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한 사회로 가는 길

청탁을 받아주기 때문에 청탁하는 것이다

  • 입력 : 2018.05.08 10:48:34    수정 : 2018.05.08 17: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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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회의에서 청탁을 하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다. 그런데 직원들은 누구는 누구 때문에 승진되었다는 얘기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청탁을 하면 그 모든 부탁을 들어줄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같이 근무하는 직원들의 입에서 조차 평소에 일도 하지 않고 엉뚱한 짓을 하는 사람이 승진하는 것을 보면 청탁을 받아들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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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픽사베이



선거에 출마하는 사람은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표를 얻는데 도움이 되는 사람의 청탁은 들어주는 모양이다. 열심히 소신껏 일하는 사람은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 청탁을 해도 들어주고 싶지 않을 것이다. 청탁을 없애려면 청탁하지 않고 열심히 소신껏 일하는 사람을 승진시켜야 한다.

언젠가 중소기업운전자금 지원업무를 담당할 때 어떤 기업체에서 돈을 가져왔다. 거절했더니 다음 날 더 많은 돈을 가져왔다. 금액이 적어서 거절한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청탁도 마찬가지다.

청탁을 거절하면 청탁이 사라지지만 청탁을 받으면서 청탁을 하는 직원에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말해도 그 말을 믿지 않는다.

때로는 돈이 적어서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때로는 더 영향력이 있는 사람을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진실로 청탁을 없애려면 청탁을 거절하면 된다. 청탁하는 사람을 공개하거나 불이익을 주면 청탁은 바로 사라진다. 청탁하는 직원에게 불이익을 준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절대로 청탁을 하지 않는다.

오래 전에 지방세 업무를 담당할 때의 일이다. 취득세를 부과하는데 자진납부 하려는 민원인이 오면 계장이 부과하고, 자진납부하지 않은 사람들은 직원들이 부과한다. 자진납부를 하면 가산세 20%가 감면되기 때문에 자진납부하려는 사람이 있다.

나중에 알고 보니까 자진납부하려는 민원인에게는 싸게 해주는 것처럼 하고 비싸게 부과하는 것이다. 가산세를 납부 하더라도 고지서가 나갈 때 납부하는 것이 싼 것이다.

민원인은 싸게 해줘서 고맙다고 계장에게 술을 한 잔 사겠다고 한다. 민원인은 취득세도 비싸게 납부하고 계장에게 술까지 사는 것을 봤다. 청탁도 마찬가지다.

청탁해야 승진한다는 이야기가 들리니까 청탁을 하지 않으면 승진하지 못할까봐 영향력이 있는 사람에게 부탁하게 된다. 청탁을 부탁하면서 빚을 갚는다며 술을 사주거나 선물을 사주게 된다.

청탁금지법이 제정되었다고 청탁이 사라지지 않는다. 은밀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입을 닫으면 밝혀내기가 쉽지 않다. 승진해서는 안 될 사람이 승진하거나 평소 일은 하지 않고 엉뚱한 짓이나 하는 사람이 승진하는 것을 보면서 말이 나온다.

승진한 사람이 잘난 체하다가 누가 도와줬다는 애기를 한다. 그러면서 가만히 있으면 승진하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돌게 된다.청탁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청탁을 실행하지 않으면 청탁은 사라지게 되어 있다. 청탁이 존재한다는 것은 청탁을 실행하기 때문이다.

[김운영 시흥시청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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