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우 이사장의 直talk

정민우 이사장의 直talk(75) 시즌 3 <본부장이 금융을 말한다>

돈이란 무엇인가(1)
종이 돈이 주는 안락함 속에 잊혀져 가는 돈의 진짜 역할

  • 입력 : 2017.09.12 21:35:48    수정 : 2017.09.12 22:01:55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종이 돈이 주는 반듯함에 대한 동경이 자본주의를 지켜준 분별력의 원천이다

돈이 귀한 시절이 있었다. 모두가 돈을 보면 안 쓰고 모아두려고 했던 70~80년대 말이다. 돈이 참 귀하던 시대이다. 돈이 귀했던 이유는 생산수단과 생산물 모두가 귀했기 때문이다. 호모사피엔스가 지구를 독점하고 서로 공생하면서 화폐는 존재했다고 보면 된다. 서로 살기 위해 무엇인가를 주고 받았을 테니 말이다. 생활을 위해 말이다. 생활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개인이 하고 싶은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한다. 그래서 엄밀히 말하면 자유가 없는 곳에서는 생활도 없다. 군대 생활이라도 각자가 하는 개인적 자유가 존재하고 그런 개인적인 이야기꺼리를 우리는 술 한 잔 하면서 듣고 싶어하는 것이다. 단체 생활도 단체에서 하는 개인 생활을 의미한다. 이러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항상 거래가 필요하다. 내가 무엇인가를 주어야 저쪽에서도 그것을 통해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인간은 혼자 있을 때 생활의 즐거움도 반감된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자유는 늘어나지만 그 자유를 느끼고 싶어지는 욕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결국 단체나 사회 생활을 통해 인간은 자신의 자아를 더욱 발현시키고 싶어하게 되어있고 그런 자아의 발현을 위해 생활이 필요하며 그 생활을 위해 화폐가 필요하다. 생활이 풍요로워질수록 돈이 흔해진다. 돈은 지구상의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값어치로 표현해내는 수단이다. 50억년 전부터 만들어진 것을 발견하면 돈이 생기고 50만년 전부터 무엇이든 발명하면 돈이 생긴다.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것에는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인류 역사상 최고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되는 아메리카 신대륙의 발견

수많은 발견과 발명을 따라 돈은 만들어졌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16세기 대항해 시대가 만들어 놓은 세계질서의 현상이다. 어마어마한 발견이 있었다. 일단 코페르니쿠스가 태양계를 발견했다. 태양계도 잠재적인 가치가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리고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고 바스코다가마가 인도를 발견하면서 인류가 가지는 잠재적 가치는 빛의 속도로 증가했다. 발견하면 이동하게 되고 더 많은 생활이 만들어 지기 때문이다. 임어당의 <생활의 발견>이란 잠재 가치의 끝없는 발견을 말한다. 먼저 보는 자에게 기회가 있는 이유는 가치를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른들이 하는 말인 먼저 본 사람이 임자란 말은 맞는 말이다. 먼저 본 자는 가치를 본 자이고 그 가치를 보고 무엇인가와 바꿀 가치를 머리에 떠올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말은 노력하라는 말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사회를 정확히 화폐적으로 정의해주는 말이다. 그저 먼저 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과 바꿀 것인지 결정만 하면 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사는 지구에서 사는 생활 방식이다. 이것을 지구상에 제일 잘했다는 사람들이 유대인, 아라비아인, 인도인, 페르시아(이란)인 그리고 중국인이라고 하지 않은가. 중국인이 뭐든 다 먹는다는 것은 뭐든 가치 있게 본다는 말이다. 뭐든 가치 있게 보는 사람에게 돈은 그저 따라오게 되어 있다. 지구에서는 발견과 발명만 하면 부가가치가 생기니 말이다. 우주든 어디든 인간이 사는 그 어느 곳도 이 말은 정확한 사실이다.
 기사의 2번째 이미지

무엇이든 야무지게 쥐려고 하는 순간 역사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자본주의의 스포츠, 야구

사실 발명(發明)과 발견(發見)도 한자로 보면 그 말이 그 말이다. 다 보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니 말이다. 모든 욕망은 대부분 눈에서 나오고 권력욕은 귀에서, 애욕은 코에서 그리고 이들을 잠재울 분별력은 손에서 나온다. 그래서 눈이 좋으면 돈이 벌기기 쉬운 것이고 귀가 얇으면 재물을 포기하고 권력을 잡으러 돌아다니게 된다. 화려한 냄새에 쉽게 유혹당하는 사람은 언제나 구설에 놓이게 된다. 해결방법은 오로지 손에 있다.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불필요한 것을 잡지 않는 자는 언제나 기회가 오면 잡을 수 있다. 매사에 무엇이든 야물딱지게 잡는 버릇을 들이도록 하자. 인류 문명사를 유심히 보면 돈을 야무지게 잡을 수 있게 만든 시대나 문명이 발전했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서구 문명이 동양 문명을 압도하기 시작한 것은 대항해 시대에 발견과 발명한 모든 것에 대한 가치를 매기고 일반적으로 통용될 화폐를 적극 제작한 것에서 기인할 수 있다. 중국도 16세기 정화가 이끄는 해양 탐험대를 보내 인도를 거쳐 아프리카까지 갔다 왔다. 유럽보다 늦은 발견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유럽 제국들처럼 발견물들을 표현할 단위가 매우 엉성했다. 대중들에게 무엇인가를 표현하려 할 때 가장 빨리 이해가 되는 것이 얼마 정도의 값어치인지를 말해주는 것이다. 마르코 폴로가 전 유럽인들을 전율케 한 것은 <동방견문록>에 쓴 금은 보화에 대한 기록 때문이지 사회제도나 풍습 등의 기술이 아니었다. 재미있는 것은 <동방 견문록>은 대부분 중국의 이야기인데도 유럽인들은 오히려 인도를 주목한 이유도 인도를 묘사할 때는 길거리에 나뒹굴었다는 금은 화폐 때문이다.
 기사의 3번째 이미지

모든 영국 파운드화의 인물은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으로 통일되어 있다. 상식으로 알아두길 바란다.

