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의 뷰티 알고리즘

한국인만 모르는 한국-(1) 뷰티인의 세계 미용축제 코스모프로프

  • 입력 : 2017.03.20 21:49:44    수정 : 2017.03.21 16: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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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0주년을 맞이하는 볼로냐 코스모프로프는 전세계 뷰티 업계 종사가들이 모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뷰티 박람회로 3월16일부터 20일까지 열린다. 코스모프로프는 뷰티 분야 현존 최고 미용박람회라 할 수 있다.

강산은 10년 만에 변한다는 말이 있지만 모바일이 주된 생활이 된 지금은 세상이 거의 3년 주기로 변하는 것 같다. 필자는 10년 전부터 세계의 다양한 미용 박람회를 꾸준히 참관해봤지만 특히 2017년 볼로냐 코스모프로프에서 시장 흐름의 큰 변화를 볼 수 있었다.

올해 박람회는 눈에 띄는 신제품이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AI(인공지능) 시장에 관한 뷰티업계의 변화와 방향이 눈에 띄었다. 키워드로 뽑는다면 AI, 빅데이터 그리고 K-beauty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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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한국 뷰티 브랜드의 약진이다. 예전 유럽박람회를 참가한 한국업체들은 브러쉬,용기 등을 만드는 업체로 주로 브랜드를 갖고 있는 업체들을 상대로 영업했다. 우리나라 수출품 중 미용산업 또한 효자품목 중 하나였고 아주 오래 전부터 해외시장에서 OEM/ODM 수출을 많이 진행했었다. 쉽게 말하자면 모든 기술과 제품은 다 한국에서 만들고 브랜드와 포장만 해외브랜드를 붙여 판매한 지 오래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장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한국 브랜드사들이 상당히 좋은 위치의 독립 부스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현재 150개 이상의 한국 업체가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시장 속에서 열심히 혈전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불과 3년 전엔 현재의 모습을 상상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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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한국 기업들이 시트마스크 팩을 세계에 확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유럽시장은 보통 바르고 씻어내는 wash off형태의 팩이 주류였고, 시트마크스팩은 한국업체만 내놨고 유럽박람회에서 그리 흔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젠 시트마스크팩은 전세계 뷰티업체들이 제조하는 일반화된 상품으로 한 집 건너 한 집에 있는 상품이 되었다. 이번 박람회에서도 세계 업체들 속에서 시트마스크팩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한국업체들은 세계시장의 뷰티 리더답게 시트마스크팩이 아닌 첨단기술을 이용한 LED형 마스크팩으로 세계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마스크팩 시장을 리딩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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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K-beauty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박람회장에는 전시뿐만 아니라 세계뷰티 시장에 대한 다양한 세미나가 열리는데 그 가운데 현지시간 18일 오전 11시에 열린 cosmotalk는 K-beauty 관한 세미나였다. 세계 속 주요 관심이 K-beauty라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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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는 빅데이터를 통한 소비자 맞춤형 제품들이 크게 늘어났으며, 가상현실과 뷰티가 접목되고 있다는 점이다. 가령, VR을 쓰면 가상공간의 넓은 초원이 나오고 화장품 성분들이 하나씩 튀어나와 어떤 성분들이 이 제품을 구성하고 있는지 설명한다. 그리고 다음 장면은 공장 내부로 바뀌고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영업직원이 캐덜로그를 보여주는 것과, 소비자가 초원 안에서 식물을 직접 보고 느끼고 제조과정을 보게 하는 것 가운데 어느 것이 마케팅에 더 효과적일까. 뷰티와 AI의 융합을 잘 파악하고 그 키를 잡는 기업이 앞으로 성공의 열쇠를 쥐게 될 것이다.

꼼짝도 안하던 서양인들, 특히 유럽인들이 한국화장품에 뜨거운 관심을 갖고 있는 오늘 우리는 더 긴장하고 한국업체끼리 단합해 세계시장을 공략해야 할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현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2-3년 전부터 한국 뷰티 업계에 눈독을 들여왔다. 한국의 많은 공장들을 사고 투자해왔고 실력 있는 화장품 기술자들도 자녀교육보장과 몇 배의 임금을 내세워 중국으로 스카우트해 갔다.

이번 박람회도 전보다 더 많은 중국인들이 방문했다. 또한 왕홍들의 실시간 방송까지 볼 수 있었다. 한국 화장품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예컨대 동남아에서는 업자가 아닌 일반 개인들도 한국화장품을 구매해 개인 SNS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필자에게도 공급해달라고 연락이 온다. 그런데 한국 업체들은 이 사실을 많이 모르고 있고, 경쟁을 하기도 전에 무너질 위험이 너무 크다. 한국화장품으로 둔갑한 해외 제품들이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태국의 n브랜드는 태국공항을 도배할 정도로 한국화장품으로 현지에서 유명한 브랜드이다. 그 나라 사람들은 이 브랜드가 100% 한국 화장품인줄 알고 있다. 하지만 한국사람들 중 그 누구도 이 브랜드를 아는 사람은 없다. 왜냐면 이 업체는 태국업체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예로 이번 세미나에서 서양인들에게 소개한 대표 마스크팩은 미국교포가 만든 릴리엔피치였다. 이게 현실이다. 한국사람들 중 한국대표 시트마스크 팩 브랜드가 그 업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을까?

아쉽게도 한국에 사는 한국인들만 세계 속의 한국의 진정한 가치를 모르고 있다. 뷰티가 미래산업 중 하나라고 말하는 정부는 더더욱 모르고 있다. 예상컨데 2-3년 내 중국은 막대한 자본력을 들여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 것이다. 한국에 가장 큰 위기요인이다.

방법을 찾아야 한다.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진짜 K-beauty가 무엇인지 전세계를 상대로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기업들은 각 카테고리별로 한국대표브랜드를 만들어야 하고, 정부는 실력 있는 마케팅과 디자인회사들을 뷰티관련 회사들과 연계시키는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 프랑스가 와인을 관리하는 것처럼 국가차원에서 관리 지원해야 한다. 중소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는 노력도 필요하다.

오늘날 한국 화장품은 하루아침에 일어난 게 아니다. 이민 1세대들의 눈물과 땀이 있었고 유학 1세대들의 배고픔이 있었다. 프랑스 뷰티 역사와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앞으로는 우리가 해외 나가 비싼 돈 줘가며 전시할 게 아니라 뷰티 리더답게 코스모프로프 같은 박람회를 열 수 있어야 한다. 박람회에 참가한 업체들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승승장구 하길 기원하며 그들의 노력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조은하 갤럭시인터네셔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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