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깨달은 산유국의 후회

알제리 고속도로 차 몰고 직접 달려보니

  • 입력 : 2017.03.13 22:41:49    수정 : 2017.03.13 22: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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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복 6차선 알제리 고속도로 및 휴게소 (필자 직접 촬영)



알제리는 북아프리카 지중해를 끼고 지구상에서 가장 넓은 사막인 사하라 사막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세계에서 10번째로 넓은 나라 (한반도의 약 10배)이다. 사하라 사막지대 가운데 인구밀도가 낮으나 기후가 온화하고 강수량도 풍부한 지중해 연안 부근에 인구 대부분이 거주한다. 따라서 지중해 연안에 있는 알제리 수도 알제를 사이에 두고 좌우로 약 400Km 정도 지점에 제2의 도시 오랑과 제3의 도시 콩스탄틴이 위치하고 있다.

필자는 부임 이래 직접 승용차를 운전하며 고속도로를 달려 두 도시를 다녀간 적이 있다. 왕복 6차선인 고속도로는 도로상태가 매우 양호하며 통행료도 받지 않을 뿐 아니라, 알제리는 산유국인 관계로 휘발유 값이 리터당 250원 정도라 아무런 부담 없이 장거리 운전을 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기름 값이 워낙 싸서 웬만한 승용차는 만이삼천원이면 기름을 가득 채울 수 있다.

고속도로에는 차량도 크게 붐비지 않아 평균 시속 100Km 안팎으로 달릴 수 있으나 알제리 운전자 중 많은 사람들이 차선 개념이 없어 차선을 밟고 운전하는 차량이 많다. 차선 변경 시에도 신호 없이 갑자기 끼어드는 경우가 많아 이런 운전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 운전자를 당황하게 만든다. 또한 차선을 수시로 넘나들며 미친 듯이 과속하는 차량을 보면 겁이 벌컥 나기도 한다. 그렇다고 과속단속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지도 않거니와 교통경찰도 잘 보이지 않는다.

알제리 고속도로를 달리며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고속도로 휴게소의 구조가 모두 똑같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두 번째 휴게소에 들렀을 때 몇 시간 전 들렀던 휴게소와 똑같은 구조의 휴게소가 나타나자 순간적으로 내가 운전을 잘 못해 다시 종전 휴게소로 들어왔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교통량 자체가 많지 않아 휴게소도 한산했다. 우리나라 휴게소처럼 많은 식당이 있고 먹거리를 팔 줄 알았는데 간단한 샌드위치나 음료수 정도만 파는 빈약한 시설이 있었고, 화장실도 큰 돈은 아니지만 유료로 운영되고 있는 점이 특이했다. 특히 화장실 옆에는 기도실이 있어 여행자들이 화장실에서 발을 씻고 기도실에 들어가 기도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알제리에서도 도시 간 고속버스가 운행되지만 배차간격이 너무 길고 버스도 노후화되어 승차감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속도를 못내 여행자들이 자주 이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 몇 시간 고속도로를 달렸지만 운행 중인 고속버스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8-9인승의 합승택시가 손님이 차면 수시로 오랑이나 콩스탄틴으로 떠나는데 1인당 요금이 8500원 정도로 저렴하여 한국인들도 자주 이용한다고 한다.

알제리 고속도로는 대부분 중국 건설사들이 건설하였지만 설계, 감리 등은 한국기업들이 담당하고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 도로공사에서 고속도로 관리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기름 값도 싸고 고속도로 통행료도 없을 뿐 아니라 파노라마와 같은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알제리 고속도로지만 교통사고나 혹시나 있을지 모를 테러 위험 등으로 알제리 고속도로를 달려 멀리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조기창 KOTRA 알제무역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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