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깨달은 산유국의 후회

알제공항에서 외국인을 당황스럽게 하는 것

  • 입력 : 2017.10.12 16:45:39    수정 : 2017.10.12 21: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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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북부에 위치하고 있는 알제리는 지정학적 특성으로 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와 연결되는 교통로 역할을 하고 있어 많은 항공사들이 알제리 수도 알제공항

(정확한 명칭은 ‘하우아리 부데디안 공항’)으로 취항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공항은 협소하고 시설이 낙후되어 있어 현재 중국 건설사가 부근에 신공항을 짓고 있다. 알제공항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여느 국제공항과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점이 많아 알제리를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들을 당황하게 하는 일이 많다.

첫째, 알제리로 여행하는 외국인들은 모두 입출국 카드를 작성해야 하는데 이 입출국 카드 양식이 한 장에 모두 좌우로 불어와 아랍어로만 명기되어 있어 이들 언어를 모르는 외국인들은 입국 때부터 난감해질 수밖에 없다. 다행히 영어를 할 줄 아는 현지인이 부근에 있다면 작성 시 물어볼 수도 있을 텐데 알제리인들 대부분이 영어를 할 줄 모른다. 입국카드도 항공기 내에서 배포하지 않고 현지 입국장에 비치된 것을 이용해야 한다. 비슷한 문화와 역사를 갖고 있는 이웃 튀니지만 해도 입국카드 작성 양식이 영어로 적혀있어 쉽게 작성했던 기억이 난다.

둘째, 알제공항에서도 짐이 늦게 도착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대부분의 항공사에서는 짐이 늦게 도착하면 추후 도착 되는대로 승객이 머물고 있는 장소까지 배달해주는데 알제공항에서는 승객이 직접 공항을 재방문하여 찾아가도록 하고 있다. 짐이 늦게 도착한 것만 해도 불만인데 승객이 공항까지 다시 가서 직접 찾아가야 한다니 억장이 무너질 일이다.

셋째, 입국장을 빠져 나오면 공항 청사 내에서 낯선 사람들이 환전하라고 호객행위를 한다. 이들은 외국인을 집요하게 따라 오며 은행 공식 환율과 블랙마켓 비공식환율 사이에서 환전을 권유한다.

넷째, 명색이 국제공항인데 시내까지 들어오는 공항버스가 없다. 게다가 시내와 연결된 지하철도 없어 누군가 픽업하지 않는다면 택시를 탈 수밖에 없고 운전기사들의 바가지 요금과의 전쟁은 피할 수 없다. (통상 시내까지 2,000디나르, 약 2만원 정도이다.)

다섯째, 출국 시 항공기에 탑승할 때까지 무려 3번의 몸수색을 거쳐야 한다. 그러고도 유럽에 도착하면 환승승객들은 다시 한 번 몸수색을 받게 된다.

여섯째, 출국 시 몸수색과 별도로 외환 소지 여부를 다시 체크한다. 알제리 정부가 허용하는 이상의 외환을 소지하고 나가다 발각되면 불이익이 따를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일곱째, 알제리 공항에도 작지만 면세점이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자국 화폐를 받지 않는다. 달러와 유로화만 통용된다. 따라서 알제리 화폐를 갖고 있다면 입국장에 들어오기 전에 모두 소진하거나 달러, 유로화로 환전해야 한다.

여덟째, 알제리 공항 내에서 인터넷 사용은 무료가 아니다. 대부분의 유럽 공항에서는 무료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으나 알제리 공항에서는 얼마 전부터 별도 요금을 지불해야 인터넷 사용이 가능해진다.

아홉째, 알제리 물가는 유럽에 비해 매우 싸다. 그러나 출국장 내에 있는 간단한 식음료 파는 곳의 물가는 유럽 수준을 뺨친다.

마지막으로 공항청사에 들어서면 마치 19세기 아메리칸 인디언들이 괴성을 지르며 백인들을 공격할 때와 같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오래간만에 찾아오는 가족이나 친지가 반갑고 환영한다는 의미로 출영 나온 현지 여성들이 지르는 괴성이므로 놀랄 필요가 없다.

최근 한국과 알제리의 교역규모가 커짐에 따라 현지 공항에 나가면 알제리로 입국하는 한국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알제리 공항의 특성을 미리 알고 온다면 현지에 도착해 당황해 하는 일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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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알제 국제공항



[조기창 KOTRA 알제무역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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