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이 많이 부족해요

착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

  • 입력 : 2018.04.17 11:52:23    수정 : 2018.04.17 20:3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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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책을 출판하고 어렵게 저자 강연회 기회를 얻었다. 막상 책을 출판하고 보니 너무 아쉬운 점이 너무 많았다. 작게는 제목부터 크게는 책 내용까지 초보 작가라 그런지 어설픈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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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픽사베이



그냥 조용히 넘어가려고 했는데 그래도 용기와 격려를 얻어야 다음 책을 쓸 때 힘이 된다며 한사코 강연회 날짜를 잡아주셨다. 교보문고 지점장님이셨다. 두렵기도 하고 떨리기도 했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뭔가 큰일을 한 것 같은 뿌듯함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주말 오후 3시로 잡혀있는 강연회 날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이건 봄비가 아니라 장마라고 느껴질 만큼 최악의 날씨가 하루 종일 이어졌다.

초대장을 보내고 염치없지만 다시 문자로 참석 확인을 받았다. 그렇지만 이 비를 뚫고 올 사람은 몇 명 없을 것 같았다. 20분 도착하던 거리가 40분이나 지체되는 상황에서 10명 남짓한 가족들 외는 참석하는 게 힘들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내가 초대장을 받았더라도 참석보다는 미안함을 인사로 대신할 것 같았다. 정말 아무런 기대 없이 강연회 시간만 기다리고 있었다. 다만 이런 기회를 주신 교보 지점장님에게 죄송할 따름이었다.

식구들의 모임이라 생각하며 3시 지체 없이 저자 강연회를 시작했다. 그런데 3시 10분이 되니 지인들과 학부모 제자들까지 몰려오기 시작하는데 강연장의 37개의 의자가 순식간에 다 차고 조금 지각한 지인들은 강연장 밖에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80명 정도가 참석을 한 것이다. 이렇게 고맙고 죄송할 때가 강연을 계속 진행하면서 강연장 밖에서 기다리는 지인들에게 온 신경이 다 갔다. 차마 보조 자리를 마련 못한 죄송함에 강연 도중 자리가 부족해서 죄송하다며 사과드리고 불편한 마음으로 1시간 저자 강연회를 무사히 마쳤다.

저자 사인회를 하면서 뭉클하게 올라오는 무언가를 느꼈다. 이렇게 감사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이 80명에게 초대장을 보내지도 않았고, 이만큼의 지인들도 없는데 어떻게 알고 오셨을까 너무 궁금했다. 강연회를 마치고 개개인에게 감사 전화를 돌리다 알게 됐다. 지인들이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사람들이 안 올 것 같아 친구들을 2~4명씩 섭외했다는 것이다.

그래도 첫 책인데 작가가 얼마나 서운할까 싶어 최대한 동행할 수 있는 친구들을 데려왔다는 것이다. 한 분 두 분 통화할 때마다 먹먹한 마음에 목이 메었다. 착하게 살아야 한다. 아직은 큰일을 치른 적은 없지만 이제 나이만큼 얼마나 잘 살았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다.

지인 중 한 분이 글을 쓴다는 것은 출산의 고통과 맞먹는 고통이라며 대단할 일이 했다고 칭찬해 주셨다. 열심히 사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격려도 해주시며 한마디 하셨다.

‘김서영이, 오늘 보니 잘 살았네!!’

이전은 잘 살았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착하게 살아야 한다. 잘 살아야 한다.

[김서영 토론의 기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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