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행복한 수면

황병일 수면칼럼 – 진드기 때문에 잠을 못 잤다고, 이게 사실일까?

  • 입력 : 2017.11.28 09:50:11    수정 : 2017.11.28 19:4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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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언제부터인가, 진드기가 이불을 선택하는데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이불 속에 진드기가 살지 않아 숙면과 알레르기, 아토피에 좋다는 식이다. 인류는 아주 오래 전부터 집먼지 진드기와 같이 생활해 왔다. 현대는 옛날에 비해 진드기가 서식하지 좋은 실내 주거환경에서 살고 있다.

진드기로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는 근거는 어디서 나왔을까? 공기 중에 떠돌다가 호흡기로 들어오면 천식을 초래하기 때문일까? 알레르기와 아토피 발생 원인은 다양하다. 환경과 식생활 등의 변화로 체온이 낮고 자가치료 면역이 약해진 사람이나 알러지 체질인 경우 과민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집먼지 진드기는 거미강(거미, 응애, 진드기 등)에 속하며, 크기가 0.1mm~0.3mm로 아주 작다. 뼈가 없고 몸의 70~80%가 수분이다. 공기 중의 수분을 피부를 통해 흡수한다.

인체에서 떨어진 각질, 비듬, 식물섬유, 집안 먼지, 곰팡이 포자 등을 먹는다. 물거나 침으로 찌르지 않고 질병을 퍼뜨리지 않아 그 자체는 해가 없다. 다만, 배설물과 사체 잔해에 포함된 성분이 사람 피부에 닿거나 호흡기로 들어가면 알레르기 증상과 피부염을 일으킨다. 그렇다고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

집 안에 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철저히 쓸고 닦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실내온도와 습도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습도 55% 이상, 온도 25~30도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왕성하게 번식한다. 집안 온도를 25% 이하로 유지하거나 55도 이상 뜨거운 물로 세탁하면 완전히 없애지는 못해도 수를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집먼지 진드기는 충격에 약하다. 이불을 두들기면 많은 진드기가 내장파열로 죽는다. 열에 약하므로 밖에서 이불을 햇빛에 말리고 걷을 때 두들겨 털어주면 개체수를 줄일 수 있다. 가급적 섬유로 만든 인형은 매트리스 위에 두지 않는 게 좋다.

침실에서 많이 서식하는 진드기는 매트리스에서 누었다 일어났다 하는 움직임에 의해 공기 중으로 날아가 먼지에 붙어 집안을 돌아다닌다. 공중에 떠 있다가 커튼이나 벽지, 다시 매트리스 등 곳곳으로 내려 앉는다.

초극세사 침구는 진드기가 이불 속 침투를 막아 위생적이라고 한다. 이점에 의구심이 든다. 들어 가지 못한 진드기는 도대체 어디로 간단 말인가? 침실 도처에 머물게 되지 않을까? 침대를 비롯한 바닥만이 아니라 침실 벽 등 곳곳을 철저하게 청소하지 않으면 개체수가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진드기 침투를 막기 위해 초극세사를 사용해야 한다. 이 경우 가느다란 실을 이용해 촘촘한 조직 고밀도로 짜기 때문에 촉감은 좋다. 하지만, 공기순환이 잘 되지 않아 더워지면서 진드기가 번식하기 좋게 만든다. 겨울철에는 정전기가 발생하기 쉽다. 정전기가 생긴다는 것은 공기 중의 먼지를 끌어당긴다는 의미다. 이때, 먼지에 달라붙어있는 진드기가 같이 따라온다는 사실이다.

SBS 생생리포트에서 진드기와 세균까지 잡아준다는 이불전용청소기 직접 실험한 방송이 있었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자외선램프와 진공흡입으로 99% 진드기 잡는다는 광고를 검증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확대카메라를 갖다 대면 여전히 진드기가 남아있었다. 전문가는 침구 청소기에만 의존하지 말고 뜨거운 물에 자주 세탁하는 것이 진드기 없애는 최선이라고 조언한다.

진드기는 곰팡이를 피부각질을 소화하는데 이용해 성장인자로 사용한다. 따라서 곰팡이를 줄이는 것이 진드기를 감소시키는 하나의 방법이다. 사용하는 이불 충전재가 곰팡이 저항성이 있는지 점검해보자. 곰팡이 저항성 100% 라면 그만큼 진드기 번식을 자연적으로 억제하기 때문이다.

진드기 때문에 잠을 못 잤다는 애기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다. 완전히 없앨 수 없는 진드기라면, 개체수를 줄일 수 있도록 수면환경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싶다.

[황병일 미라클수면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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