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한 사회로 가는 길

내가 내게 주는 상을 받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큰 상이다

  • 입력 : 2018.02.06 11:25:20    수정 : 2018.02.06 18:4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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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이 가장 큰 상인가? 무궁화대훈장이 가장 큰 상인가? 어느 종교단체는 영국여왕상을 받았다고 프랭카드를 여기저기 붙여 놨다. 누구에게 상을 받더라도 무엇이 달라지지 않는다. 상을 받으면 기분은 좋다. 어떤 사람은 남의 공적을 마치 자기가 한 것처럼 하여 상을 받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받은 상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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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픽사베이



청백봉사상, 경기공무원대상, 국무총리표창, 장관표창, 도지사표창, 시장표창 등을 25번이나 받았으니 나도 상을 많이 받은 편이다. 그럼 내가 받은 상 중에 어느 상이 가장 큰 상인가? 직위별로 보면 국무총리표창이 가장 높다. 그러나 내가 받지는 못했지만 대통령상은 1년에 시군별로 1개 정도 배정된다. 국무총리 표창은 1년에 2개 이상 배정된다. 그렇지만 청백봉사상은 29년 동안 재직하는 동안 내가 처음 수상했다. 경기공무원대상도 1년에 경기도에서 5명 이하에게만 주어진다.

직위가 높은 국무총리 표창을 받으면 5급이상 공무원이 징계를 받게 될 경우 1단계 감경해 주니까 국무총리 표창이 가장 큰 상인가. 청백봉사상은 29년 동안 1명만 받았으니까 가장 큰 상인가. 설사 그 상이 가장 큰 상이라고 하더라도 무엇이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받을 때 기분만 좋을 뿐이다.

어떤 여성이 효부상을 받았는데 신문에 공적이 보도되었는데 시어머니를 수년 동안 모셨다고 되어 있었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신문을 보고 시부모를 모시지도 않고 모셨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문제가 되었던 적이 있다. 이렇게 상을 받으면 그 상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신문에 보도된 것이 자랑이 아니라 부끄러움이 되어 버린 것이다.

어떤 업무를 추진한 유공직원을 표창대상자로 추천하라고 했다. 매년 표창장이 내려오니까 다른 직원은 이미 받았고, 신규직원은 대상이 아니라며 평소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직원을 표창대상자로 하자고 했다. 표창대상자가 없으면 표창을 하지 않는 것이 맞지 아무에게나 주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표창대상자를 추천하지 않았던 적이 있다.

공직생활을 시작한지 2년도 안 되었을 때 연말에 표창을 받으러 오라고 해서 갔던 적이 있다. 면사무소에서 추천한 것이 아니라 민원인들이 추천해서 주는 친절봉사상이라고 했다. 내가 민원인에게 특별히 친절하게 했다는 생각이 없었다. 다만 나는 주민들이 모르고 손해를 보는 것이 있어서 자세하게 알려줬을 뿐이다. 내가 한 일을 누군가가 알아주는 것은 기분이 좋다.

평소에 열심히 잘하는 사람을 표창대상자로 추천하여 사기를 높여 줘야 함에도 사람들은 그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다른 사람이 잘한 것을 인정해주고 칭찬해주는데 인색하다.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사람이 상을 받는 것이 아니라 남이 한 일을 자신이 한 것처럼 하는 사람이 상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니 상의 권위도 떨어지고 상을 받는 의미도 떨어진다.

노벨상이나 훈장이나 대통령상이나 받아야 할 사람이 받는다면 그 상이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 상은 큰 상도 아니고 의미도 없는 상이다.

세상에서 가장 큰 상은 자신이 자신에게 주는 상이다. 노벨상도 아니고, 훈장도 아니고, 대통령상도 아니다. 자기가 자신에게 주는 상은 양심에 부끄러울 것이 없을 때 주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모르는 비리가 있어도 떳떳하지 못하면 줄 수 없는 상이다. 양심껏 떳떳하게 살아온 사람만이 자신에게 상을 줄 수 있고, 받을 수 있다.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고, 남에게 부끄럽지 않은 상이 정말로 값진 상이다. 진정으로 의미가 있는 상이다.

[김운영 시흥시청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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