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에게 배우는 갈등 해결의 지혜

어떤 이야기를 나누세요? 웃음과 감동을 주는 따뜻한 소통!

  • 입력 : 2017.12.28 09:55:25    수정 : 2017.12.28 20:29:10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는 자연스럽게 많은 이야기가 오간다. 모임의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에 따라 개인마다 느끼는 모임의 의미가 달라질 것이다. 훈훈한 이야기가 오고 가는 모임에서는 즐거움을 느끼고 스트레스가 풀려 계속 나가고 싶을 것이고, 가족처럼 끈끈한 유대감과 소속감이 생길 것이다. 반면, 모임에서 기분이 상하는 느낌을 계속 받는다면 스트레스를 받아 모임의 자리에 더 이상 나가고 싶지 않을 것이고, 모임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다.

필자가 즐거웠던 모임을 떠올려 보면, 훈훈한 이야기가 있었던 자리다. 기상캐스터 시절, 매년 연말에 날씨팀 식구들과 함께 송년회 모임의 자리를 갖곤 했다. 이 때, 더 재미있고 뜻깊은 자리를 위해 필자는 자진해서 특별한 송년회 이벤트를 기획했다. 날씨팀 식구들에게 한 해의 인상 깊었던 사건들을 설문 조사한 뒤, 순위를 매겨 퀴즈로 만들었고 퀴즈를 맞추면서 그 사건들에 대한 뒷이야기들을 함께 나눴다. 또, 개인별로 다른 사람들이 잘 모르는 자신과 관련된 재미있는 에피소드에 대해 묻고, “나는 올해 000 자격증을 취득했다. 000는 무엇일까요?” “나는 어릴 때 미숙아로 태어났는데, 몸무게는 몇 kg 이었을까요?” 이렇게 퀴즈 형식으로 만들었다.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퀴즈를 맞췄고, 재미있는 답변들이 나올 때마다 웃음이 넘쳤다. 무엇보다 퀴즈를 풀면서, 서로에 대해 몰랐던 부분들을 이해할 수 있었던 훈훈한 시간이었기에 이 추억을 떠올릴 때면 입가에 미소가 절로 생긴다. 웃음과 감동이 넘치고 추억할 수 있는 시간이 되려면,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까?

1. 나의 단점, 실패담을 오픈해라.

자신의 장점만 이야기하는 사람, 자신의 단점도 이야기하는 사람. 사람들은 누구에게 호감을 느낄까?

답은 바로 자신에 대한 단점을 오픈하며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물고기의 색깔이 화려한 이유를 아는가?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색이거나 교미를 위해 암컷에게 매력적으로 보여 유혹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수족관에서 인기 있는 화려한 색깔의 물고기인 베타 물고기는 무척 공격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데, 다른 밝고 화려한 색깔의 물고기들은 공격하지만, 색깔이 어둡고, 밋밋한 물고기들과는 잘 어울린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물고기처럼 사람들도 타인으로부터 상처받지 않기 위해 자신을 보호하거나,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자신을 화려한 자랑으로 포장해서 말하기도 한다. 자신의 자랑을 늘어놓는 사람은 상대에게 비호감을 주고 마음의 문을 닫게 만들지만, 자기의 단점도 오픈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는 호감이 생기고, 마음의 문이 열리게 된다.

누군가 자신에게 고민이나 약점을 터놓고 이야기할 때, 별로 친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라도 이야기를 들어주게 되고 공감과 위로, 격려를 해 주며 서로 친해지게 된다. 너무 맑은 물에는 고기가 살 수 없듯이 완벽을 추구하며 빈틈을 보이지 않는 이에게는 사람들이 등을 돌리게 되지만, 자신의 숨겨진 빈틈을 이야기하는 사람에게는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고 도와주고 싶은 측은한 마음이 생기게 되고, 따뜻한 손길을 내밀게 된다. 그렇다고 자신의 부정적 이야기들을 너무 자세히 공개하거나 너무 많이 이야기하는 것은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주며 비호감을 줄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자신의 단점 혹은 실패담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이나, 실패담을 통해 깨달은 교훈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사람들에게 더욱 호감을 주며, 감동시킬 수 있을 것이다. 강연 100도씨란 프로그램에서 사람들이 감동하는 것은 강연자의 단점과 실패를 극복한 진정성 있는 이야기 때문이다. 필자는 스피치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한다. “저는 처음부터 청중 앞에서 말하는 것을 좋아했을까요? 정말 아니에요. 어릴 때 내성적이고 앞에 나와 말하는 것을 싫어하고, 그런 자리가 있을 때마다 심장이 두근거렸어요. 하지만, 그런 제 단점을 극복하고 싶어서 스스로 앞에 나와 이야기 할 기회를 많이 가졌고 더 많이 연습하고 노력했죠.”

