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장의 남다른 아빠육아법

아빠들의 로망, ‘프렌디’의 치명적 약점

  • 입력 : 2018.07.12 10:44:26    수정 : 2018.07.12 18:05:34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아빠들의 육아 참여도가 예전보다 많이 높아진 것은 분명 사실이다. 지난 우리 아버지 세대와 달리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아빠의 모습을 벗어나 ‘친구 같은 아빠’ 즉, ‘프렌디’가 되려고 노력하는 아빠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프렌디(Frendy) : 프렌즈(Friends)와 대디(Daddy)의 합성어로 친구처럼 친한 아빠의 모습을 가리키는 말



필자를 포함하여 지금 우리 주변에서는 아버지에 대해 따뜻한 기억이 많지 않다고 말하는 아빠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들이 ‘추억’이 아닌 단순한 ‘기억’들로 남아있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그런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임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비록 우리는 느끼지 못했지만, 우리 아이에게만큼은 마음속에 깊이 남을 수 있을 만한 그런 따뜻한 추억들 만 주고 싶은 것이 지금 아이를 키우고 있는 우리 아빠들의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직접 경험을 해 보지 못한 탓에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그 방법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실제로 강연이나 상담을 통해 아빠들을 많이 만나면서 항상 물어보게 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다. 그리고 무척 가정적이고 온화한 성품을 지닌 아빠들에게서 들을 수 있었던 많은 대답은 바로 이것이었다.

‘아버지가 자주 함께 놀아주셨어요. 그저 당신이 하셨던 대로 아이에게 하는 것뿐입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은 영원불변의 진리인 듯하지만, 이런 걸 가르쳐 주는 학원은 세상에 없다. 그런 따뜻한 경험이 부족한 아빠들은 마음이야 굴뚝같을지언정, 스스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나름의 경험을 쌓아가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프렌디’가 되는 가장 빠른 길

보통 아빠들이 선택하게 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YES MAN’이 되는 것이다. 아이가 해 달라는 것을 다 해 주는 천사 같은 아빠가 되는 것. 일반적으로는 엄마가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잔소리 하게 되는 처지에 놓일 때가 많다. 그 때문에 엄마의 캐릭터를 상대적으로 나빠 보이게 만드는 이런 아빠들의 태도가 어쩌면 얄미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딱히 다른 방법이 없는 경우 나름의 육아 전략이라 생각하고 엄마는 채찍, 아빠는 당근을 맡는 식의 역할 분담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실제 당근의 역할을 맡게 되는 인기 있는 아빠란 바로 이런 아빠가 되는 경우가 많다.

사달라는 장난감, 과자 등을 모두 사주거나, TV & 스마트 폰 자유 이용권을 끊어 주거나,

기타 아이의 각종 무리한 요구에 최대한 응하는 세상에 둘도 없는 천사 같은 아빠

가령 육아 경험이 많지 않은 아빠라면, 아빠가 엄마 없이 아이와 단둘이 있어야 하는 상황이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 때문에 딱히 생각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이 없다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시간이 쌓이게 되면 친구 같은 아빠가 탄생함과 동시에 권위 있는 아빠는 사라지게 된다. 아주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말이다. 실제로, 필자와의 만남에서 이런 말을 한 아빠도 있었다.

"친구 같은 아빠가 되기 위해 카리스마를 버렸습니다."

아빠로서 카리스마를 담게 된다면 친구 같은 사이는 안 될 것 같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는 것. 많은 아빠가 이렇게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자 하는 데에는 단지 유년 시절 아빠와의 좋은 추억을 많이 남겨주고자 하는 것에 그 목표를 두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바로 아이가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어려움이나 고민거리가 생겼을 때, 아빠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쉽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아빠가 그런 따뜻한 상대가 되어 아이의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해법을 찾아보고 싶다는 데에 그 뜻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아빠의 모습이 바로 그것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빠른듯한 느린 길

친구 같은 아빠가 되기 위해 권위를 내려놓는 순간 ‘버르장머리의 실종’이라는 대표적인 부작용을 겪게 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하나밖에 없는 내 새끼지만 이렇게 고집을 피우거나 아빠를 무시하는 발언을 하게 되면 아빠의 마음은 마치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찍힌 것처럼 가슴 아프고, 억울하고, 섭섭하고,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 화가 나기도 한다.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그 어떤 좋은 의도와 훌륭한 육아 계획이 있다 해도 아이가 아빠를 만만하게 본다면 그런 것들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통로가 사라지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럼,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탈무드에서 전하는 교훈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세상은 사기꾼들로 가득 차 있다.”

원래 세상은 사기꾼들로 가득 차 있는 게 정상이니, 위험 요소들을 스스로 살피고 알아서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 말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단지 실제 사기꾼들에 관한 내용만은 아니다. 우리가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자 아이에게 ‘YES MAN’이 되겠다고 마음먹을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면 그 순간부터 아이는 얼마든지 버릇이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을 당연하게 발생할 사실로 인식하고 앞으로 벌어질 상황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뮬레이션을 체화하다.”

유대인 가정에서는 열 명에 달하는 아이들을 키워내는 상황 속에서도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큰소리를 내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그것은 결코 유대인 아이들이 범상치 않게 자랐거나 스스로 조심하여 말썽을 피우지 않는 등 부모 입에서 큰소리가 날 일을 만들지 않기 때문이 아니다. 바로 육아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을 상황 즉, 아이가 말썽을 피울 수 있을 상황을 예측하여 그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을 때 어떻게 대처하겠다는 것까지 미리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 일을 겪기 전에 미리 가상의 경험을 하게 됨으로써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는 과정을 반복해 습관처럼 익숙해지게 되면 비로소 ‘체화’라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정말 그 일이 벌어졌을 때 당황하거나 화내게 될 확률이 매우 낮아지게 되기 때문에 아이에게도 상처가 되지 않고 부모 자신도 상처를 받지 않는 상생의 대처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다음 칼럼에서는 이러한 이론을 바탕으로 실제로는 어떻게 준비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함께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다. 아빠가 바뀌면 아이의 미래가 달라진다.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그 날을 위해, 아빠들 파이팅!!!

[신우석 놀자! 아빠육아연구소 소장 / 맘키전문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