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따라잡기 : 부모와 함께 하는 학생부 종합전형 준비

[서울대 학종준비 1] 꿈이 없고 꿈이 변한다고 걱정하지 마라.

  • 입력 : 2017.11.02 11:27:16    수정 : 2017.11.02 22: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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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들은 자신의 꿈과 잠재력을 잘 모른다.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오락가락 한다.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그렇다. 그런데 학생부 종합전형에서는 고등학교 때 진로를 결정하라고 요구한다.

학생부의 진로 희망 사항은 1학년 때에는 넓게 범위를 잡고 점차 학년이 올라가면서 구체적인 진로를 정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수많은 진학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학생의 전공 적합성과 전공에 대한 학업 역량을 더 좋게 평가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은 우리 성인들이 갖고 있는 것처럼 구체적인 꿈을 꿀 수가 없다. 그들은 아직 자기 정체성도 성립되지 않았고, 세상을 잘 모르는 질풍노도의 시기이고, 세상에 대한 경험도 부족하다. 그런 청소년들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계획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이 대목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의 진로 희망이 학생들에게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된다. 어떻게 세상의 직업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성인들 수준의 진로 희망을 요구할까? 그것도 아주 구체적으로 말이다. 굉장히 무리한 요구이고 청소년을 잘 모르거나 청소년을 사랑하지 않는 처사이다. 학생들의 상상력과 꿈과 희망을 억압하는 처사가 될 수도 있다.

● 교수와 대학생

진학지도 교사 협의회 모임에서 다른 학교의 한 선생님과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 분은 나와 같이 고등학교 시절에 자신의 미래 진로와 직업을 결정하여야 한다는 대학의 요구에 불만이 많았다. 그 분은 대학교 입학 관련 교수와 만난 기회에 이러한 질문을 하였다.

“교수님은 어떻게 교수가 되셨나요?”

“대학원 졸업하고 노력하다보니 교수가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에 그 대학의 교수가 되기로 결정을 하였습니까?”

“아니요, 그 때에는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대학에 가서 공부를 하다 보니 대학원엘 가고 싶어졌고, 그래서 노력하였더니 교수가 되었습니다.”

이 말을 듣고 그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교수님도 고등학교 시절에는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떤 진로를 분명히 결정하지 못했단 말이네요? 그런데 왜 지금의 고등학생은 진로를 결정해야 하지요? 도대체 고등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다고!”

그 교수님은 많은 갈등을 겪으면서 대학에 갔고, 또 다른 갈등을 겪으면서 자신의 진로를 수정하고 결정하여 교수직에 이르게 되었다. 교수도 고등학생 때 진로를 결정하지 못했는데 왜 현재 고등학생들은 진로를 결정해야만 하는지 의문이다. 현재 입학사정관으로 근무하는 사정관들 중에 고등학교 시절에 입학 사정관을 꿈꾸었던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아마도 입학 사정관이란 직업이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우연히 입학 사정관이 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므로 청소년 시절에 진로를 구체적으로 정하라는 요구는 무리이다.

2017년 3월 15일 중앙대는 재학생 4,140명 대상의 취업과 진로의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발표하였다(http://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170819). 그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84.6%인 3,501명의 학생이 자신의 진로를 고려해서 대학 진학을 결정했다고 응답하였다.

그러나 이들은 앞으로 자신이 어떤 진로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능력과 역량을 아직도 잘 모르기 때문이고(31.7%, 1313명), 그 다음이 흥미와 적성을 모르기 때문이라는 응답이었다(22.1%, 91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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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대학에 입학할 때에는 자신의 진로를 생각하고 고민하여 현재의 대학과 전공으로 진학을 하였지만, 대학 생활을 하는 가운데에서도 진로의 선택에 대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고등학교 시절에 진로를 결정하라는 분위기적인 압력을 고등학생들에게 가하고 있는 것은 이런 압력은 학생들에게 행복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느낀다.

자신의 꿈이 수시로 바뀔 만큼 많은 꿈과 희망이 있는데, 어떻게 깔때기 모양으로 일관성이고 구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을까? 시대는 변하고 직업도 변하는데 어떻게 현재의 직업을 중심으로 진로 희망을 구체적으로 적도록 요구하는 것일까? 앞으로 어떤 직업이 사라질 것이며 어떤 직업이 생길지도 모르는데, 현재 수준에서 직업을 진로 희망에 적어야 하는 것인지 참 답답하다.

● 서울대는 다르다

다행히 서울대학교는 진로를 바꾸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일생을 가면서 수시로 바뀔 수 있는 것이 진로인데, 청소년인 고등학생이 어떻게 진로를 온전히 결정하겠느냐 하는 것이다. 청소년들은 배운 지식도 적고 경험한 진로에 대한 지식과 의식도 매우 제한적이다. 그러므로 꿈이 변하고 진로가 바뀌는 것은 당연한 청소년의 현상이다.

서울대는 그렇게 해석을 함으로써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참 고맙다. 전공적합성도 세밀하게 보지 않는다. 큰 테두리에서 확인한다. 다만 그 학생의 학업역량과 태도를 평가하기 때문에 어떤 전공이나 진로를 선택하든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마도 마지막 학생이 지원하는 전공이 그 학생의 가장 올바른 진로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청소년들은 자신의 꿈이 변한다고, 자신의 꿈이 구체적으로 없다고 해서 걱정하지 말자. 앞으로 꿈은 생길 수 있다. 대학생도 진로와 꿈 때문에 많이 방황하고 있지 않는가. 다만 현재 좋아하는 과목과 활동에 집중해보고, 부담이 되는 과목과 활동도 극복해 보자. 의외의 흥미와 적성을 발견할 수 있다. 수업에 최선을 다해보고, 학교 활동에 몰입해 보자. 그러는 가운데 꿈이 생기고 진로가 결정되기도 한다. 인위적으로, 너무 급하게 하려고 하지 말자. 인생은 길고 세상은 변하고 직업은 생기고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배상기 서울 청원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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