2. 반전 이야기를 꺼내보자.

“언제 벅찬 감동을 받았나요?” 라고 물으면, 흔히 “예기치 않은 선물이나 이벤트를 받았을 때요”라고 말한다. 어떤 갖고 싶은 물건이 있었는데, 그 마음을 읽고 생일이나 특별한 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로부터 그 선물을 받았을 때, 감동을 느낄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는 예측 가능한 이야기에는 식상함을 느끼지만 예측 불가능한 이야기, 반전이 있는 이야기에는 호기심을 갖고 귀를 기울인다. 숨겨진 이면을 볼 수 있는 반전 이야기들은 웃음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소재가 된다. 필자의 첫 이미지에 대해 물으면 “도도하고, 깐깐해 보여요.” 라고 많이 말한다. 그래서 강의에서 이미지를 깨는 반전 이야기들을 많이 하곤 한다. 예를 들면, 대학교 1학년 때 파충류 전시회의 이벤트 MC를 하며 방송인의 꿈을 갖게 되었다는 이야기, 이벤트 MC를 하며 겪었던 실수담, 방송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부모님의 반대를 무릎 쓰고 꿈에 도전했던 경험 등을 이야기 할 때, 청중들은 가장 집중하며 흥미로워한다. 강의가 끝난 뒤, “보기와는 다른데요. 편견이 깨졌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 필자는 뿌듯함과 보람을 느낀다. 그래서 더 많은 반전 스토리를 만들어 내려고 노력 중이다. 이렇게 자신의 이미지에 대한 반전 이야기들을 꺼내본다면, 서로 더 잘 이해하며 가까워질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3. 일상의 이야기에서 느끼고, 깨달음을 공유하자.

바쁜 일상을 살다보면 놓치는 것들이 많을 것이다. 반복적인 일상에서 삶의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불행할 것이고, 일상의 삶에서 깨달음을 얻고 의미를 찾는 사람들은 행복할 것이다.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이란 책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덜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은 자연을 보고 감탄하고 깨달음을 느낄 줄 알고,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덜어주는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이다. 일상의 이야기들 속에서 깨달음을 느끼며 살아가며, 그 깨달음을 공유하는 소통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필자는 일상에 안테나를 세우며 오감을 열어 놓고 몸과 마음으로 느끼고 깨닫기 위해 노력하며 행복을 느낀다. 스피치 강의를 하면서 사람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전하고 소통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이러한 노력 덕분에 삶이 전보다 훨씬 풍요로워졌다. 특별한 경험이 아니더라도 일상에 대한 관심과 마음의 여유가 있다면 누구나 느끼고 깨달을 수 있다. 요즘 필자는 3살 난 딸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깨닫는 중이다. “달님이 자꾸 나를 따라와. 바람아 이리 들어와서 놀다가. 이 과자는 꽃처럼 생겼어. 나무가 춥겠다. 점퍼를 입혀줘야지” 이렇게 순수하고 다양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딸의 모습을 보면서, ‘아! 나도 3살 어린 아이의 호기심으로 이 세상을 순수하고 따뜻하게 바라봐야지.’ 라고 깨닫는다. 일상에서 느끼고 깨달으며, 그 이야기들을 서로 공유하는 것. 그것이 행복의 비결이다.

“세상이 냉혹하다. 각박하다.”라는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따뜻한 소통이다. 자기 자랑과 험담, 가십 뉴스거리, 불평과 불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실패담을 통한 교훈, 숨겨진 이면의 반전 이야기, 일상 이야기 속의 깨달음 등을 함께 공유한다면 서로 깊이 이해하며 가까워지고, 웃음과 감동이 넘치는 훈훈한 자리가 될 것이다. 이제 “어떤 이야기를 할까요?”라고 고민하지 말고, 마음의 문을 열고 일상의 오감 안테나를 세워보자!

[최윤정 스피치 아카데미 라엘 대표]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