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행복한 수면

황병일 수면칼럼 – 왼쪽으로 자는 게 수면에 좋다고 하는데 맞는 말일까?

  • 입력 : 2017.11.29 11:50:40    수정 : 2017.11.29 20:4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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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픽사베이



최근에 왼쪽으로 자는 자세가 건강에 좋다는 글이 SNS 타고 떠돌아 다녔다. 복사해서 전해주는 친절한 지인 덕에 여러 차례 봤다. 왼쪽으로 자는 게 좋구나 하면서 보내준다. 왼쪽으로 자면 역류성식도염, 수면무호흡증, 혈액•림프선순환 등을 개선해 건강이 좋아진다는 내용이다. 과연 왼쪽수면은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칠까?

수면 자세는 똑바로 누운 자세, 엎드린 자세, 오른쪽으로 누운 자세, 심장이 있는 왼쪽으로 누운 자세 4가지 형태다. 오랜 습관과 신체적 특징 등으로 고착화 된 경우가 많다. 우리 나라 목척추 질환 전문 병원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옆으로 자는 사람이 58%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왼쪽으로 자는 자세가 역류성 식도염 환자에게는 도움이 된다. 속 쓰림 증상이 완화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음식을 소화하는 위가 왼쪽으로 나와 있어 위 안에 있는 음식물이 왼쪽으로 내려가서 수면 중 식도로 역류할 위험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때 어깨 높이로 인해 경추가 아래로 내려가지 않도록 측면이 높은 베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호흡이 일시적으로 멈추는 수면무호흡증환자는 왼쪽 오른쪽 상관없이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가 도움이 된다. 정자세로 자면 중력으로 목젖이 뒤로 넘어가 기도를 좁게 만들어 숙면을 방해한다. 옆으로 누워 자면 목젖이 옆으로 가면서 자연스럽게 기도를 열어준다.

수면전문의는 수면무호흡증환자 90%가 자세만 바꿔도 증상이 나아 진다고 한다. 수면무호흡은 심혈관•뇌혈관질환 및 신경손상 등으로 인해 뇌기능장애가 생길 수 있는 만큼 각별히 관리해야 한다며 옆으로 자는 수면자세를 권한다.

임산부도 어느 방향이든 옆으로 눕는 것이 좋다. 정자세로 똑바로 자면 허리에 부담을 준다. 뿐만 아니라 내장이 눌려 호흡이 가빠지고 가슴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옆으로 누우면 자궁이 대동맥을 압박하지 않아 혈액순환이 원활해 진다.

신경이 다리로 지나가는 척추관이 좁아져 생기는 척추관협착증 환자도 옆으로 자면 통증을 완화에 도움이 된다. 허리를 약간 구부리고 옆으로 누운 자세가 척추관을 넓어지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 3대 체액이 흐른다. 바로 혈액, 림프액, 뇌척수액이다. 혈액은 영양공급을 맡고,림프액은 노폐물을 운반한다. 낯선 용어 뇌척수액은 자극으로부터 뇌와 척수를 보호하고 뇌 속을 순환하며 영양을 공급하는 일을 한다. 좌우대칭을 이루고 있는 신체가 수면 자세가 바뀐다고 해서 흐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어느 방향으로 잠을 자든 정상적으로 순환되며 왼쪽으로 잔다고 해서 체액 순환이 원활해지는 것이 아니다.

왼쪽으로 자면 혈액순환 잘된다? 다는 주장도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심장은 혈액을 한 방향으로 밀어내는 힘을 가지고 있다. 수면방향이 바뀐다고 해서 혈액순환이 잘 된다고 할 수가 없다. 왼쪽으로 자면 순환이 잘되어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베타아밀로이드가 없어진다는 주장도 맞지 않다.

어떤 수면자세가 좋을까, 천장을 보고 똑바로 누운 수면자세는 체중을 분산시켜 척추정렬을 바르게 만들어 준다. 뿐만 아니라, 디스크압력을 최소화하고 근육이완에 좋아서 피로회복에 효과적이다. 이때, 무릎 밑에 베개를 받치면 중력과 압력이 분산되어 효과가 배가된다.

엎드려서 오래 자면 목과 어깨근육 긴장을 유발한다. 엉덩이와 등뼈가 위로 향하면서 허리에 무리를 주게 된다. 목 인대가 경직되고 허리, 목, 어깨통증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엎드려 자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배가 아플 때 잠깐씩 엎드려 안정을 취하는 거야 문제될 것 없지만 말이다.

앞으로 왼쪽으로 자야겠다면서 톡으로 전해주는 친구에게 필자는 “한쪽으로 치우쳐 오래 자면 저려서 못 잔다.” 라고 농담 섞인 답을 했다. 똑바로 누운 정자세로 잤다가도 나도 모르게 왼쪽 오른쪽 때로는 엎드려서 잔다. 그러다 한쪽 자세가 불편하면 몸을 움직여 다른 자세를 취한다. 그 순간 몸의 장기도 움직이며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자세라도 한쪽으로 계속해서 누워있으면 피부와 닿는 부분이 더워진다. 체압이 한쪽으로 쏠려 혈액 순환이 안되어 절인 현상이 나타난다. 몸 스스로 불편하면 위치를 바꾸며 자는 게 자연스런 수면자세다. 살아있는 생물은 계속해서 움직이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황병일 미라클수면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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