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깨달은 산유국의 후회

오지(奧地) 알제리에서 활약 중인 청년 인턴들

  • 입력 : 2017.09.18 21:05:21    수정 : 2017.09.18 21: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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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업무 중인 코트라 인턴들 (필자 직접 촬영)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알제리에 대해 생소하다. 기껏해야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 예선에서 우리에게 4:2의 패배를 안겨준 나라, 아프리카 어딘가에 있는 국가로 알고 있고 조금 더 아는 분들은 ‘이방인’과 ‘페스트’의 작가인 카뮈가 태어난 나라, 2차 대전 때 프랑스 외인부대의 주요 구성원 국가 정도로 알고 있을 듯싶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알제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테러’ 일 정도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하기야 얼마 전에도 알제리에서 경찰서를 겨냥한 자살폭탄 공격으로 경찰관 2명이 사망했다는 국내 언론 보도가 있었고, 심심치 않게 유럽에서 발생하는 테러 사건에도 알제리 인들이 관련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더구나 알제리로 관광 오는 한국인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여행 프로그램인 KBS의 ‘걸어서 세계 속으로’와 EBS의 ‘세계테마기행’에서 조차 한 번도 소개된 적이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알려진 국가가 아니다.

이와 같이 생소하고 위험한 곳으로 인식되고 있는 알제리로 최근 많은 청년들이 직무경험을 쌓고 역량을 기르기 위해 인턴 자격으로 찾아오고 있다. 특히 최근 청년 실업난 해소를 위해 정부에서 많은 청년들을 해외 인턴으로 내보내고 있는데 알제리도 예외가 아니어서 대사관뿐만 아니라 KOTRA, KOICA(한국국제협력단), KOPIA(해외농업기술센터) 등으로 1-3명의 인턴들이 꾸준히 파견되고 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이곳에 오는 인턴들 대부분이 여성들이라는 점과 이들 인턴들은 생각보다 훨씬 현지에 잘 적응하면서 자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각 기관장들은 평가하고 있다.

대사관의 경우, 젊은 여성 행정원 2명 (이들은 인턴은 아니고 외교부에서 파견한 비정규직 직원임)이 영사와 총무업무를 담당하거나 보조하고 있으며 KOTRA의 경우에도 지난 2년 동안 한두 명씩 대학생들이 6개월간, 무역관에서 인턴과정을 잘 마치고 귀국하여 이미 취업을 하였거나 취업 준비 중에 있다. KOICA, KOPIA에서도 인턴들이 각 기관 특성에 맞는 업무를 잘 배우고 수행하면서 기관들이 현지 활동을 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인턴들은 알제리로 배정받았을 때 부모님, 친구 등 주위 분들로부터 알제리는 위험한 국가인데 가도 괜찮겠느냐는 걱정 어린 말씀을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인턴들 대부분은 막상 알제리에 체류하다보니 한국에서 생각했던 것만큼 이곳이 위험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들이 별로 가고 싶어 하지 않는 오지(奧地)인 알제리로 기꺼이 와서 열심히 배우고 익히는 모습을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특히 한국식당은 고사하고 한국식품점도 없는 이곳에 와서 나름 식생활을 해결하며 잘 지내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까지 하다.

현재 무역관 인턴은 개인주택에 입주해 있는 무역관 내에서 거주용 방을 하나 배정 받아 이곳에서 먹고 자며 생활하고 있다. 이 인턴은 시장조사 및 번역, 무역사절단, 해외전시회 등 마케팅 업무 등을 보조하며 현장에서 비즈니스 실무를 배우면서 휴일에는 한인회가 교민 및 주재원 자녀를 위해 운영하고 있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과정의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색다른 경험도 하고 있다. 또한 알제리에는 교민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한국에서 운동선수들이 국제 경기에 참가하여 이곳에서 경기를 치를 때도 빠짐없이 응원에 나서기도 하고 대사관이나 교민회가 주최하는 체육대회에도 참가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또 각 기관에 파견된 인턴들끼리 주말이면 서로 만나 외식도 하고 대화를 하며 외로움을 달래기도 한다.

유럽보다 크게 뒤떨어지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아름다운 날씨, 유럽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한 물가 그리고 한국인들에게 말을 먼저 걸어오며 인사하는 친절한 현지인들을 쉽게 볼 수 있는 알제리도 찾아보면 좋은 점들이 많다. 그래서 필자는 오늘도 무역관 인턴에게 좋은 점만 보면서 즐겁게 지내고 짧은 알제리에서의 인턴 경험이 본인의 장래에 많은 도움이 되도록 유용하게 시간을 보내라고 조언해주고 있다.

[조기창 KOTRA 알제무역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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