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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브라질은 ‘전략적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 입력 : 2018.10.08 17:22:33    수정 : 2018.10.11 09: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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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브라질, 서로의 부족함을 채울 수 있다.

브라질의 대선으로 우리의 브라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브라질에 어느 정치세력이 등장하건 관계없이 우리는 브라질과 같이 큰 나라와 ‘전략적 동반자’의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 ‘전략’은 단기가 아닌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나갈 방향과 목표를 의미하고, ‘동반자’는 서로가 부족한 것을 메꾸어 주는 관계이다. 따라서 ‘전략적 동반자’는 ‘두 나라가 중장기적으로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관계’를 뜻한다. 정치, 외교, 안보, 경제 등 여러 분야 중에서 우리는 경제 분야에 특히 관심이 많다.

전 세계적으로 영토규모 400만 km2 이상이고 인구 1억 이상이며 GDP 1조 달러 이상인 국가는 미국, 중국, 브라질 등 3개 나라이다. 브라질은 세계 5위 대국이지만 현재 농지로 사용되는 면적이 전체 국토면적의 7%에 불과하며, 농지 전환이 가능한 면적이 무궁무진하다. 특히, 사막이나 얼음의 땅으로 뒤덮인 다른 대국들과 비교하면 브라질의 잠재력은 매우 높다. 풍부한 천연자원도 많지만 기술이 없어서 주로 원료 상태로 수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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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과 인프라는 유망한 협력 분야

제조업 분야에서 기술을 갖고 있는 한국과 큰 내수시장의 브라질은 보완적이다.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 등 이미 시장이 포화된 선진국보다는 브라질과 같은 개도국에서 진출기회를 찾는 것이 유리하다. 예를 들면 의료분야에서 PDP (Productive Development Partnership)는 외국계 제약사가 브라질 국영제약사에 기술을 제공해서 생산할 경우 브라질 정부가 생산제품을 최대 10년까지 구매해준다. 우리는 기술협력을 통해서 브라질이 육성하려는 자동차, 의료.제약, 정보통신, 석유화학, 신재생에너지, 정보통신 등에서 동반자 관계를 만들 수 있다.

한국은 브라질 제조업의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 남미에서 유일하게 제조업을 갖고 있는 브라질은 모든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내수시장의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서 제품의 치밀성과 소비자 편리성이 떨어진다. 예를 들면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센서식 버튼이 작동되지 않거나 새 차의 와이퍼에서 소리가 난다던가 등 비일비재하다. 반면, 우리는 경쟁이 치열하여 제품이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편의성이 우수한 품질 좋은 제품을 끝없이 개발된다. ‘2016년 제조업 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전 세계 5위이고 브라질은 29위이다.

제조업의 R&D 협력도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기관이나 기업이 보유한 유휴.저활용 장비를 브라질에 이전하는 방안이 있다. 브라질은 한국의 R&D 장비를 활용하여 R&D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 필자가 브라질에 근무하는 동안 연구소, 인큐베이터, 테크노파크 등을 방문해보면 브라질은 아날로그, 한국은 디지털이라는 느낌이다. 심지어 어떤 연구소는 추가 달린 구식 중량계측기를 사용한다. 한국의 장비를 브라질에 이전하면 우리의 기술표준이 전달되어 장비 관련된 부품소재, R&D 서비스의 진출 기회도 확보된다. 한국은 창고에서 놀리는 유휴연구자산의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 만약 한국의 유휴 시험.인증 장비와 운영 경험을 제공한다면 브라질의 시험인증 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고, 선진국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브라질 시험인증 산업에 한국이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확보된다. 전기전자, 조선, 자동차, 화학 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한국은 시험인증 분야에서도 개도국에 기술과 경험을 가르칠 수 있는 자격증이 있다.

브라질 최대 산업인 농업에서 스마트 팜은 유망한 분야이다. 농토가 넓기 때문에 인공위성, 드론, RFDI 센서 등이 사용되면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늘 것이다. 브라질의 스마트 팜은 아직은 초창기이다. 무선 인터넷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브라질 농축산협회는 향후 5년 동안 스파트 팜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2010년 한국의 하나마이크론은 브라질의 마토그로수 주에 소에 부착하는 RFDI 칩을 공급하기도 했다. 브라질은 현재까지 스마트 팜의 적절한 파트너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인프라 분야도 협력이 유망하다. 물류 철도, 항만, 공항, 물류센터 등의 부족은 브라질의 고질적인 문제이다. 화물철도가 부족하여 대부분의 화물이 트럭으로 운반되고 있다. 브라질의 포장도로, 철도, 파이프라인, 수로 등을 주요 대국과 비교해보면 부족한 것이 확연하다. 브라질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인프라 확충을 주요 목표로 내세운다. 민관합작투자, 민영화, 외국인투자유치 등을 통해서 고속도로, 공항, 항만 터미널, 송전선 등을 개발하는 내용이다. 우리 기업들이 프로젝트의 수주에서 투자개념의 전향적인 자세로 대응한다면 기회가 많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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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과 주요국의 인프라 비교> 자료원: 세계은행(2014). 파이프라인은 에너지‧연료 수송 라인. 수로는 내륙의 하천‧운하‧강 등 선박이 항행할 수 있도록 정비된 바닷길 의미

애정어린 파트너로 보는 자세가 필요

두나라가 동반자가 되기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전제이다. 우리가 브라질을 삼바와 카니발의 나라로만 인식한다면 교정되어야 한다. 우리가 이러한 인식을 갖게 된 것은 선진국들이 대국 브라질을 견제하기 위해 부정적으로 묘사한 정보를 그대로 접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편향된 시각은 한국과 브라질의 교류에 방해가 된다. 우리가 덩치 큰 브라질에서 얻을 것이 많은 이상은 애정어린 시각이 필요하다.

많은 외국인투자기업들은 브라질 내수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진출한다. 브라질이 매년 400억-700억불의 외국인투자유치를 받으면서도 브라질의 수출은 1,800억불-2,400억불에 계속 머물러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우리는 기존 선진국과는 달리 기술협력 등 한국과 브라질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이것이 브라질을 전략적 동반자로 활용하여 우리의 경제영토를 넓히는 길이다.

*필자는 2015-2018 브라질 상파울루 무역관장을 역임했다.

[이영선 인천 KOTRA 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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