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읽어주는 여자, 황정빈의 아트칼럼

[예술 읽어주는 여자, 황정빈] 영국 현대미술을 국제 미술계로 이끈 터너 프라이즈(Turner Prize)는 무엇일까?

  • 입력 : 2018.08.09 09:48:21    수정 : 2018.08.09 19:4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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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Malcolm Morley / [Mariner - 말콤 몰리(Malcolm Morley)] 1998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 미술관 테이트 브리튼(Tate Britain)이 1984년, 낭만주의 화가 윌리엄 터너(William Turner, 1775~1851)의 이름을 따 제정한 영국 최고 권위의 미술상이다. 터너상은 그해 가장 주목할 만한 미술가에 한해 수상자를 선정하는데, 해외에서 활동하는 영국 국적의 미술가나 영국에서 활동하는 외국 미술가가 그 대상이다.

터너 프라이즈는 영국현대미술의 대중성 확보와 세계미술계에서 영국현대미술의 위상을 향상시키려는 목적으로 만들어 졌고, 결과적으로 영국현대미술을 대표하며 세계적으로도 영향력 있는 수상제도로 자리 잡았다.

터너 프라이즈는 ‘영국적 정체성’에 상당한 비중을 두는 행사였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다른 해외 미술상에 비해 덜 국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의 국적은 불문, 세계 미술계에 대한 공로를 평가하여 시상하는 다른 상에 비해 터너 프라이즈는 주로 영국 출신 작가에게 한정되어 왔다. 하지만 2000년 전후로 영국이 세계 미술의 중심에 서면서 터너 프라이즈 역시 급속히 글로벌화가 이루어져 지역적 배타성을 많이 벗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 출신’이 아니라 ‘영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로 후보작가의 폭이 넓혀지고 있다.

터너상은 정부의 예술 지원금이 줄어들자 기업과 개인적인 후원인들을 통해 현대 작가를 지원하고, 특히 아방가르드적 작품들을 육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작되었다. 2만 파운드(한화 4000만원 상당)의 상금과 영국 최고 권위의 현대미술상이라는 영예를 안게 되는 이 상은 영국 미술계 뿐 아니라 국제 미술계로부터 주목받는 연례행사가 되었다. 특히 1991년부터 영국의 주요 방송사인 '채널4'가 터너상의 주요 후원기관으로 영입됨에 따라 텔레비전을 통해 시상식이 생중계되어 현대미술의 대중화에도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터너상의 주인공은 제1회 수상자인 말콤 몰리(Malcolm Morley)를 비롯하여 길버트와 조지(Gilbert and George), 토니 크랙(Tony Cragg), 리처드 롱(Richard Long),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 레이첼 화이트리드(Rachel Whiteread), 안토니 곰리(Atony Gormley), 데미언 허스트(Damien Hirst), 더글러스 고든(Douglas Gordon), 질리언 웨어링(Gillian Wearing), 크리스 오필리(Chris Ofili), 스티브 맥퀸(Steve McQueen), 볼프강 틸만스(Wolfgang Tillmans) 등이다. 이들 역대 수상자들은 영국 현대미술을 대표함과 동시에 세계 현대미술사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대가들이 되었다.

영국 현대미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대중적 관심과 국제 미술계의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전문가적 권위와 대중적 영향 면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해 온 터너상의 업적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터너상은 한 해 동안 펼쳐진 미술가들의 활동을 평가하고 새로운 미술적 시도를 격려한다는 측면 외에 현대미술에 대한 일반대중의 관심을 불러 모으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터너상은 영국 미술계의 최대 관심사이자 영국 최고의 현대미술상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황정빈 파르트 문화예술전문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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