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덩이 아빠의 전업 육아 이야기

난 아빠 같은 남자가 되지 않을 거야!

  • 입력 : 2018.05.16 10:45:54    수정 : 2018.05.16 19:5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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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인가요?”

다른 사람들의 인터뷰에 가끔 이런 질문이 있을 때 그 사람들이 “우리 어머니요” 또는 “우리 아버지입니다”라고 대답을 하면 나는 살짝 소름이 돋는다. 왜냐하면, 나는 저 질문에 “우리 아버지요”라고 대답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록 내 소망은 우리 아이들이 저 질문에 “우리 아빠요!”라고 대답하기를 바라지만 말이다.

연애 이야기를 부모님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유는 우리의 지금 모습은 우리가 좋아하던, 싫어하던 부모님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결혼할 때 어떤 여자와 결혼을 해야 하냐고 가끔 질문을 받는데, 그때 “여자친구 어머니를 보고 판단해라”라고 이야기를 한다. 남자친구라면 아버지를 보고 판단하라고 이야기를 한다.

부모와의 좋은 관계를 맺고 있던 사람들은 연애도 좋은 연애를 하지만, 부모와의 관계가 좋지 않은 사람은 연애 때 나타나지 않더라도 결혼하면 좋지 않은 모습들이 나타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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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픽사베이



나는 어릴 때부터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우리 아빠처럼 살지 않을 거야!”

“내 아내를 우리 엄마처럼 만들지 않을 거야!”

항상 싸우듯이 소리치는 아버지의 모습, 어머니와 매번 싸우는 모습, 아내를 배려하지 못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어릴 때는 어머니가 왜 아버지랑 같이 사는지가 궁금했었다. 지금은 아버지가 나이가 드시고 나서 두 분 사이가 아주 좋아지셨고 지금은 주변 분들이 부러워하는 커플이 되었지만, 아버지의 나쁜 버릇들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자기는 자기 아버지랑 똑같은 것 같아!”

아내는 나와 싸우면서 간혹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면 나는 흥분을 하거나 흥분을 가라앉히거나 한다. 나는 아버지의 모습을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화가 나기도 하고 화를 가라앉히고 아버지와 다른 모습으로 대화하려고 애쓴다. 나의 나쁜 모습을 고치려고 노력하는 나에게도 칭찬하지만, 이런 나를 고치면서 사는 우리 아내가 정말 대단하다.

그런데 과연 내가 아버지만을 보고 배워서 간혹 나쁜 모습들이 나오는 것일까? 영국의 심리분석가의 도널드 위니컷(Donald Winnicott)은 엄마가 안아주는 모성적 환경에 따라서 참 자기(True Self)와 거짓 자기(False Self)가 형성된다고 했다.

결론은 아버지의 안 좋은 모습을 보고 배웠고, 안 좋은 모습을 이겨낼 부모의 사랑이 부족했기에 나는 거짓 자기가 생성된 것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어릴 적 나는 삐뚤어진 아이였다.

부모의 사랑에 집중한 것이 아니고 ‘아버지처럼 되지 않을 것이다’에 집중하다 보니 나는 많이 삐뚤어졌었다. 그 덕분에 나는 삐뚤어진 연애를 했었다. 기억해보면 나의 연애 컨셉은 나쁜 남자였다. 연애 기준은 “오는 여자 막지 않고 가는 여자 잡지 않는다”였다. 그것이 멋져 보였고 실제로 많은 여자를 만날 수 있었다. 다만 문제는 오래 사귀지 못했다. 나쁜 남자도 속이 깊고 배려가 있어 시크한 것과 겉멋 들어서 흉내 내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헤어질 때마다 여자친구들이 나를 볼 때 “물가에 내놓은 안타까운 강아지” 보는 눈빛을 보였다. 나쁜 남자의 컨셉이 처음에는 매력적으로 보일지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여자친구들이 삐뚤어진 나의 모습들을 알게 되니 나를 어른이 아니라 성인 아이로 봤기 때문이다. 왜 그런 눈으로 나를 봤는지 그 당시 나의 모습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 나의 장점보다는 부족한 부분에만 초점을 맞춘다.

- 항상 비판한다.

- 마음속에서 나를 부끄러워한다.

- 기분 좋을 때가 드물고 항상 불안하다.

- 실수한 사실이나 부정적인 과거에 집착한다.

- 남의 탓을 많이 한다.

- 사는 거 자체를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 죄의식에 민감하다.

세상을 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는 동안 20대 나의 모습들이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 위니컷이 이야기하는 참 자기를 찾은 것이다. 아직은 찾아야 하는 나의 참자기가 많이 남아 있는 듯다. 앞으로 아내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더욱 노력하려고 한다. 결혼은 연애의 끝이 아니다. 아내와 평생 연애하는 것이다. 그러니 나는 계속 노력할 것이다.

나의 과거 경험을 돌아보더라도, 연애를 잘하고 싶다면 먼저 자기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특히 부모의 모습과 부모와의 관계를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1. 우리 부모는 어떤 사람인가?

2. 나는 부모에게서 어떤 영향을 받았는가?

3. 나는 아빠(엄마) 같은 사람이 되고 싶은가?

4. 나는 아빠(엄마) 같은 배우자를 만나고 싶은가?

5. 나는 부모님 같은 가정을 꾸리고 싶은가?

내가 나에게 이 질문을 하게 되면 나는 이렇게 답변을 할 것 같다.

“부모님 같은 가정은 만들고 싶지만, 아버지 같은 사람은 되지 않을 겁니다. 나는 나 같은 사람이 될 겁니다!”

사람마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기에 답변도 다를 것이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나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이지만, 어떤 사람은 아빠 같은 사람이 되거나 아빠 같은 남편을 만나고 싶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연애를 하고 싶다면 먼저 자기를 알아야 한다. 나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나에게 가장 영향을 끼친 부모님과 나의 유년 시절을 돌아봐야 한다. 거기에서 분명히 당신은 연애를 위한 첫 번째 기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진성 생각실천연구소 /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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