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행복한 수면

황병일 수면칼럼 - 사람과 다른 수면 패턴을 가진 강아지가 꿈을 꾼다?

  • 입력 : 2018.02.08 11:05:59    수정 : 2018.02.08 20: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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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퇴근하고 돌아오면 제일 반겨주는 놈이 있다. 우리 집 넷째라고 부르는 애완견 꼬물이다. 이 녀석이 온지 4년이 되었다. 아내는 자식 뒷바라지에 온 신경을 쓰며 살았다. 막내가 대학을 가고 나서 불청객이 찾아왔다. 감정 기복이 커지고 헛 살았다며 한숨을 쉬는 등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갱년기에 우울증 증세가 나타났다.

민감하게 본 딸아이가 어느 날 떡 하니 푸들을 분양 받아왔다. 3개월 된 새끼였다. 그 녀석이 온 날 집안은 난리가 아니었다. 아내는 누가 키울 거냐, 똥은 누가 치울거냐 그야말로 쑥대밭이었다. 데리고 온 딸아이는 실컷 야단을 맞고 넋 나간 표정으로 강아지만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아내에게는 비밀로 했지만, 실은 분양하는데 동의한 것은 필자였다. 딸아이가 엄마한테는 반려견이 있어야 한다며 분양비를 요청해왔다. 필자는 머뭇거리다가 사건을 쳤다. 이것이 우리 집 넷째라는 꼬물이가 들어온 사연이다.

한 달간 소란이 있었지만, 꼬물이가 오고 나서 집안 분위기가 한결 밝아졌다. 이전에는 퇴근 하고 돌아오면 자기 방으로 들어가서 나오지 않았던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졌다. 거실에 나와서 꼬물이 얘기로 웃고 신기해 하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배변 훈련할 때는 서로 배변패드를 갖다 들어 밀기에 열중했다. 그 덕에 한 달 만에 배변을 가리게 되는 성과를 올렸다.

차츰 반려견을 키우면서 불편한 점이 나타났다. 낮에는 집에 없어서 별 문제가 없었지만, 밤에는 따로 잠을 자려고 시도를 했는데 그게 쉽지 않았다. 낑낑거리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 발걸음 소리에 밤중에 짓는 일이 잦아졌다. 데리고 자면 수시로 용변을 보고 싶다고 문을 긁어대고 들락거리는 바람에 잠이 깨는 일이 생긴 것이다.

수면사업을 하는 필자로서 강아지 수면 패턴을 공부하게 되었다. 평균 수면시간은 여러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나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건강한 경우 평균 수면시간은 대략 14-17시간 정도이다. 평균 8시간을 자는 사람과 비교해서 많이 잔다. 깨지 않고 한 번에 쭉~ 자는 시간이 아니라, 중간에 깨어서 활동을 하다가 다시 잠드는 시간을 모두 합친 시간이다.

나이가 어린 강아지는 신체적 성장과 새로운 정보들을 인식하고 저장하는 시간이 사람과 마찬가지로 잠을 자면서 이뤄진다. 그래서 잠을 많이 잔다. 또한 나이가 많은 강아지는 평균보다 잠을 많이 잔다. 신체 기능이 저하되며 생기는 현상이다.

강아지도 꿈을 꾼다. 렘수면(얕은 잠)과 논렘수면(깊은 잠)으로 이루어져 있고 꿈을 꾸는 것은 렘수면이다. 강아지는 사람과 다르게 전체 잠의 80%정도가 렘수면(얕은 잠)이라고 한다. 그래서 자고 있는 것 같은데 작은 소리에도 재빨리 반응하는 것이다. 좋게 보면 집을 잘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반려견의 수면 및 배변주기 등 생활패턴에 대해 알고 대하면 한결 잠자리가 좋아진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모르면 수면장애를 초래하고 애완견을 원망하게 만들게 된다. 사람과 강아지가 수면에 방해를 받으면 일상 생활을 안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낮에 반려견 홀로 집을 지키는 경우가 많다. 놀아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주로 잠을 자게 된다. 산책을 자주 하는 강아지가 성격이 예민하지 않고 착하다고 한다. 낮에 산책시킬 수 없을 때는 밤이라도 바깥 공기를 맡게 해주고 용변을 보게 해주는 게 좋다. 이런 활동으로 강아지는 스트레스가 풀리고 잠을 잘 자게 만든다. 밤에 수면을 취해야 하는 사람을 방해하지 않도록 반려견을 훈련시켜야 한다.

사람과 반려견은 생활패턴이 다르기 때문에 따로 수면을 취하도록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아지와 한 침대에서 같이 자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강아지가 따로 자면 좋으련만 쉽지 않는 게 현실이다. 강아지와 따로 자다가 밤 중에 짓는 소리에 놀라 어쩔 수 없이 같이 자는 경우가 생긴다. 이웃에게 민폐를 끼치기 때문이다.

강아지의 체온은 38~39도로 사람보다 높다. 추운 겨울 곁에 있으면 따뜻함이 전해진다. 여름에는 완전 반대이긴 하지만 말이다. 강아지와 같이 자야 한다면 배변판 등을 침대 근처에 놓아주고 깨고 일어나 다시 자기 좋은 환경으로 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당연히 수면전문가는 사람의 숙면에 방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강아지와 같이 자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같이 자야 한다면 방법을 찾아보자. 강아지와 자다가 깨었으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인지행동이 도움이 된다.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적응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강아지로 인한 중도각성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면 여러 대안을 고민해 보길 권한다.

[황병일 까르마수면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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