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결혼레시피

부부의 “리마인드” 의식

  • 입력 : 2018.02.21 10:37:39    수정 : 2018.02.21 19: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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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과 2학년의 차이가 엄청난 것처럼 결혼 생활에서 2-3년의 시간은 생각보다 무척 크다. 한 예로, 결혼 초기 남편과 함께 차를 탈 때 나는 거의 운전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운전비율이 동등해지거나 내가 더 많기도 하다.

남편이 갈 때 운전한다면 올 때는 내가 한다. 복잡한 시내에서는 남편이 운전하지만 고속도로를 타면 내가 한다. 과거의 남편은 날 운전시켜놓고 코골며 자는 정도는 아니었다. 지금의 남편은 운전대를 놓으면 시트를 뒤로 젖히고 가장 편안한 자세로 숙면을 취한다. 우리 부부가 이렇듯 합리적이고 공평하게(?) 운전을 하게 된 것이 아마 5년차 때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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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프리픽>



신혼 때 남편이 화제에 오를 때면, 대놓고 남편 자랑을 하거나 아니면 남편을 흉보는 듯 하지만 가만히 들어보면 자랑인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어쨌든 그녀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고 행복하다고 스스로 이야기도 한다. 그녀들에게 물어본다. “결혼 잘한 것 같아?” 그러면 여러 어려움과 남편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기도 하지만, 남편과의 작은 충돌도 귀여운 사랑싸움으로 여기니 결혼 자체를 후회하거나 이혼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결혼 5년차 이상이 되면 조금 말이 달라진다. 5년이 지나면 위기의 부부가 되기도 한다. 부부가 찾은 안정만큼이나 서로에게 길들여져, 무료함과 권태가 시시때때로 찾아온다.

결혼 5년차, 부부가 갈림길에 서는 시기이다.

“당신은 지금 행복해? 난 행복하지 않아.”, “내가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기도 한다. 하루하루 나의 일상이 비슷하고, 내 꿈도, 내 미래도 다 사라져버린 것 같은 허무함이 밀려온다면 당신은 위기에 놓인 것이 맞다. 자꾸 과거를 회상하게 되거나, 과거의 친구들에게 뜬금없이 전화해 옛날 추억을 곱씹으며 그들은 정신없이 바쁘게 살고 있어 잊고 사는 과거에 나만 여전히 살고 있다면(나의 경우가 그랬다), 당신은 과거로부터 자신을 빨리 구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나마 아이를 낳은 유부녀라면 아이를 키우느라 정신이 없고, 애정과 에너지를 쏟을 대상이 있으니 허무함을 덜 느낄 수도 있다고 하지만 아이를 키워도 외롭거나 우울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난 주변에서 아이가 없을 때는 남편과 사이가 좋았지만 출산 후로는 아이에게만 신경을 쓰느라 남편과 점점 멀어지고, 급기야는 남편과 함께 사는 것에 한계를 느끼는 경우들을 보았다. 결혼 초엔 그렇게 침이 마르게 남편을 칭찬하고 사랑한다 말했던 그녀가 어쩌면 저렇게 바뀔 수 있는지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결혼생활과 동시에 육아에 돌입한 친구 부부의 경우는 결혼 3년차까진 엄청나게 힘든 시간을 보냈다. 남편이 집을 나가 들어오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런데 그 부부는 결혼 5년차에 접어들면서 오히려 안정을 찾았고, 그녀의 카톡 메인은 온통 남편 사진으로 도배되어 있다. 이처럼 결혼 5년차는 부부가 갈림길에 서는 시기이다. 우리 부부는 어떤 길로 향하고 있는가?

목혼식 페스티벌

서양 풍속에서, 결혼 5주년을 기념하는 의식으로 목혼식(木婚式)이 있다. 이 날은 부부가 서로 나무로 된 선물을 주고받는다. 목혼식이란 결혼 50주년에 금혼식(金婚式), 25주년에 은혼식(銀婚式)을 올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결혼 5주년을 기념해 부부가 다시 한 번 결혼 당시의 사랑을 되새기는 혼례 이벤트를 치르는 것을 말한다. 늘 푸른 한 그루 나무 같은 사랑을 하며 평생 살아가라는 축복의 뜻을 담고 있기도 하다.

누구에게나 위기는 찾아온다. 어느 연인에게도, 어느 부부에게도 피해갈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다시 한 번 결혼의 의미를 되새기며 서로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햇볕이 비추나 그 밑에서 쉴 수 있는 나무가 되어주겠노라고 다짐하는 ‘리마인드’의 의식이 필요하다. 나에게 숨어있는 낭만을 찾아내 목혼식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해보자. 억지로라도 이벤트를 할 필요가 있는 5년차이다.

[장성미 라이즈업파트너스 대표 / 맘키즈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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