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숙의 ‘당신의 인상을 인상하라!’

미소를 짓는 것은 긍정 유전자 스위치를 켜는 일

  • 입력 : 2018.04.16 10:04:19    수정 : 2018.04.16 18: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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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픽사베이



성경에 나오는 인류 최초의 조상은 아담이다. 어느 날 그가 혼자 사는 것이 외로워 보이자 하나님은 최초의 여자인 이브를 만들어주셨다. 그리고 이때 아담의 갈비뼈 하나가 재료로 사용되었다. 그러면 아담의 후손인 남자들은 현재 갈비뼈가 하나 부족할까? 그렇지 않다. 후천적인 신체의 변화는 유전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때의 경험이 후손에게까지 유전인자로 전달되는 것일까? 우리는 뱀을 보면 징그럽고 기분이 좋지 않음을 느낀다. 특히 뱀눈을 보면 교활함이 느껴진다. 눈빛이 좋지 않은 사람의 눈은 대부분 뱀눈이다. 실제로 최근 후천적으로 획득된 경험이 유전된다는 것을 밝힌 연구가 많다. <파리의 텍사스>라는 미국 영화가 있다. 여기서 여주인공은 원래 화류계 여성이었는데 한 남자와 가정을 꾸리고 딸을 낳는다. 그러나 결국 다시 화류계로 돌아가는데, 남편이 결국 부인을 찾아낸다. 여기서 여주인공이 딸과 처음 만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처음 엄마를 본 딸과 엄마는 두 손으로 자기 머리를 쓸어 넘기는 동작을 한다. 그 동작은 엄마의 오래 된 습관이다. 엄마와 딸은 무의식적으로 동시에 같은 동작을 하는 것이다. 꽤 오래 전 영화인데 그 장면을 보면서 일상의 습관도 유전이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연구에 따르면 유전인자는 일단 유전되었다 해도 그것이 발현되는 데에는 변수가 따른다고 한다. 암 가족력이 있다고 해도 암에 걸리는 사람과 걸리지 않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자기가 물려받은 유전자 중에서 어떤 유전자 스위치를 켤 것인가는 전적으로 본인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이는 아들러의 긍정 심리학에서도 많이 다루어지고 있다. 즉 유전자 중 자기가 목적하는 결과에 맞는 스위치가 켜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가족처럼 가까운 대상에게 많은 영향을 준다. 학교에 있다 보면 부모와 자식의 표정이 판박이인 것을 많이 본다.

이전에 재직하던 학교에서 유명인 자녀가 우리 학교에 다닌다는 소릴 들었다. 그런데 나는 그 학생의 학년만 알고 있었는데도 누군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웃는 모습이 부모와 판박이였기 때문이다. 그 학생의 이목구비는 부모와 딱히 닮았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그 유명인과 똑같은 눈웃음을 짓는 습관이 있었다.

그 학생은 교우관계가 원만했고 생활 태도도 반듯했다. 반대로 늘 울상인 학생은 그 엄마도 똑같이 울상이다. 그리고 그런 학생은 부정적인 생각과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무심코 짓는 평소의 표정이 그 사람의 생각을 나타낸다. 그리고 그 표정은 말과 행동으로 또 습관으로 굳어진다.

그리고 이는 결국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일본의 저명한 의사인 무라카미 가즈오는 자신의 저서《성공하는 DNA, 실패하는 DNA》에서 유전자가 똑같아도 어떤 유전자가 켜지고 꺼지느냐에 따라 질병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억지로라도 웃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훈련을 한 사람들의 유전자를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훈련하기 전과 후의 유전자 상태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즉 세포를 활성화하고 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유전자는 평소보다 활발해졌는가 하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유전자는 둔화되었다. 즉 미소를 짓는 일상의 훈련을 통해서도 유전자 스위치가 조절될 수 있는 것이다.

긍정적인 유전자의 스위치를 켜자. 그럴 마음이 도저히 나지 않는다면 억지로라도 웃는 표정을 만들어 보자. 저절로 긍정적인 생각이 들 것이다. 이를 증명한 실험들이 많이 있다. 실제로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 본 적이 있다.

아이들에게 연필을 물고 어제 있었던 일을 쓰라고 했다. 그러자 대체로 기분이 좋았던 일을 썼다. 그리고 연필을 물지 않고 같은 실험을 했다. 그러자 부정적인 경험을 쓰는 학생이 생겨났다. 연필을 물때는 웃는 표정이 되어 자연스레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웃을 일이 있으면 그때 웃겠다.’라고 말하곤 한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하다간 결코 웃을 일이 생기지 않는다. 거꾸로 해보면 어떨까? 즉 좋은 일이 생기나 안 생기나, 일단 한 번 웃어보는 것이다. 일단 주변의 사람들이 ‘무슨 좋은 일 있어?’ 하면서 자기도 알려달라고 조를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긍정에너지를 내뿜게 된다. 조금 실없어 보이면 어떤가? 이제는 우리의 DNA에 오랫동안 후천적으로 획득되어 내려온, ‘유교 사상의 유전형질’을 조금은 버려도 되지 않을까?

[허윤숙 작가/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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