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욱 변호사의 완생노동법

[정재욱 변호사의 완생노동법] ‘연차휴가수당’과 ‘연차휴가 사용촉진제도’ (1)

  • 입력 : 2017.03.10 22:11:08    수정 : 2017.03.13 2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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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연차휴가의 사용률을 높이기 위한 개선방안으로 ‘연차휴가 사용촉진 제도’가 도입되었으나 실제 제도 실시율은 여전히 30%대에 머물고 있다. [사진 출처: getrefe.tumb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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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2004년부터 단계적으로 주5일제가 도입되어 노동시간이 점차 줄어들었지만, 지난 2월 22일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서 집계한 노동시간 통계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1인당 연평균 노동시간은 2015년 기준 2,113시간으로 OECD 35개국 중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높다.

연차유급휴가(이하 ‘연차휴가’)가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는 것도 한국의 노동시간이 높은 이유 중 하나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2016년 11월 29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13년 기준 평균 연차휴가 부여일수는 14.2일, 사용일수는 8.6일, 미사용일수는 5.6일로 연차휴가의 약 60%만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적으로 비교해보더라도 우리나라는 연차휴가 부여일수가 매우 짧고, 미사용률은 매우 높은 나라에 속한다1).

지난 2003년 연차휴가의 사용률을 높이기 위한 개선방안으로 ‘연차휴가 사용촉진 제도’가 도입되었다. 그러나 사용자들이 연차휴가 사용촉진 제도를 적극적으로 실시하지 않아, 2013년 기준 연차휴가 사용촉진 제도의 실시율이 30%대에 머물고 있다.

설령 연차휴가 사용촉진 제도를 도입했다 하더라도, 도입 취지와 다르게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지 않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예컨대, 근로기준법상 요구되는 연차휴가 사용촉진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연차휴가 사용촉진 제도를 이유로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연차휴가수당은 어떻게 지급되어야 하고, 연차휴가 사용촉진 제도는 어떻게 실시되어야 바람직한 것일까?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못한 경우에도 연차휴가수당은 지급해야

우선 연차휴가에 대해 살펴보면,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는 1년 동안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 3년 이상 계속하여 근로한 근로자에게는 최초 1년을 초과하는 계속 근로 연수 매 2년에 대하여 1일의 유급휴가를 추가로 주어야 한다. 이와 같이 추가로 부여되는 휴가를 포함한 총 휴가 일수는 25일을 한도로 한다(근로기준법 제60조 제4항). 한편,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 동안 80%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는 1개월 개근 시마다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근로기준법 제60조 제3항).

위 규정에 따른 유급휴가를 통상 ‘연차휴가’라고 한다. 연차휴가는 유급휴가이기 때문에, 연차휴가 기간 동안에는 실제로 근로제공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취업규칙에 따라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 이를 통상 ‘연차휴가수당’2)이라고 한다. 즉, 연차휴가기간에는 일을 하지 않아도 연차휴가수당을 지급받게 된다3).

위와 같은 연차휴가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이상 1년 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된다(근로기준법 제60조 제7항). 다만, 이와 같이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가 소멸하더라도 휴가기간에 지급되어야 하는 연차휴가수당 청구권은 여전히 잔존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법원도 1년 이내에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아니하거나 1년이 경과하기 전에 퇴직 등의 사유로 더 이상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정된 경우에는 그 휴가권이 소멸하는 대신 연차휴가일수에 상응하는 임금으로서 연차휴가수당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2000. 12. 22. 선고 99다10806 판결, 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3다48549 판결 등). 임금채권의 시효는 3년이므로(근로기준법 제49조), 연차휴가청구권이 소멸된 직후로부터 3년이 지나면 근로자는 연차휴가수당을 더 이상 청구할 수 없다.

정리하자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연차휴가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휴가기간을 유급(연차휴가수당 지급)으로 처리하여야 하고, 미처 연차휴가를 다 사용하지 못한 경우에도 그 미사용 연차휴가일수에 상응하는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예컨대, 2014년 입사한 근로자가 2015년에 만근을 한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2015년 만근에 대한 대가로 2016년에 15일의 연차유급휴가를 부여하여야 한다. 만약, 근로자가 2016년에 10일의 연차유급휴가만 사용하고 5일은 사용하지 못한 경우, 사용자는 5일치에 해당하는 연차휴가수당을 2017년도에 지급하여야 한다.

