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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동력 비행기를 띄운 브라질

  • 입력 : 2017.05.16 15:21:28    수정 : 2017.05.16 15: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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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동력 비행기를 띄운 나라는 브라질이다. 작년 리우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마라카낭 축구장에는 비행물체가 하나 등장했다. 상자 모양에 골조가 그대로 보이는 괴상한 모양의 이것은 세계 최초의 동력 비행기인 ‘14-Bis’호이다. 비행기 중앙에는 산토스 드몽 (Santos Dumont)이 ‘세계 최초’ 비행을 앞두고 상기된 얼굴로 관중석을 보고 있었다. 비행기는 힘차게 날아올라 관중석 위를 한 바퀴 돌고 리우 시내로 갔다가 다시 경기장으로 돌아왔다. 비록 경기장 안에서는 와이어가 비행기를 지탱하고 리우 시내의 비행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했지만 관중들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14-Bis’호의 비행을 보고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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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경기장의 ‘14-Bis’호

산토스 두몽의 비행은 라이트 형제의 비행보다 3년 후인 1906년에 이루어졌지만 라이트 형제는 일종의 ‘지렛대’ 원리를 이용하여 비행기를 이륙시킨 반면, ‘14-Bis’는 도구 없이 자력으로 날았기 때문에 브라질 사람들은 산토스 두몽이 최초라고 생각한다.

산토스 두몽의 전통을 이어받은 회사는 브라질의 항공기 제작사인 엠브라에르 (Embraer) 이다.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브라질이 비행기를 생산한다고 하면 놀란다. 왜냐하면 브라질은 1차 산품을 생산하여 수출하는 기술력 낮은 나라로만 인식하기 때문이다. 엠브라에르는 브라질 정부의 의지로 1969년 설립되었다. 미국, 유럽, 러시아, 캐나다, 중국 등과 마찬가지로 브라질도 넓은 국토와 국방 때문에 항공 산업을 시작했다. 특히 아마존을 비롯한 넓은 지역이 밀림이어서 육상교통이 어려웠다.

엠브라에르는 이탈리아 비행기를 면허생산하면서 기술을 축적했는데 현재까지 5,000대 이상의 항공기를 생산했다. 현재는 매년 중형민항기와 비즈니스 제트기를 합하여 200대 이상 생산한다. 제품군은 중형민항기 (70-130인승), 비즈니스 제트기 (12-15인승), 프로펠러 소형기 등 3가지이다. 헬리콥터는 생산하지 않는다. 비행기에 들어가는 부품 공급업체의 88%는 해외업체여서 생산에 해외의존도가 높다. 엔진은 P&W와 GE 제품을 쓴다. 그러나 비행기 운항용 소프트웨어 시스템은 자체 개발했다.

엠브라에르의 110인승 이하의 중형 여객기는 세계 중형기 시장의 57%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경쟁을 피하기 위해 보잉과 에어버스보다는 작은 비행기를 생산한다. 엠브라에르가 생산하는 가장 큰 기종은 보잉에서 생산하는 가장 작은 기종보다도 작다. 비즈니스 제트기의 최대 고객은 미국이다. 생산의 70%를 미국 고객에 판매한다. 그래서 비즈니스 제트기의 생산기지는 미국 플로리다주 멜버른시에 있다. 자체 생산하는 전투기 투카노 (Tucano)가 브라질 공군의 주력기인데 엠브라에르는 기술이전을 받아서 스웨덴 그리핀을 2019년부터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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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기 Tuc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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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기 Embraer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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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니스 제트기 Legacy 650



엠브라에르는 브라질 우주청과 함께 발사체와 위성도 개발한다. 1999년부터 중국과 인공위성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Programa Ciber’ 프로그램에 따라 5개의 인공위성이 이미 발사되어 아마존의 삼림과 농지를 감시한다. 엠브라에르 합작사인 비지오나 (Visiona)사는 지난 5월에 기아나의 쿠루 우주기지에서 브라질 최초의 군사 통신용 위성을 발사하기도 했다.

1994년 민영화된 엠브라에르는 지금도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 경영애로를 해결하기 위해 실행한 민영화 과정에서 많은 주주가 생겼다. 지분은 한자리수이지만 미국의 연기금 펀드가 주요주주이다. 그러나 브라질 정부가 황금주를 가지고 의사결정한다. 브라질의 엠브라에르와 같이 소형 Business jet기와 60-150인승의 중형기를 생산하는 캐나다의 봄바디에르 (Bombardier)가 있는데 엠브라에르와 마찬가지로 재정상태가 좋지 않아 비행기 개발이나 판매에서 정부지원이 필수이다. 전 세계 항공기 산업을 보잉이나 에어버스가 주도함에 따라 성장의 한계 때문이다.

작년에 필자가 만났던 엠브라에르 부사장은 “우주 항공 분야에서 한국과의 교류확대를 희망한다며 한국의 인공위성 기술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엠브라에르는 한국의 KAI와는 경쟁하면서 협력하는 관계이다. 생산제품에서는 경쟁관계이지만 KAI는 항공기 동체 부품을 엠브라에르에 공급하기도 한다. 우리 기업들은 브라질 항공기 부품시장, 항행장비, 연간 5% 성장하는 MRO (Maintenance, Repair, Overhaul) 시장을 눈여겨 볼만하다.

[이영선 상파울루 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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