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깨달은 산유국의 후회

나눔을 실천하는 인정 넘치는 알제리인들

  • 입력 : 2017.10.30 16:29:39    수정 : 2017.10.30 20: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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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는 레바논, 요르단, 이집트 등 소수의 기독교인들이 이슬람교인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는 다른 중동 및 북아프리카 국가들과는 달리, 모든 국민이 이슬람교를 믿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오래 전부터 내려 온 불교와 조선 말 또는 해방 이후 미국으로부터 유입된 기독교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런지 이슬람교에 대해 잘 모르고 있을 뿐 아니라 많은 오해와 편견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슬람교 하면 과격한 자살폭탄, 납치, 테러, 유물파괴 등을 먼저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극히 일부 이슬람 근본주의자나 IS와 같은 극단주의자들의 잘못된 종교관과 용서받지 못할 행동일 뿐 대부분의 이슬람인들은 평화를 사랑하고 이웃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보통의 알제리 사람들도 매우 가족적일 뿐 아니라 이웃은 물론이고 낯선 이방인에게도 친절과 베품을 실천하고 있다. 실제 알제리에서는 사하라 사막 넘어 수천 km 떨어진 말리에서 유입된 걸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피부색깔도 완전히 달라 이들이 이방인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그런데도 이들을 추방하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많은 알제리인들은 이들에게 적선(積善)을 한다. 이들에게 뿐만 아니라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가난한 현지인들에게도 몇 푼의 동전을 주는 모습을 흔히 보게 된다.

한번은 휴일 날, 필자가 아내와 함께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수십 km 떨어진 티파자라는 곳의 로마 유적지를 간 적이 있는데 많은 알제리인들이 가족과 함께 메트를 깔고 잔디밭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한 가족에게 다가가 영어 반, 제스처 반으로 배가 고픈데 갖고 온 음식을 줄 수 있느냐고 했더니 온 가족이 나서 음식을 권하는 모습을 보고 이들의 넉넉한 인심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나는 웃음으로 여러분의 인심을 파악하기 위해 그런 것이라고 정중히 사과하고 거절 했지만 이곳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다.

최근에는 대형슈퍼마켓 안에 있는 푸드 코트 내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이스크림 미디엄사이즈를 주문했는데 평소보다 양이 작았지만 그냥 다 먹고 컵을 쓰레기통에 버리려다 빈 컵을 들고 다시 그 매점으로 가서 방금 전에 미디엄사이즈를 주문했는데 종전 보다 양이 작은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러자 두말없이 어느 아이스크림을 원하느냐며 큰 국자로 내가 가리킨 아이스크림 한 뭉치를 더 얹어주었다. 그래서 나는 ‘I am very happy.’라고 했더니 그 종업원도 영어로 ‘Me too’라고 답변하였다.

이런 인정이 어디 이것뿐 인가? 언젠가는 500달러를 사설환전소에서 유로화로 환전을 했는데 필자는 받은 유로화를 그 자리에서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집으로 돌아와서 세어보니 20유로가 부족했다. 즉시 환전소에 가서 20유로를 덜 받았다고 하니 환전상은 바로 20유로를 내주었다. 나는 그 환전상에게 나를 어떻게 믿고 20유로를 더 주냐고 했더니 당신은 나의 고객이며 당신을 믿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우리 이웃집 개가 밤새 짖어대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자 필자는 또 다른 이웃에게 불만을 토로하며 그 집에 가서 같이 항의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그 이웃은 ‘우리는 그런 일로 이웃과 불편한 관계를 갖지 않는다’며 ‘네가 이해하라’고 했다. 알제리 사람들의 관대함에 다시 한 번 감탄했다.

비록 넉넉한 삶은 아니지만 이웃과 이방인에게 자기 것을 나누고 그들의 어려움을 함께 하며 이해하려고 하는 알제리 사람들을 보면서 기부와 나눔에 인색했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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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알제리인들은 매우 가족적이고 이웃에게 나눔을 베푼다.





[조기창 KOTRA 알제무역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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