미사용 연차휴가에 대한 연차휴가수당 지급의무를 면하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이 정하고 있는 연차휴가 사용촉진조치를 취하여야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연차유급휴가의 사용을 촉진하기 위하여 일정한 조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휴가를 사용하지 아니하여 휴가가 소멸한 경우에는 사용자는 그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에 대하여 보상할 의무가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근로기준법 제61조). 여기서 말하는 일정한 조치는 아래와 같다.

1. 연차유급휴가의 사용기간이 끝나기 3개월 전을 기준으로 10일 이내에 사용자가 근로자 별로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 일수를 알려주고, 근로자가 그 사용 시기를 정하여 사용자에게 통보하도록 서면으로 촉구할 것(이하 ‘시기지정촉구’)

2. 시기지정촉구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촉구를 받은 때부터 10일 이내에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의 전부 또는 일부의 사용 시기를 정하여 사용자에게 통보하지 아니하면 연차유급휴가의 사용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사용자가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의 사용 시기를 정하여 근로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할 것(이하 ‘사용시기통보’)

사용자가 위와 같은 시기지정촉구 및 사용시기통보 조치를 적법하게 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연차휴가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연차휴가 미사용에 따른 사용자의 금전보상의무가 면제된다.

예를 들어 연차유급휴가의 사용기간이 1월 1일 ~ 12월 31일인 회사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이러한 회사의 경우 12월 31일에 당해연도의 연차유급휴가 사용기간이 종료된다. 따라서 회사는 그로부터 6개월 전인 7월 1일부터 7월 10일 사이의 기간 동안 근로자에게 잔여 휴가 일수를 알려주고, 앞으로 휴가를 언제 사용할 것인지 정하여 회사에 통보하도록 서면으로 촉구하여야 한다. 이러한 시기지정촉구를 받은 근로자는 10일 이내에 회사에 언제 휴가를 사용할 것인지 정하여 통보하여야 한다. 근로자가 이러한 통보를 하지 아니하고 아무런 응답이 없는 경우 회사는 10월 31일까지 근로자의 휴가 사용 시기를 정하여 해당 근로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하여야 한다. 이러한 사용시기통보 조치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휴가를 사용하지 아니하여 휴가권이 소멸된 경우에는 회사(사용자)는 그 미사용 휴가일수에 상응하는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그런데, 실무상 시기지정촉구만 하고 사용시기통보는 하지 않는 등 근로기준법에 따른 연차휴가 사용촉진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연차휴가 사용촉진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오인하여 미사용 연차휴가에 대한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하여 연차휴가수당 지급과 관련한 법적 분쟁이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2)편에서 계속.



1) 글로벌 여행정보회사 Expedia의 Vacation Deprivation Survey가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2016년도 연차휴가 부여일수는 15일로 홍콩(14일), 미국, 캐나다, 멕시코, 태국(15일)과 더불어 연차휴가 부여일수가 가장 짧은 국가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연차휴가 사용 일수는 8일로 조사대상 28개국 중 가장 짧으며, 미사용 일수는 7일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긴 편으로 집계되었다(평균이 아닌 중위값 기준).

2) 실무상 연차수당, 연차휴가수당, 연차휴가근로수당, 미사용 연차(휴가)수당 등의 용어가 구분 없이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엄밀히 살펴보면, 현행법 상으로는 연차휴가와 관련한 수당은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연차휴가를 사용하였을 때 유급으로 지급되는 연차휴가수당이 있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에 따라 ‘1년 동안 80% 이상 출근’ 또는 ‘1개월 개근’의 대가로 주어지는 것이다.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더라도 이 연차휴가수당은 청구할 수 있는데, 이 때의 연차휴가수당을 ‘미사용 연차(휴가)수당’이라 부르기도 한다. 둘째, 연차휴가일에 휴가를 보내지 않고 근로를 하였을 때 그 근로에 대한 대가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는데, 이를 통상 ‘연차휴가근로수당’이라 한다. 이는 ‘연차휴가일에 제공한 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것으로 ‘연차휴가수당’과는 개념적으로 구분된다.

3) 이와 같은 연차휴가 및 연차휴가수당에 관한 규정은 원칙적으로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근로계약서 등에 사용자가 연차휴가를 부여한다는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이라도 연차휴가를 부여하여야 하고, 연차휴가기간을 유급으로 처리하여야 한다.

[정재욱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대학원 박사과정(노동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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