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진의 일본취업과 경제읽기

장기 인턴십의 확대되는 일본기업

  • 입력 : 2018.07.24 10:56:53    수정 : 2018.07.24 14:2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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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일본의 취업시즌 풍경은 변해가고 있다. 대학 4년생이면 봄에 취업활동을 시작해 내정을 받고, 입사해 일률적인 임금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였다면, 현재는 인구구조의 변화, 산업환경과 기술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철새의 이동과 같은 일률적인 움직임이 약화되거나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이를 뒷받침하는 여러가지 현상 중 오늘 소개할 것은 일본기업의 장기인턴 제도이다.

국내에도 대학생 인턴채용은 활성화 되어 있다. 보통 대학생들의 선호대상이 되는 대기업에서 신입사원채용의 미스매칭을 줄이기 위한 한 단계로 인턴십을 활용하거나 중소기업에서 신입인력 채용의 현실적 대안으로서 채택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이 경우 인턴직은 대부분 풀타임직이라 대부분 휴학생이나 4학년 졸업생에게 그 기회가 열려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와는 좀 다른 것이 일본의 장기인턴제이다. 일본의 경우 국내에 비해 채용의 한 형태로서 인턴직에 대한 활용이 보다 유연하고 전폭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 일본에서는 1개월 이상 장기 인턴을 실시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일본의 인재서비스 회사중 하나인 엔재팬의 자회사, 아이탱크재팬(i-tank.jp)이 운영하는 장기인턴 전문사이트 '커리어 아르바이트'에 의하면 통상 300건을 넘는 구인건이 게재되고 있고, 이들 구인건의 대부분은 평일 주 2~3일, 5시간정도 근무하는 탄력근무제가 많아, 학년 불문하고 조건만 맞으면 응시할 수 있는 직이다. 따라서 대학생 입장에서는 꿀알바, 기업입장에서는 파트타임으로 필요한 인력의 가성비높은 활용이 가능해 지는 것이다.

전략적으로 대학생 인턴과 기존사원으로 구성된 팀을 발족한 사례도 있다. 일본 인재서비스 대기업인 '디프'는 회사의 기존사원7명 과 학생 45명으로 구성된 신규사업팀을 꾸렸다. 이들은 지난 5월부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이직방지 서비스를 런칭했다. 기업이 신규사업을 런칭할 때에는 기존사원이 필요한 기술을 보유하지 못한 경우가 있게 마련이다. 이때, 관련기술을 가지고 있는 몸값 높은 경력직을 일정기간 활용하는 것보다 관련기술을 보유한 대학생을 채용하는 것이 기업입장에서 피봇팅(서비스의 지속적인 수정과 개선)에 보다 합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위와 같은 결정으로 이어졌을 지도 모르겠다. 또한, 일본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중 하나인 사이버에이전트사의 경우 현재 근무중인 직원의 50~60%는 인턴 출신이며, 현재도 1개월 이상의 장기인턴으로 근무중인 대학생은 100명을 넘는다고 한다. 인턴으로서 높은 수준의 스킬을 발휘하면, 입사후 높은 임금(신입사원에게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급여에 비해)을 부여하기 때문에 인턴 입장에서도 모티베이션이 높아진다. AI와 같은 고도의 기술을 보유한 신입사원은 최저 720만엔 이상의 연봉을 받기도 한다.

이처럼 일본 기업들은 유연한 파트타임 근무제로서 대학생 인턴십을 널리 활용하게 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채용의 미스매칭을 줄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신입사원이 보유하지 못하고 있는 IT분야의 기술과 마케팅 감각을 지닌 우수한 학생들과의 밀도있는 접점을 갖게 되었다. 실제 대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스킬업도 가능하고 돈도 벌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 인턴을 선호한다. 일반적인 아르바이트는 시간을 저당잡히는 형태라 소정의 돈을 벌수 있어도 소요되는 시간이 많아 시간도 체력도 소모되는 측면이 큰데, 장기인턴은 자신의 경력을 쌓으면서 돈도 벌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이처럼 대학생들과 기업의 니즈가 있으니 일찍이 관련 분야의 인재서비스가 생겨났고, 이러한 니즈가 확대되니 관련 비지니스가 확대되고 있기도 하다. 일본 인재컨설팅사인 퍼솔커리어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는 분석 전문가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학생과 기업의 매칭이벤트를 작년 가을부터 비정기적으로 실시 해왔다. 반응이 좋아, 향후 월 1~2회 정도 정기적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 벤처기업인 TRUNK는 이러한 니즈에 특화된 매칭플랫폼을 운영한다. 학생의 인턴이력을 게재하여 기업이 관심을 보이는 학생에게 연락을 취할 수 있는 동사의 사이트에는 4,500명의 대학생 프로필이 등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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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Pixabay



기업의 움직임에 학생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일본의 대표적인 취업정보제공 사이트인 마이나비의 조사에 의하면 2020년 졸업 예정자 가운데 6월말 시점에 인턴으로 참가예정이거나 앞으로 응시를 할 것이라고 답한 학생은 70%가까이 이른다.

국내 최대 채용사이트인 잡코리아의 '인턴채용 공고'카테고리의 진행중인 공고는 현재 120여개에 이른다.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대기업의 경우 수 백명의 지원자가 몰릴 정도로 대학생 입장에서 인턴경험을 쌓고자 하는 니즈는 커 보인다. 그런데, 이러한 인턴직의 경우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월~금요일 일 8시간의 풀타임 근무제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국내에도 대학생 전력을 파트타임으로라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일례이지만, 실제 필자는 중소기업들로부터 대학생 인재를 추천해 달라는 인턴직 의뢰를 종종 받고 있다. 구인건의 대부분은 SNS마케터,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아는 자들로 응당 이들을 인턴으로 만나 좋은 인연을 쌓은 후 채용까지 고려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늘상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중소기업을 보면서 한국 또한 일본의 인터넷 회사나 중소기업과 마찬가지로 학년을 불문한 꿀알바로서 중소기업의 인턴십이 보다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시진 비즈니스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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