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나변호사의 둘이 되어 사는 이야기

이혼전문변호사도 모르는 자동이혼!

  • 입력 : 2018.11.09 11:08:46    수정 : 2018.11.09 14: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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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저 자동이혼 되는 거죠?’ 이제 한 달만 지나면 8년차 이혼전문변호사가 되는 나는 아직도 상담오시는 많은 분들에게 ‘자동이혼’이라는 말을 듣는다. 처음엔 자동이혼이 뭐냐고 내가 오히려 되물었고 의뢰인분들은 하나같이 ‘부부가 3년간 따로 살면 법적으로 자동이혼이 되는 제도’라고 설명하였다. 참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하도 많은 분들이 확신하기에 변호사 초창기에는 내가 정말 모르는 제도가 있는지 검색해본적도 있었다.

딱 잘라 말하자면 자동이혼제도는 우리나라에 없다. 별거기간이 20년 30년이 되어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왜 이런 말이 실제로 존재하는 법률용어라도 되는 냥 쓰이게 된 걸까. 별거기간이 오래되면 법원에서 실질적으로 혼인관계가 파탄 났다고 보고 다른 이혼사유를 더 이상 묻지 않는 것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런데 그 별거기간이라는 것도 알려진 것처럼 3년은 아니다. 3년을 별거 했다고 해서 무조건 이혼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고 그 기간 동안 서로 간에 왕래가 있었는지, 어떤 사유 때문에 별거에 이르게 된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모두 검토하여 법원은 혼인파탄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가장 안타까울 때는 자동이혼이 이미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신경 쓰지 않았다가 추후에 문제가 발생하여 날 찾아오는 분들이다. 어떤 분은 전혼이 이미 해소되었다고 생각하고 이성을 만났는데 추후에 배우자로 하여금 외도를 원인으로 한 위자료청구를 당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배우자와 서로 각자 명의의 재산은 각자 갖는 것으로 알고 잊고 있다가 별거 이후 증식한 재산에 대해서도 재산분할 청구를 당하기도 한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별거기간이 5년 정도 되었고, 서로 왕래도 없었다. 그래서 3년 이후 이혼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돈을 벌어 모았고 상당한 재산을 축적하였다. 배우자는 상대방이 재산을 축적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재산분할 청구를 해온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법원에서 이 돈은 저 혼자 번거고 따로 살았으니 상대방에게 기여도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러한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그 기간도 법률적으로 혼인 중이었고, 완전히 경제적으로 분리하여 살았다는 것은 실제로 입증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변호사가 되고 나서, 사건을 경험하며 변호사가 아니었던 시간 동안의 나의 행동들에 대하여 돌이켜 본적이 있다. 당사자들끼리 구두로 했던 것들이 증거라고 생각하고, 우리만 알고 나만 떳떳하면 된다는 생각. 내가 지금 만나는 많은 분들이 하고 있는 생각과 행동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불명확한 어떤 약속이나, 행동들은 시간이 지나고 법원에서 다투어질 경우 대부분 ‘입증’이 되지 않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평가 받는다.

법률적으로 배우자지만, 실질적으로 남처럼 살고 있는 많은 ‘법률상’부부들. 바꿔 말하면 이미 신뢰관계에 있지 않은 관계이다. 이 경우 뭐든 명확하게 남기고, 기록하고, 정리하여 더 힘든 일을 겪지 않으시길 바란다.

[최유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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