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따라잡기 : 부모와 함께 하는 학생부 종합전형 준비

개기일식과 학생부종합전형

  • 입력 : 2018.01.26 11:09:35    수정 : 2018.01.26 22: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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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 종합전형은 학생부의 다양한 기록으로 학생의 우수성을 검증하여 합격자를 선발하는 전형이다. 그러므로 학교에서 체험활동을 많이 하고 그 실적이 우수하면 합격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활동보다는 학업역량을 나타내는 자료가 풍부한 것이 좋다. 활동이 아무리 많아도 학업역량을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것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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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픽사베이



◾ 작은 달이 큰 태양을 가린다

2017년 8월 21일 미국 동부와 서부를 가로지르는 개기일식이 있었다. 이러한 미국 전역에 걸친 개기일식이 일어난 것은 1918년 이후 99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일식은 태양의 아름다움과 열, 빛이 상대적으로 미미한 물질인 달에 완전히 가려져 주위가 어둡고 차가워지는 자연현상이다. 달이 태양을 가릴 때에 태양의 일부분을 가리는 것이 부분일식이고, 태양 전체를 가리는 것이 개기일식이다.

개기일식은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로 들어와서 태양 표면에서 나오는 빛을 거의 완전히 차단하면서 일어난다. 즉, 태양이 달에 가려서 전혀 보이지 않는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태양과 달의 크기와 지구에서 달과 태양까지의 거리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태양은 달보다 400배 크지만, 지구와 태양의 거리는 지구와 달의 거리보다 400배 멀다. 이러한 상대적인 위치 때문에 태양과 달은 같은 크기로 보인다. 그래서 태양과 달이 한 줄로 늘어서면 달이 태양을 모두 가릴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개기일식이 일어나면 달이 태양을 가려서 태양으로부터 나오는 빛과 열이 차단되어 기온이 섭씨 5~6도 정도 떨어져 공기가 차가워지고, 빛이 사라지고 어두워진다. 그때는 새들이 잠잠해지기도 하고 인간은 추위와 공포를 느끼기도 한다.

작은 달이 거대한 태양을 가려 빛과 온기를 차단할 수 있는 것처럼, 일상에서 직면하는 사소하고 고질적인 문제를 지나치게 확대하여 받아들이면, 정말 중요하고 핵심적인 것을 놓칠 수가 있다. 엄지손가락처럼 작은 것도 눈에 가까이 갖다 대면 태양처럼 큰 것을 가릴 수 있다. 그러나 태양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다. 중요하지 않은 것에 지나치게 집중한다면, 우리의 시야가 가려져 하늘을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런 경우는 인생의 행로가 바뀔 수도 있다.

◾ 교과는 태양, 비교과는 달

지구를 밝히는 것은 태양이고 달은 어둔 밤을 밝히는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 고등학교 생활에서도 달과 태양과 같은 것이 있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해야 하는 많은 활동들 중에서 태양과 같은 것은 학업능력을 함양하는 교과학습관련 활동이고, 달과 같이 태양을 보조하는 것은 흔히 비교과 활동이라고 하는 창체활동이다.

교과 성취도(학업성적)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많은 학생의 경우에, 교과학습을 위한 노력이 아닌 창체활동(동아리, 독서, 봉사활동, 자율활동 등)을 열심히 하면 부족한 학업성적을 대체하여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생각은 큰 착각이다. 스스로 빛과 열을 내지 못하는 달이 태양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과 같다. 창체활동은 개인의 역량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자신의 노력이 덜 들어도 기록으로 남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런 연유로 창체활동의 기록이 좋아도 실제로 학생이 관여하거나 주도한 것의 비중을 파악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물론 매 학년의 여러 항목에서 비슷한 기록이 있다면 충분히 용인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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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픽사베이



하지만 학업성적은 순전히 개인의 노력에 따라 달라지고, 단기간이 아닌 장기간의 노력이 지속될 경우에 효과가 더 크다. 또한 학업능력과 성실성을 동시에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학습관련 결과는 고등학교 생활에 희망과 열정을 심어줄 수 있지만, 학업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창체활동은 달과 같이 태양의 빛을 반사하거나 태양을 가리는 역할에 머물 수 있다. 즉 창체활동에 집중하면 달이 태양을 가리는 개기일식과 같은 현상이 학생의 생활에 나타나는 것이다.

달은 해가 진 밤에는 태양의 위치에 있어도 태양의 빛을 반사하여 어둠을 비춰줄 수 있으므로 아름답다. 하지만 대낮에 달이 태양의 위치에 있으려고 하면 태양을 가려 밝은 낮을 어둡고 춥게 한다. 즉 창체활동이 학업성적을 보조하는 위치에 있으면 큰 효과를 나타낼 수 있지만, 학업성적을 대신하는 위치에 있다면 개기일식 때의 지구 온도가 내려가듯이 학생들의 진학 가능성은 낮아진다. 그러므로 많은 창체활동으로 학업역량을 가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달이 태양을 가리더라도 태양은 언제나 빛을 발하고 열을 보내고 있듯이 진학에서 빛을 발하는 것은 학업역량이다. 창체활동에 주로 집중하는 것은 우리가 상대적으로 사소하고 대수롭지 않은 문제에 치중하는 것과 같다. 달은 달의 위치에서 태양을 반사할 때 아름답듯이, 창체활동은 학업역량을 반사해 주는 위치에 있을 때 학생을 아름답게 만든다.

[배상기 서울 청원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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