화폐란 내 손에 쥘 수 있을 것 같은 욕망이다. 그 욕망을 야물딱지게 즉 분별력 있게 잡을 수 있게 만든 게 종이 화폐이다. 지폐는 17세기 영국과 스페인의 운명을 가르게 된다. 대항해시대의 초기 진입자인 스페인은 후발 주자 영국에게 패권을 빼앗기고 결국 나폴레옹의 프랑스에게 점령되어 유럽의 맹주자리를 완전히 내놓게 된다. 인류역사상 최대의 발견인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 토르데시아스 조약으로 그것에 대한 독점권까지 얻었지만 말이다. 이유는 아메리카의 금과 은 자체를 국내로 바로 유통시키면서 자국 화폐경제의 건전한 성장을 오히려 마비시켰기 때문이다. 돈이 라는 것이 교환이 가능한 상징물이 되었을 때는 그 값어치가 계속 탄력적으로 상승하지만 캐내야 할 가치자체가 되어버리는 순간 화폐는 탄력성을 잃어버리게 된다. 조선 후기 전황이란 사회행태와 같다고 보면 된다. 돈을 손에 쥐고 통용시킬 상징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곶간에 가두고 모아놓을 가치 자체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금융업으로 밥 먹고 사는 나라가 영국과 네덜란드인데 그 역사의 기원이 바로 그들이 화폐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로 이러했기 때문이다. 화폐를 그러한 상징물로 완전히 한정시키기 위해 만든 것이 지폐이다. 인간이 욕망에 대한 분별력을 지키게 만들려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말이다.
 기사의 4번째 이미지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가치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상징하는 황금. 분별력을 잃게 만드는 황금 빛

지폐가 주는 안락함은 사실 인간의 분별력에 대한 믿음이다. 반짝이는 귀금속을 바라보면 인간은 분별력을 잃게 마련이다. 지폐에 쓰여져 있거나 그려져 있는 것을 유심히 보면 어떠한 느낌이 드는가. 영화 <반지의 제왕>의 절대반지처럼 몸 안 깊숙이 감추거나 거기에 정신과 몸이 황폐해진 골룸처럼 무안한 집착을 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제시하게 만드는 시각 디자인이다. 종이 돈은 나의 신분을 증명해주는 증서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이 돈은 감추어지지 않고 오히려 돌아다니게 되고 종이 돈을 일찍 만든 나라들이 신대륙 발견의 선발주자들을 제치고 패권을 잡게 된다. 지폐가 금화나 은화를 대신하면서 인간이 균형감각을 잃지 않고 욕망에 충실할 수 있는 진정한 자본주의 발전이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지폐에 쓰여있는 것에 대한 대중들의 호감도가 약해지면서 지폐가 주는 안락함도 사라지고 있는 중이다. 통화를 발행하는 정부의 신뢰가 예전과 달리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지폐에 나오는 인물들은 이제 먼 옛날 손에 잡히지 않는 인물들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5만원건을 신사임당으로 한 것은 이미 5만원권을 통화가 아닌 재물로 보겠다는 취지가 그대로 드러난다. 실제 대한민국에서 5만원권은 그런 용도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지 않은가. 마치 금화처럼 말이다. 그래서 색깔도 가장 인간의 분별력을 떨어뜨리는 황금색이다. 그냥 듣고 넘어가기 바란다.
 기사의 5번째 이미지

인간이 추구할 귀중함이 점점 없어져감을 말해주는 전자 화폐의 등장. 귀중함이 아니라 편리함의 시대

오늘날 지폐가 초창기 지폐와 다른 가중치가 느껴지는 이유는 결국 지폐를 만드는 사회 공동체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돈이 흔해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돈이 많아진 것이 아니라 돈으로 살만한 귀중함이 없어진 것이다. 어린 시절 돼지 저금통 안의 동전이 간절했던 이유는 그것으로 우리가 귀중하게 여길 만한 것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통상 기축 통화라고 하는 달러화, 엔화, 유로화 그리고 예전의 마르크화는 그 통화를 발행하는 나라들이 제시하는 귀중함에 대한 동경과 믿음으로 그 위치를 차지했다. 돈은 그 자체의 가치가 없어야 그 역할을 가장 잘 수행하는 것이다. 돈이 가치를 매길 귀중한 생산물들이 계속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을 유지하고 그 시스템을 관리하는 신뢰받을 정부와 공동체의 롤 모델이 없다면 돈의 역할은 우리의 분별력을 혼미하게 만든 존재로 다시 돌아갈 것이다. 요즘 종이 돈에 대한 대체물로 비트 코인 등 전자 화폐의 통용이 계속 제기되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우리가 살아온 사회가치의 귀중함이 이제 예전만 못하다는 증거이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근대 이후로 급속히 발전하여 20세기에 숙적 공산주의를 무너뜨리며 그 정점을 찍은 자본주의에 대한 좀 더 다른 시각을 요구하는 세계적 요구로 이어질 것이다.

[정민우 청년의힘 이사장]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