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혜탁의 만사유통

[석혜탁의 만사유통] ‘홈트’의 인기 이유, 그리고 유통업계의 대응

  • 입력 : 2017.12.11 13:57:14    수정 : 2017.12.11 20:5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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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트’ 열풍이 거세다. 홈트란 ‘홈 트레이닝’의 준말로 집에서 운동을 하는 것을 일컫는다. ‘홈트족(홈 트레이닝族, 홈트레이닝을 즐기는 사람)’, ‘홈트니스(홈+피트니스)’와 같은 신조어도 생겨났다. 20~30대 성인남녀 2명 중 1명 이상이 홈트족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홈트가 인기를 끄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집에서 건강관리를 하다 보니 시간과 장소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 이는 특히 바쁜 직장인에게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큰맘 먹고 비싼 회원권을 끊었는데, 야근이다 회식이다 해서 그 헬스클럽에 몇 번 가보지 못한 경험을 반추해보면 더욱 홈트에 마음이 끌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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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트를 하는 모습 ⓒ홈플러스 공식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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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생민의 영수증>과 같은 프로그램이 화제를 모으면서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알뜰 소비, 실속 소비가 유행이다. ‘짠테크 (짠돌이+재테크)’가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홈트족의 부상을 이런 흐름의 연장선상에서도 바라볼 수 있다. 집에서 운동하면 일단 돈이 들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몇몇 기구와 운동용품만 구비하면 집에서도 충분히 효과적으로 운동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또 다른 배경으로는 홈트는 날씨에 전혀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홈트 용품의 매출은 보통 겨울에 높은 것이 일반적인데, 최근에는 미세먼지와 황사 때문에 봄에도 홈트 용품의 인기가 지속된다. 먼지와 황사를 마시면서 밖에서 운동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름의 폭염, 장마도 외부 운동을 방해하는 요소인 것은 마찬가지. 이런 점이 홈트의 인기를 추동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남들 시선을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갑자기 체중이 늘어난 사람은 딱 붙는 옷을 입고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서 운동하는 것을 꺼려 할 수 있다. 성격이 모두 다르기 때문. 또한 내성적인 사람의 경우 에어로빅이나 뮤직 복싱과 같은 단체 운동이 쑥스럽거나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홈트는 그런 외부의 시선에서 자유롭다.

유통업계가 이런 트렌드를 지켜보고만 있을 리 없다. 홈플러스는 휠라와 손잡고 ‘휠라핏(FILA FIT)’ 여성 피트니스 용품을 단독으로 선보였다. 레깅스와 티셔츠 등 의류제품 외에도 집에서도 간편하게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품을 함께 내놓았다. 요가매트, 스트레칭 밴드, 헬스장갑, 짐볼, 폼롤러, 아령 등 종류가 다양하다.

롯데백화점은 부산본점 5층 레저매장에서 홈트레이닝 브랜드 ‘핏분(FITBOON)’의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다. 이곳에서는 헬스자전거, 스쿼트 머신, 가정용 철봉, 스텝퍼 등 해장 제품에 대한 설명은 물론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운동법도 친절하게 안내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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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에서 선보인 ‘핏분(FITBOON)’의 팝업스토어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은 판교점에서 ‘셀프 바디 메이킹 페어’를 개최했다. 페어 기간 동안 요가 강좌를 진행하는가 하면, 다이어트 전문 코치가 방문고객에게 체형별 식단 및 운동 상담을 해주는 시간도 마련했다.

SSG닷컴은 ‘실내운동용품 대전’을 진행했다. 실내 자전거나 복근 운동기구와 같은 헬스기구부터 필라테스•요가 용품과 헬스 보충제까지 무려 3백 개가 넘는 상품을 최대 30퍼센트 할인 판매하였다.

올리브영은 몇몇 매장에서 건강기능 식품코너 가까이에 운동 관련 제품을 배치하고 있다. 집에서 셀프 트레이닝을 하는 홈트족들이 운동용품을 손쉽게 비교 및 체험할 수 있게 경쟁력 있는 헬스 카테고리 상품 보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원더브라는 스포츠 기능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한 스포츠 브라를 출시했다. 땀이 많이 나는 부위에 아쿠아 템프 등의 소재를 적용해 땀의 빠른 흡수를 돕는다. 쾌적한 홈트를 가능케 하겠다는 것. 브라 컵과 옆 날개를 넓게 디자인함으로써 격렬한 운동 중에도 가슴을 안정감 있게 잡아준다. 후크를 이용해 사이즈를 조절할 수도 있어 기존의 스포츠 브라와는 달리 입고 벗는 것이 편리해졌다.

점점 개인화되는 현대인들의 성향, 1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홈트를 즐기는 사람들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유통업계는 이 흐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단순히 헬스기구와 운동용품을 할인 판매하는 것이 아닌 한 단계 더 진화한 접근법을 모색해야 한다.

의류 브랜드와 IT 업체의 콜라보를 통해 운동의 경과를 보다 간편하면서도 정밀하게 체크하는 제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또한 판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구의 올바른 사용법에 대한 안내 기능을 강화하고 확실한 애프터서비스를 보장해야 한다.

무엇보다 혼자 운동하다가 다치는 일이 없도록 바른 운동 자세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 눈앞의 매출 증가보다 홈트족들의 건강을 보다 세심하게 고려하는 노력이 뒷받침될 때만이 홈트족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석혜탁 경영 칼럼니스트, 비즈코노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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