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한 사회로 가는 길

손해를 보더라도 양심은 지켜야 한다

  • 입력 : 2018.02.14 11:37:40    수정 : 2018.02.14 19:4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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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는 보행자 우선이라는 이야기를 들어 한 번 시험해보고 싶었다. 횡단보도가 없는 곳에서 차가 오는 것을 보고 한발 내딛었더니 달리던 차가 멈췄다. 발을 거둬들이며 지나가라고 했더니 운전자는 나에게 건너가라고 했다. 계속 지나가라고 했지만 끝까지 나에게 지나가라고 하여 건너가며 괜한 짓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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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픽사베이



로마교황청 관광을 할 때 들은 이야기다. 1527년, 신성로마제국의 카를 5세가 로마를 공격, 교황청을 비롯한 로마 전역을 약탈한 '사코 디 로마(Sacco di Roma)'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로마 시내 대부분이 폐허가 된 이 전투에서 중과부적이던 교황청 수비대는 대부분 도망갔고 유일하게 스위스 근위대만 남아 교황을 지켰다.

이에 당시 교황 클레멘스 7세는 스위스 근위대에게도 돌아갈 것을 권고했지만 스위스 근위대는 끝까지 남겠다는 맹세를 지켜야한다고 했다. 이후 교황이 피신할 시간을 벌기 위해 성 베드로 대성당 인근에서 끝까지 버티며 싸우다가 전원이 전사했다. 여기에 크게 감명 받은 교황 클레멘스 7세는 이후 교황청은 오로지 스위스 근위대만 고용하도록 못 박았으며 이후 500년의 세월 동안 바티칸은 오직 스위스 근위대가 수호하게 됐다.

우리 속담에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다는 이야기가 있다. 단속을 맡은 사람이 단속을 하지 않고 오히려 불법을 눈감아주며 금품을 수수하는 것을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불법을 눈감아주며 금품을 수수하거나 편법을 유도하여 법질서를 어지럽히는 단속원은 차라리 없는 것이 낫다.

노점상 단속업무를 용역업체에 위탁한 적이 있다. 용역업체에 맡겼는데 노점상이 발생했다고 민원이 발생해 현장에 갔더니 정말로 노점상이 있었다. 그래서 용역업체 관계자에게 왜 단속을 하지 않느냐고 했더니 그 사람들에게 가서 나 때문에 단속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여 노점상들이 내게 몰려와서 항의를 받았던 적이 있다. 대가를 받으며 용역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이다.

조금 빨리 가려고 교통경찰이 없거나 CCTV가 없는 곳에서 신호를 위반하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횡단보도가 아닌 곳을 무단횡단 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신호를 지키는 것은 공중도덕이기도 하고 약속이기도 하다. 누가 지켜본다고 지키고 누가 지켜보지 않는다고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니다. 신호를 잘 지키는 사람에게 융통성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스위스 근위대가 끝까지 버티며 싸우다가 전원이 사망하면서도 맡은바 임무를 지키려고 했던 것처럼 공직자는 자신이 맡은 바 소임을 수행하면서 자신이 맡은 바 소임을 다해야 한다. 단속업무를 맡았으면 어떠한 어려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소임을 다해야 한다. 불법을 눈감아 주며 금품을 수수하거나 편법을 알려주어 불법을 부추기는 일이 없어야 한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맡은바 소임을 다해야 한다.

[김운영 시흥시청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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