에게 부모일방에 대한 험담을 하고 부정적인 메시지를 주면 줄수록 아이는 그 사이에서 더욱 더 고통스럽다는 것. 부부는 남이 될 수 있지만 혈연관계는 끊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양육권소송에서도 이 점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양육권다툼이 있을 경우 법원에서는 ‘가사조사’라는 절차에 회부시키는데 여기에서는 아동분야의 전문가들이 법원 또는 가정에서 자녀와 직접 대면하여 상담한다. 실제로 아빠와 있을 때는 아빠랑 살고 싶다고, 엄마와 있을 때는 엄마와 살고 싶다고 이야기 하는 아이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절차이기도 하다.

내가 지켜본 많은 경우 아이의 속마음은 부모일방이 말하는 것과 차이가 있었다. 부모가 자기도 모르게 아이에게 상대방에 대한 미움을 강요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래서 아이는 함께 있는 부모 일방에게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이야기 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면 더 이상 아이의 마음속 이야기를 들어줄 보호자는 존재 하지 않는 상황이 되어 버린다. 이렇듯 아이에게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이혼소송’이라는 상황에서 어느 편에 서야 할지를 직간접적으로 알게 하는 것은 자녀에게 너무나 스트레스라는 것을 나는 매번 뼈저리게 느낀다.

소송에서의 부모의 스트레스가 아이에게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부모들의 이혼이 자녀에게 스트레스를 아예 주지 않을 수는 없다.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불가피하게 이혼을 선택했다면 자녀의 고통을 최소화 해주기를 부탁드리고 싶다.

그 방법으로는 아이에게 “아빠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봐도 돼”, “엄마와 아빠가 헤어지는 것이지 우리 아이가 엄마랑 헤어지는 건 아니야”, “아빠, 엄마 모두가 너를 항상 사랑해. 그건 변하지 않아”라고 이야기 해주는 것을 꼽고 싶다.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큰 안정감을 느끼고 부모가 따로 살았을 경우에 자신에게 혹시나 있을 수 있는 장점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어린아이들은 아빠와 엄마의 이혼이 일부 본인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부모 중 한명이 아이에게 상대에 대한 비방을 하게 되면 자신과 현재 함께 있는 부모에게 더욱더 사랑받기 위해서 함께 험담을 하기도 하는 것이다. 물론 부모의 생각이 그대로 투영되어 실제 미움이 생기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특정성에 대한 혐오감이 싹트기도 한다고 한다.

실제로 필자의 사무실에도 어른들의 말을 다 이해하는 나이의 자녀를 데리고 이혼상담을 받으러 오시는 분들이 많다. 이 경우 아이는 잠깐 다른 상담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사탕을 먹으며 놀게 하곤 한다. 어른들이 한순간 배려없이 하는 행동이 아직 우리의 생각보다 한참 어리고 약한 자녀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것을 소송을 통해 배우고 또 배운다.

이혼소송은 당사자들에게 너무나 고통인 절차이지만 이 절차는 어떻게든 끝이 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준 고통은 소송이 끝나고 나서도 우리 아이의 마음속에서 한동안 또는 더 길게 남아있을 수 있다. 이혼을 하게 된다면 이 점을 꼭 명심하여 나는 상대와 헤어지더라도 우리아이만큼은 부모 일방과 헤어지지 않게 최선의 노력을 다 하여야 할 것이다.

[최유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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