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변호사의 영주권 프로젝트

정말 미국에 반이민 정서가 있나요?

  • 입력 : 2017.12.07 13:43:57    수정 : 2017.12.07 20:5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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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픽사베이



제가 법대에 다니고 있을 때였습니다. 한 수업 시간에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질문합니다. 약 100명 정도가 이 수업을 듣고 있었습니다. “여기 있는 학생 중 이민 1세대들 손들어 보세요.”

저를 포함 5명 정도가 손을 들었습니다. 전 ‘왜 이런걸 물어보시지 기죽게?’ 라고 혼잣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두번째 질문부터 제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자, 그럼 부모님이 이민자인 사람들 손들어 보세요” 라는 교수님의 다음 질문에 거의 절반에 가까운 40여명이 손을 들고 있었습니다. 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손을 든 학생들 중에는 언제나 이민자들을 비판하고 자기네 나라도 쫓아 버려야 한다고 말하던 학생들도 있었고 누가봐도 전형적인 (?) 미국인으로 보이는 친구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뭐야? 지들도 이민자의 자식들이었네?’ 손을 든 학생들도 놀란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교수님이 또 질문하십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본인의 할아버지나 할머니 세대가 이민 온 학생들 손들어 보세요” 라는 질문에 손 안들었던 나머지 학생의 거의 모두가 손을 들었습니다. 이 수업에 있던 모두가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이 수업에 들어온 학생들이 미국 인구분포를 정확히 반영하지 않겠지만 인종문제로 보수적인 보스턴에서도 이민자들의 비율이 이정도이니 미국 전체로 봤을 때 청교도들이나 남북전쟁을 겪은 사람들 같이 미국 초기에 이민온 사람들의 후손들이 차지하는 인구 비중은 정말 미미합니다. 즉, 미국인 대부분이 이민자들이거나 이들의 가족들입니다. (초기 이민자들도 이민자들이지만) 참고로 반이민을 표방하는 트럼트 대통령도 할아버지가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민온 이민 3세대 입니다.

이 수업 후 제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이들 앞에서 기죽을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당당히 행동하게 됐고요. 오히려 콧대 높고 이민자 욕하는 친구들이 불쌍하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자기들 부모나 할아버지 할머니를 욕한꼴이 됐으니까요.

물론, 아직도 반이민 정서는 존재합니다. 하지만 저는 차별 당하고 힘들 일 겪고 있는 우리 유학생들에게 종종 위 이야기를 해줍니다. “절대 기죽지 마. 쟤네들도 다 이민자들 아니면 후손들이야!”

[성기주 성기주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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