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결혼레시피

부부도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 입력 : 2018.02.26 13:22:13    수정 : 2018.02.26 17: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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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방. 아무도 들어오지 마시오! 특히 오빠”

둘째가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를 들고 와서 말한다. 자기가 말하는 대로 적어달라고 한다. 화가 날 때면 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열어주지도 않는다. 그리고 누구든 허락 없이 방에 들어가면 화를 낸다. 5살 아이도 혼자 있을 공간이 필요하다.

‘소쓰콘’의 공간이 필요하다.

부부도 마찬가지이다. 상대방에게서 숨을 공간이 필요하다. 평소엔 함께이지만 가끔씩은 따로 시간을 보낼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일본에서 ‘소쓰콘’이 유행했다. 소쓰콘은 한국어로 졸혼, 즉 결혼을 졸업한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이혼한다는 것은 아니다. 부부가 혼인 관계는 유지하면서 각자 자기 삶을 사는 것이다.

이혼도 별거도 아닌 이 새로운 형태의 결혼 생활은 이웃 일본만의 풍경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이와 비슷한 형태로 결혼 생활을 하는 부부가 늘고 있는데 100세 시대라는 요즘, 결혼 생활의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음은 확실하다.

즉, 결혼 생활을 원만하게 유지하면서 생활만 따로 하는 일종의 합의된 별거다. 서로의 사생활에 깊이 개입하지는 않지만 정서적으로 담을 쌓고 살거나 법적으로 결혼 생활을 끝내는 이혼과는 다른 라이프스타일이다. 평소엔 엄마 아빠에게 꼭 달라붙어 있으면서도 독립된 공주방을 갖고 싶은 아이와 똑같은 마음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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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프리픽>



아파트에 살던 선배가 복층 빌라로 이사를 갔다. 아파트 전세금으로 집을 살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선배의 마음을 잡아끈 것은 사실 따로 있었다. 복층 공간에 마련된 다락방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그 다락방은 선배만의 공간으로 꾸며 놨다. 음악을 무척 좋아하는 선배는 CD와 오디오 장비, 기타를 갖다놓고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혼자만의 공간을 만드는 데 성공했고, 아이들 때문에 혼자만의 공간이 없어 바깥으로 배회하던 시간을 끝냈다.

이처럼 부부에게도 소쓰콘의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이 있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지만 그 시간에 대한 공유는 필요하다. 보고 온 영화는 어땠는지 물어봐주고, 아내가 빠져있는 드라마 남자주인공에 대한 관심도 가져주는 것이다.

자유가 있다면 그에 대한 책임이 따라야 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해 서로 정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 부부는 각자 보내는 시간을 통해 오히려 서로를 더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

[장성미 라이즈업파트너스 대표 / 맘키즈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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