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진의 일본취업과 경제읽기

비대졸자도 채용중인 일본기업

  • 입력 : 2018.08.16 10:30:30    수정 : 2018.08.16 18: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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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취업정보 제공업체 마이나비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채용충족률은 2018년도 졸업생 대상 조사결과, 83%라고 한다. 100명의 충원 계획을 갖고 있었던 기업이 83명밖에 채용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나머지 17명의 자리가 아직 남아있는 상태다. 특히 비상장 기업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이들의 채용충족률은 77.8%이다. 일본 기업들이 전통적인 공채방식인 대규모 신입직원 채용이벤트로부터 100% 인력조달이 어렵게 되자, 대외적으로는 해외인재의 채용으로, 대내적으로는 기존에 리스크가 높다고 여겨졌던 세그먼트 공략으로 상황을 타개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한 현황이다.

그동안 대외적 움직임에 대해 이야기 했으니, 이번에는 대내적인 움직임의 한 축을 관망해보자. 일본 기업들은 지금 비대졸자 세그먼트도 적극적으로 살피고 있다. 사실 일본에서 학벌은 한국에서의 학벌보다 중요도가 덜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필자가 일본에서 일하면서 한국이 일본보다 입시에 대한 열망이 높다고 판단한 것은 한국입시경쟁에 대한 에피소드를 물어보면서 사실이냐고 몇 번이나 묻고 혀를 내두르는 일본인들이 여럿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생활비를 벌어 살아갈 수 있는 최저 임금수준을 정하고 있기도 하고 게임개발자, 디자이너와 같은 숙련된 기능을 발휘하며 학벌을 뛰어넘어 연봉을 올리는 사람들도 보았으며, 라멘집을 물려받은 가업승계자에게 어른들이 그래도 대학은 가야한다는 말보다 장인정신을 칭송하는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만, 비대졸자에 대한 인식이 공채시장에서는 '벽'으로 존재했던 것 같다. 매년 대규모로 이뤄지는 대졸신입공채는 '마이나비'와 '리쿠르트'와 같은 일본채용정보제공 사이트를 중심으로 기업입맛에 맞는 특정 세그먼트의 인재를 한꺼번에 공수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작동해 왔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채용시장에 있어서는 명문 대졸자가 1순위 채용대상이며, 비대졸자는 엔트리(지원)단계에서부터 자격요건에 맞지 않아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일본의 고졸자들에게 '마이나비'와 같은 대규모 리쿠르팅 사이트나 '할로워크'와 같은 취업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정보원도 없었다. 인턴십이나 채용설명회도 고졸자를 대상으로 열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이러한 비합리성을 해결하고자 등장한 서비스가 최근 일본의 취업활동을 주제로 한 칼럼에서 소개되었다. 바로 동영상 마케팅 서비스가 주업인 VAZ가 제공하는 비대졸자특화 인재서비스이다. 비대졸자를 위한 마이나비라고나 할까. 동사가 개발한 비대졸자들에게 취업상담을 제공하는 스마트폰 어플에는 1만4천명 이상이 등록되어 있다. 이들은 채팅을 통해 같은 상황에서 취업에 성공한 멘토로부터 조언을 받을 수 있는데, 이용자 중 130명이 내정을 받은 상태라고 한다.

VAZ가 최근 기업과 비대졸자들을 모아 주최한 채용설명회에는 18~29세의 고졸, 중졸, 전문대졸, 대학교 중퇴 등 대학졸업생 이외의 신입채용을 원하는 구인자들이 참가했다. 설명회에 응모한 7,000여 명 중 서류통과자인 100명만이 설명회에 참가할 수 있었으니 경쟁률은 70:1로 무척 높은 편이다. 기업측에서는 중견, 중소기업, 스타트업들이 주로 참가했다. 본 설명회는 참가기업 채용담당자들이 나와 자사의 채용방침에 대해 설명한 이후, 설명회에 참가한 100명이 1분간 자기PR을 한다. 각 기업의 채용담당자는 이들 중 관심이 가는 인재에게 직접 연락을 취해서 면접에 초대하는 방식으로 매칭이 이뤄진다. 실제 본 채용설명회를 통해 남다른 자기 PR로 내정까지 받은 인재도 있었다고 주최측은 밝히고 있다.

VAZ(vaz.tokyo/)는 일본의 저명한 유투버 '히카루'씨가 소속된 회사로, 디지털 네이티브인 젊은 세대에게 소구력이 높다. 동사를 창업한 모리대표는 대학중퇴자다. 대학에서 배우는 것보다 바로 일을 하는 것이 자신의 인생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여 대학중퇴를 결정하고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비대졸자로서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는 뜻이 있었다.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비대학생으로 바로 일류기업에 들어가는 것은 어렵더라도 일단 업무경험을 쌓아 레벨을 높여 취업처를 찾는 것도 하나의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이러한 서비스를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스티브잡스도 비대졸자다. VAZ서비스에 대한 소식을 듣고 필자는 이전 비대졸자로서 국내 유명 대기업에서 활약하고 있는 인재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 이들의 틀에 얽매이지 않은 독특한 시야와 사고방식에 매료되었던 경험을 떠올렸다. 분명 비대졸자들 중에는 평균적인 대졸자보다 훨씬 뛰어나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졸자의 평균과 비대졸자의 평균을 비교해 보았을 때 기업측에서 굳이 비대졸자 세그먼트에 접속하여 인재채용을 시도하는 것은 그리 경제적인 선택이 아니었을 것 같다. 적어도 최근까지는 말이다. 그런데 VAZ와 같은 서비스가 존재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다양한 속성의 비대졸자들 중에서 인사담당자들이 원하는 인재상에 가까운 인재를 찾고 만나는데 걸리는 시간과 노력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기업입장에서는 숨어있는 보석같은 인재를 발굴할 수도 있는 희소한 통로를 발견한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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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Pixabay



이러한 서비스가 데뷰를 하고, 기업들이 이에 응하는 현상은 그만큼 인력난이 심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데, 이 서비스가 성공을 한다면, 이것은 기업들이 인력난을 타개하고자 하는 자구책을 혁신적으로 구사했다는 뜻일 것이다. 경쟁업체가 미처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을 먼저 봄으로서 남다른 전력을 확보하게 된다는 이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메이저 서비스라 할 수 없는 일부 현상이지만 구인난을 타개하기 위해 강구한 발상의 전환이 일본 기업내 인재의 다양성에 어떤 결과를 가져다줄지 그 귀추를 주목해 보고 싶다.

[박시진 비즈니스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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