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욱 변호사의 완생노동법

[정재욱 변호사의 완생노동법] ‘연차휴가수당’과 ‘연차휴가 사용촉진제도’ (2)

  • 입력 : 2017.03.10 22:13:58    수정 : 2017.03.13 19: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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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나 전화로 휴가사용을 독려하는 것만으로는 제대로 된 연차휴가 사용촉진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출처: CJ E&M]

실무상 근로기준법에 따른 연차휴가 사용촉진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연차휴가 사용촉진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오인하여 미사용 연차휴가에 대한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구체적 사례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첫째, 시기지정촉구와 사용시기통보를 ‘서면’으로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근로기준법 제61조는 시기지정촉구 및 사용시기통보는 모두 서면으로 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취지는 연차휴가 사용 촉진조치가 명확하게 이행되도록 하여 근로자의 권리보호를 보다 충실하게 하고 불명확한 조치로 인한 당사자간의 분쟁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단순히 구두, 전화 또는 이메일로 위와 같은 촉구 내지 통보를 하거나, 근로자 별 미사용 휴가일수를 게재한 공문을 사내 게시판 등에 게재하는 것은 근로기준법상 적법한 연차휴가 사용촉진 조치로 보기 어렵다(근로기준과-3836, 2004. 7. 27.). 다만, 평소에도 직원들에게 회사의 전산시스템을 통한 이메일로 의사소통을 해왔고, 연차휴가 사용촉진 이메일에 연차휴가 사용촉진 관련 서면이 별도의 첨부파일로 첨부되어 있다면 이메일을 이용한 시기지정촉구 내지 사용시기통보도 적법한 연차휴가 사용촉진조치로 볼 여지가 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41401 판결).

둘째, 시기지정촉구만 하고 사용시기통보를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사용자 측에서는 근로자에게 남은 휴가 일수를 알려주고 빨리 쓰라고 하기만 하면 적법한 연차휴가 사용촉진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계속하여 휴가 사용 시기를 지정하지 않는 경우 사용자가 그 시기를 직접 정하여 통보까지 해야만 적법한 연차휴가 사용촉진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인정된다.

셋째,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간 80퍼센트 미만 출근한 근로자가 1개월 개근하는 경우에 부여하여야 하는 연차휴가는 연차휴가 사용촉진 조치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근로기준법 제60조 제2항, 제61조). 그런데, 이들에 대하여도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넷째, 연차휴가 사용촉진 조치에 따라 지정된 연차휴가일 이전에 근로자가 퇴직하여 연차휴가 사용을 못하게 된 경우, 연차휴가 사용촉진 조치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의 미사용 휴가에 대한 연차휴가수당 지급의무가 면제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임금근로시간 정책팀-194, 2005. 10. 10.). 따라서 이 경우 퇴직 시점 기준으로 미사용 휴가에 대한 연차휴가수당을 모두 지급하여야 한다.

적법한 연차휴가 사용촉진 제도를 시행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사용 연차휴가에 대한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지 않거나 그 지급을 미루고 있는 경우에는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연차휴가수당은 근로자라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보장받는 것이 아니다. ‘1년 동안 80% 이상 출근’, ‘1개월 개근’ 등의 요건을 충족하였을 때 비로소 부여된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연차휴가수당은 복리후생적 차원에서 지급되는 것이 아니고,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법원도 연차휴가수당을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그 성질은 임금이라고 보고 있다(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1다4629 판결).

따라서, 만약 회사가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지 않거나 그 지급을 미루고 있다면, 임금체불로 간주되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대표이사 등에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회사에는 벌금이 병과될 수 있다(근로기준법 제115조).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 위반죄는 임금이 체불되면 곧바로 성립하기 때문에, 추후 미지급된 연차휴가수당이 지급되었다거나, 소멸시효(3년)로 인하여 더 이상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고, 공소시효(5년)가 지나지 않는 이상 형사처벌이 가해질 수 있다.

다만, 임금체불로 인한 근로기준법 위반죄의 경우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와 다르게 공소를 제기할 수 없으므로(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만약 근로자들이 ‘회사가 처벌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경우에는 형사처벌을 할 수 없다. 따라서 연차휴가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형사처벌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근로자들에게 미지급된 연차휴가수당을 모두 지급하고, 근로자들로부터 ‘처벌불원서’ 등을 받아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지정된 연차휴가일에 근로자가 출근하게 되면?

근로자가 사용자가 지정한 휴가일에 출근하였을 때 사용자가 노무수령 거부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하지 않았거나 근로자에 대하여 업무지시 등을 한 경우에는 휴가일의 근로를 승낙한 것이 되어 그 근로자는 연차휴가일에 근로를 제공한 것이 되고, 이에 사용자는 근로자의 미사용 연차휴가에 대한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1).

즉, 사용자가 근로자의 미사용 연차휴가에 대한 연차휴가수당 지급의무를 면하기 위해서는 연차휴가일에 출근한 근로자에게 노무수령 거부의사를 명확히 표시하여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연차휴가일에 근로자의 책상 위에 ‘노무수령 거부의사 통지서’를 올려놓거나, 컴퓨터를 켜면 ‘노무수령 거부의사 통지’ 화면이 나타나도록 하여 해당 근로자가 사용자의 노무수령 거부의사를 인지할 수 있는 정도라면 달리 볼 사정이 없는 한 노무수령 거부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근로기준과-351, 2010. 3. 22.). 그러나 보다 안전하게는 컴퓨터 로그인을 못하게 하거나 사내전산망 접속을 차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사무실에서 나가줄 것을 요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각종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하여야 하고, 업무지시 및 결재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향후 노무수령 거부의사를 표시하였는지 여부가 문제될 때 그 입증책임은 사용자에게 있다. 따라서 사용자로서는 향후 분쟁을 예방하기 위하여 연차휴가일이므로 근로자의 노무제공을 거부한다는 내용이 기재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고 위 내용을 고지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서면을 근로자로부터 받는 등 관련 입증자료를 남겨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종래 많은 회사에서는 휴가를 사실상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그 대신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경향에서 탈피하여 근로자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한편으로는 연차휴가에 대한 금전보상에 따른 사용자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하여 지난 2003년 연차휴가 사용촉진 제도가 도입되었다. 제도 도입취지를 살려 노사 모두 상생하기 위해서는 양자 모두 제도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1) 한편, 미사용 연차휴가에 연차휴가수당과는 별도로 휴가일에 제공한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의 임금도 지급하여야 한다. 이를 통상 연차휴가근로수당이라고도 부른다. 연차휴가수당이 ‘1년 동안 80% 이상 출근’ 또는 ‘1개월 개근’의 대가로 주어지는 것이라면, 연차휴가근로수당은 ‘연차휴가일에 제공한 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것이다. 참고로 연차휴가일에 근무를 한 사람 입장에서는 쉬는 날에 근무를 한 것이므로 휴일근로에 따른 가산수당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휴일’과 ‘휴가’는 개념상 구분되는 것으로 휴일에 휴가가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연차휴가일에 근무한 경우 평일에 근무한 것과 같이 취급하면 되고 휴일근로에 따른 가산수당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대법원 1991 7. 26. 선고 90다카11636 판결, 근기 01254-5787, 1990. 4. 23.).

[정재욱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대학원 박사과정(노동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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