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숙의 '그립거나 다행이다'

좋은 얼굴은 만들 수 있다

인상을 밝게 가꾸자

  • 입력 : 2018.03.13 10:31:26    수정 : 2018.03.13 19:5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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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픽사베이



첫 출산을 하고 아기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다. 마치 외계인 같은 아기의 얼굴 때문이었다. 힘든 출산 과정 때문이었다. 나를 안 닮아도 너무 안 닮은 얼굴의 아기였다. 아기를 안고 공원에 있을 때였다. 지나가던 할머니가 나에게 심한 소릴 하셨다. “쯧쯧, 애기 아빠가 어디 가서 낳아온 애를 기르는 모양이네. 참 착한 엄마야.” 오죽 안 닮았으면 그런 소릴 할까 싶었다. 친정 엄마는 이런 말도 했다. 엄마의 김을 한 번도 안 쐬고 태어난 아이 같다고.

그런데 사실 우리 딸의 얼굴은 내 작품이었다. 첫 아기를 임신하기 전부터 나는 태교에 온 힘을 쏟았다. 특히 외모에 대해 바라는 것이 있었다. 구체적으로 이목구비를 그려보기도 했는데, 새까맣고 반짝이는 큰 눈, 강아지처럼 귀엽고 동그란 코, 앵두 같은 입술, 찹쌀 모찌 같은 피부, 달걀형 얼굴이었다. 평소 매력이 있다고 느낀, 동양적인 여자들의 얼굴을 조합했다. 결과적으로 나와 다른 분위기의 얼굴이었다.

그리고 그 계획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를 실천했다. 산모가 잉어를 고아먹으면 눈이 예쁜 아기가 태어난다는 말을 듣고는 수산시장에 가서 남편과 함께 잉어를 사왔다. 그 잉어를 커다란 냄비에 넣고 푹 고아먹기도 하고(남편은 그 잉어의 애처롭도록 예쁜 눈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한다.) 특정 식품을 챙겨먹으면 피부가 고와진다고 해서 여러 가지를 챙겨먹기도 했다.

어디선가 원하는 모습의 아기를 매일 보면 닮는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잡지에서 예쁜 아기 모습을 오려 냉장고에 붙여놓고 매일 바라보기도 했다. 그랬더니 진짜로 비슷하게 닮은 아기가 태어났다. 둘째를 낳을 때도 이렇게 했더니 비슷하게 생긴 아기가 태어났다.

정말 우리가 원하면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아기의 모습도 바꿀 수 있다는 말인가? 주위에서 그런 이야기를 심심찮게 듣는다. 남편과 부인이 둘 다 얼굴이 까만 편이라, 다른 건 몰라도 얼굴이 하얀 아기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뽀얀 피부의 딸을 낳은 이야기. 부부가 둘 다 키가 작아 고민이라 아이들은 컸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진짜 큰 아이들을 낳은 이야기 등 말이다. 사람의 생각이 실제 상을 만들어낸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는 자신의 얼굴에도 적용되지 않을까? 평소 인상이 좋지 않다는 소릴 듣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경우 뱃속 아기의 얼굴을 계획하듯이 자신의 얼굴을 다시금 계획해 보자. 성형수술을 하지 않는 이상 이목구비를 바꿀 수는 없지만 표정이나 피부, 혈색 등은 바꿀 수 있다. 특히 표정을 밝게 유지하는 것 등은 비교적 간단한 일에 속한다. 혈색의 경우는 어떤가?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혈색이 좋지 않다.

그런 경우 식습관 개선이나 운동 등을 통해 혈색을 개선할 수 있다. 이처럼 한 사람의 건강 상태나 성격, 심리 상태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곳이 얼굴이다. 얼굴은 그 사람이 살아온 성적표나 마찬가지다. 건강관리를 잘했는지, 긍정적으로 늘 미소를 지으며 살아왔는지, 수면은 충분히 취했는지 말이다.

자주 보면 닮는다는 말이 있다. 남남인 부부가 오랫동안 같이 살면 오누이 같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올해 열아홉 살이 된 우리 딸은 아기 때와는 달리 요즘은 나랑 닮았다는 소리를 듣는다. 자주 보니 닮게 된 것이다. 지인이 아이들을 입양했는데 신기하게도 점점 부모를 닮아갔다. 자주 보고 표정을 따라하고 식습관 등 같은 생활습관을 공유하면서 닮는 것이다.

이런 말이 있다. “다 생긴 대로 사는 거지 뭐.”, “나는 원래가 그렇게 생겨먹었는데 어쩌라고?”

모두 자조적인 말투다. 기본적인 생김새는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어쩌면 더욱 중요한, 전체적인 이미지는 바꿀 수 있다. 관련 화장법이나 건강관리, 체중 조절을 통해서도 말이다.

같은 공간 안에 얼굴은 못생겼는데 인상이 좋은 사람과, 잘생겼는데 인상이 사나운 사람이 있다고 하자. 이들 중 누구랑 같이 있고 싶은가? 아마 전자일 것이다. 인상이 좋은 사람은 주변을 편안하게 하고 말을 걸고 싶게 만든다. 반대로 인상이 나쁜 사람이 옆에 있으면 경계심을 갖게 되고 몹시 불편하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나 자신부터 좋은 인상을 만들고 관리하자. 주위 사람도 행복해지고 결국 나도 행복해지려면 말이다.

[허윤숙 작가/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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